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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페이스북 '싫어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17 20:25:16올 4월 부산의 한 경찰서에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할머니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24시간이 넘는 수색에도 성과가 없자 경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경찰서 계정에 할머니의 인상착의가 담긴 사진을 올리고 시민들의 도움을 구했다. 이 요청에 페북 친구 1만3,000여명이 '좋아요(like)'를 누르자 친구에서 친구에게로 전해지면서 100만명 이상에게 실종 사실이 급속히 전파됐다.결과는 놀라웠다. 2시간 만 -
[만파식적] 만평의 품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16 21:00:36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의 한 사무실. 사람들이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앞다퉈 매도주문을 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창문 밖에서는 거대한 항공기가 건물을 금방이라도 덮칠 듯한 기세로 다가오고 있는데도….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눈앞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돈 벌기에만 골몰한 월가의 탐욕스러운 자본주의를 빗댄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이다. 당시 장 카뷔가 그린 만평이 -
[만파식적] 이혼의 책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15 21:19:57"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사랑하겠는가." 결혼식에서 하게 되는 혼인 서약이다. 그러나 첫 각오와 달리 '살다 보면' 이 맹세를 지키고 사는 것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한국의 조이혼율은 인구 1,000명당 2.3명을 기록(2011년 기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9위다. 아시아 회원국 중 일본을 제치고 1위에 해당하며 OECD 평균인 1.9명을 훨씬 넘어선다.'돌싱남' '돌싱녀'라는 말이 크게 흠이 되지 않는 세 -
[만파식적] 몽금포작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14 20:11:031949년 8월10일 인천항에 정박해 있던 미국 군사고문단장 윌리엄 로버트 준장의 전용 보트가 사라졌다. 로버트 준장은 미 국방성에서 보내준 이 보트를 이승만 대통령에게 자랑했고 낚시를 좋아하던 이 대통령은 이 보트를 타보고 싶어 했다. 해군은 정부 수립 1주년을 맞아 열릴 예정이던 최초의 관함식을 코앞에 두고 벌어진 이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조사해보니 범인은 해군 인천 경비부 소속 하사관이었다. 보트 정장으로 -
[만파식적] 가을모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13 19:47:15사람 가까이 존재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동물, 바로 모기다. 몸길이는 16㎜ 안팎, 몸무게도 몇㎎에 불과하지만 말라리아 등 질병을 퍼뜨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최소 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존재다. 여름밤에는 '엥'하는 소리로 밤잠을 설치게 하는 귀찮은 생명체이기도 하다. 모기 잡으려다가 오히려 자기 뺨을 때린 경험도 종종 있다. 오죽했으면 다산 정약용 선생마저도 '모깃소리가 귓가에 들릴 때면 간장이 서늘하 -
[만파식적] 생체시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10 21:15:58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김수현)은 외계인이다. 그래서 천송이(전지현)와는 다른 시간을 살아간다. 짧은 순간을 긴 시간으로 바꾸는 능력 덕분에 400년이나 살면서도 늙지 않는다. 비결은 도민준의 생체시계가 지구인에 비해 아주 천천히 가기 때문.생체시계(bio-clock)는 생물이 지구의 하루 주기에 맞춰 살아가도록 행동과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수면뿐 아니라 우리 몸의 -
[만파식적] 치킨의 눈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9 21:25:30우리나라 국민들의 닭고기 소비량은 한해 4억2,000만마리를 웃돈다고 한다. 국민 한 명당 1년에 여덟마리 정도를 먹어 치우는 꼴이다. 여름철에는 한 달에만 한 명이 두마리 이상의 닭고기를 소비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치킨과 하느님을 결합한 '치느님'이라는 찬사와 국민 간식이라는 애칭이 따라다니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이런 치킨 열풍을 몰고온 것은 바로 프랜차이즈였다. 전국의 치킨 점포만 4만3,000여곳에 달해 -
[만파식적] 모란봉악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8 20:53:36해체설이 나돌던 북한의 모란봉악단이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북한-쿠바 수교 55주년을 맞아 평양을 방문한 쿠바 대표단의 축하공연에서 지난 7일 쿠바인이 좋아하는 '관타나메라'와 '카프리섬'을 불러 대표단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모란봉악단은 조선중앙TV에서 사라져 해체설이 나왔으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까지 참석한 국가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건재를 과시한 셈이다.모란 -
[만파식적] 경평(京平)축구대항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7 20:31:52경성(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경평(京平) 축구대항전 첫 대회가 열린 1929년 10월8일. 서울 원서동 볼재(공간사옥 자리)에 있는 휘문고보 운동장에는 7,000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건물을 포함한 휘문고보의 전체 크기가 2만㎡ 정도니까 운동장 면적은 1만㎡를 넘지 않았을 테고 관중석을 높이는 것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수용인원이 7만여명 가까운 서울 월드컵 상암경기장의 크기가 21만6,712㎡인 것과 비교하면 당시 관중 -
[만파식적] 세상을 바꾼 사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6 22:16:43AP통신 기자 제프 와이드너는 중국 비밀경찰들의 눈을 피해 톈안먼 광장이 잘 보이는 호텔 6층 객실 베란다에 섰다. 곧이어 탱크들이 줄지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 쇼핑백을 든 청년이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탱크가 지나갈 거리 한가운데 우뚝 섰고 앞서 오던 4대의 탱크도 그 앞에 멈췄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그 순간 와이드너는 연신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함께 있던 미국 유학생에게 필름을 AP통신사에 전해줄 것 -
[만파식적] 부다페스트 난민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3 20:56:462003년 개봉된 미국 영화 '언더월드'는 모두 4편이 만들어질 만큼 인기였다. 이 영화를 보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지하철역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뉴욕에 다녀온 영화팬이라면 촬영장소가 뉴욕 지하철일 거라는 생각을 할 법하다. 낯이 익기 때문이다. 뉴욕 지하철은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됐던 만큼 그렇게 추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싶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언더월드'에 등장한 무대는 헝가리 부다페스 -
[만파식적] 중국인의 숫자 사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2 20:48:58한해 1,5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중국 자금성은 800채의 건물과 9,999개의 방을 거느린 세계 최대 궁궐이다. 9,999개의 방은 신의 영역을 의미하는 일만개를 제외하고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수에서 유래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9가 황제의 절대 권력을 상징해왔다. 역대 왕조들은 9가 영원하다는 뜻의 구(久)와 발음이 같다며 영원무궁의 염원을 궁궐 곳곳에 반영해왔다. 명나라 때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
[만파식적] 경제 위기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1 20:13:56경제에 있어 사전 징후나 경고가 없는 위기는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 경제에서 9월은 의미 있는 달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도 그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이 있었던 것도 9월15일이었다. 7·8월 휴가 시즌을 끝내고 시장이 본격 재개되는 9월에 누적된 모순 변수들이 한꺼번에 노출되고 시장 반응도 투매 등 극단적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 -
[만파식적] 일본 항공모함 '가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31 20:02:46윤봉길 의사가 일본 제국 주요 인