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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황성 옛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2.01 21:51:18'황성 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들을수록 구슬픈 노래 '황성 옛터'는 한국인이 최초로 작사·작곡한 대중가요다. 지난 1928년 발매될 당시 앨범에 인쇄된 곡명은 '황성의 적(발자취)'으로 이때 황성은 폐허가 된 고려 왕궁 '만월대'를 뜻한다. 고등학교 때 국어 공부를 착실히 공부한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원천석의 시조에 나오는 그 만월대다.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오백 년 왕업이 목적에 부쳐시니/석 -
[만파식적] 야당의 혁신 데자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30 20:22:08현대 정치사를 돌아볼 때마다 특징적인 것이 있다. 굵직한 선거를 전후해 우리 정당은 분열과 연합 등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곤 했다. 평소 잠복해 있던 계파 간 갈등이 선거라는 피할 수 없는 계기로 분출, 폭발하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야당이나 소수 여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이때마다 정계 개편을 주도하는 세력들은 기존 체제로 안된다며 당 체제를 '혁신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혁신이 곧 당권 -
[만파식적] '피싱' 공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9 21:11:13덴마크 코미디언인 야코브 하우고르(Jacob Haugaard)는 1979년부터 사람들을 웃기겠다는 일념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공약은 허무맹랑 자체였다. 하루 중 자유시간 8시간, 휴식 8시간, 취침 8시간 의무화, 좋은 날씨 제공하기, 발기불능자를 위한 권리 확보 등…. 세 번의 낙선 후 1994년 네 번째 도전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무려 2만3,253표를 얻으며 의회 입성에 성공한 것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 -
[만파식적] 천재와 범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6 20:03:341960년대 중반 어린 천재(天才) 때문에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신동의 이력은 이렇다. 이름은 김웅용, 네 살 때 IQ 테스트에서 210을 받아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고 다섯 살에는 4개 국어를 구사했다. 여섯 살 때는 일본 방송에서 미적분방정식을 풀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천재적 자질을 지녔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후 행적은 사실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 본인 주장에 따르면 천재다운 행보가 이어진다. 여덟 살 -
[만파식적] 대관령 열차터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5 21:24:28산악국가인 스위스에서는 일찍이 남북을 연결하기 위해 수많은 열차터널이 만들어졌다. 알프스 지하를 관통하는 고트하르트베이스터널(GBT)은 지하 2,800m의 57㎞ 구간에 지어져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곳에 위치한 터널이다. 또 체어마트에서 출발하는 빙하특급 열차는 7시간30분에 걸쳐 모두 91개의 터널을 지나며 '세계에서 가장 느린 특급열차'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런 암반을 뚫는 데 주로 사용되는 것이 터널 굴착기인 -
[만파식적] YS와 이회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4 20:35:4230여년 이상을 법조인으로 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정치에 입문시킨 사람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다. 1993년 출범한 문민정부 초대 감사원장에 이 전 총재를 등용하면서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시작됐다. 역대 최고의 감사원장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전 총재는 불과 10개월도 채 안 되는 짧은 재임 기간 동안 율곡사업, 평화의 댐 감사 등을 통해 그가 평생 얻게 된 정치적 자산인 '대쪽'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이를 -
[만파식적] 아너 소사이어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3 20:06:26'앤드루 카네기, 존 록펠러,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뭘까. 답은 거액 기부다. 이들의 기부 금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막내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기부액만 봐도 1조원이 넘는다. 미국과 달리 우리에게는 뚜렷하게 떠오르는 기부왕이 없다. 기부를 당연시하는 사회 분위기도 아직은 부족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구호재단(CAF)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기부지수(W -
[만파식적] '윤초'의 정치경제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2 20:59:54로마 시대의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당하기 직전 원로원은 7월을 의미하는 '퀸틸리스(7월9일~8월8일)'의 명칭을 '율리우스'로 바꾼다고 선포했다. 카이사르가 이룬 업적이 너무나 위대하기 때문에 그가 태어난 달의 이름을 붙이는 게 당연하다는 이유였다. 뒤를 이은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에도 원래 '섹스틸리스'라는 8월의 명칭을 황제의 이름으로 바꿔놓았다. 아우구스투스가 8월에 가장 큰 정치적 업적을 올렸기 때문 -
[만파식적] 백인제 한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9 20:11:10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을 그린 영화 '암살'의 첫 장면에는 넓은 정원을 갖춘 한옥이 연회장소로 등장한다. 친일파 강인국은 집으로 일본 총독을 초대했다가 암살 위기에 몰리는데 정작 관객들은 화려한 저택의 경관에 탄성을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암살'의 촬영장으로 쓰인 한옥이 바로 북촌 가회동에 자리 잡은 '백인제 가옥'이다. 1913년에 세워진 이곳은 친일파 이완용의 외조카인 한상룡이 일본 고관들을 접대하기 위해 북촌 일 -
[만파식적] 위기의 솅겐조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8 21:52:30유럽을 다녀온 여행객이라면 '한 국가를 다녀온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경을 건널 때 여권이나 보안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한 것은 검문검색 없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도록 한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 덕분이다. 조약이 탄생한 것은 딱 30년 전인 1985년 6월14일. 그날 유럽경제공동체(EEC)회원국인 프랑스·독일·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등 5개국 대표들 -
[만파식적] '이슬라모포비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7 21:34:552001년 9·11 테러 후 충격에 휩싸인 미국은 다음 해 11월 동시 다발적 테러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조직을 구성한다. 무수한 사전(事前) 정보에도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반성 속에서 미국 의회 주도하에 총원 17만~18만명 규모의 거대 조직을 만드는데 이것이 국토안보부다. 그러나 국토안보부가 이후 실행한 전화나 컴퓨터의 도감청, 우편물 검열 등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으며 특히 무슬림(이슬람 신자)에 대한 불법 -
[만파식적] '이매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6 21:15:03'상상해봐, 천국이 없다고/해보면 쉬워/우리 아래에 지옥이 없다고/우리 위에는 하늘뿐이라고…' 존 레넌이 만들고 부른 '이매진(Imagine)'이라는 노래는 둥글둥글한 음색의 다소 밋밋한 피아노 전주로 시작한다. 비음을 품은 그의 목소리 역시 중간에 한 번씩 나오는 '아하' 부분을 빼면 시종일관 부드럽고 잔잔하게 흐른다. 그가 최면을 걸듯 주문하는 이매진에 빠지다 보면 어느덧 꿈을 꾸듯 온 세상이 평화롭게 하나 되는 것을 -
[만파식적] 다이아몬드의 이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5 20:21:261997년 9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만찬을 끝낼 무렵이었다. 영국의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이 묵은 호텔 객실로 커다란 다이아몬드 원석 몇 개가 배달됐다. 보석을 보낸 이는 살인·내전교사 등 전쟁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찰스 테일러 당시 라이베리아 대통령. 단순한 선물 같았지만 이로 인해 캠벨은 국제전범재판에 증인으로 서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그가 받은 보석은 반인권의 상징물인 '피 묻은 다이아 -
[만파식적] 팁(TIP)문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2 21:05:20처음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누구나 문화차이로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팁 문화이지 싶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일상생활이 팁 문화의 연장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 문화이자 에티켓이다. 서양식 팁 문화의 기원이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됐으니 그럴 만하다. 18세기 영국의 한 펍(pub)에 '신속하고 훌륭한 서비스를 위해 지불을 충분하게'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이것 -
[만파식적] 헬무트 슈미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1 21:20:041977년 10월18일. 헬무트 슈미트 독일 총리는 지하 벙커에서 소말리아에 투입된 특수 부대의 군사작전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특공대는 아랍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된 민항기 루프트한자에서 191명의 민간인 전원을 무사히 구출하는 데 성공했고 슈미트는 마침내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훗날 슈미트는 군 복무를 마치고 아내와 재회했을 때를 포함해 두 번밖에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며 만약 작전이 실패했다면 총리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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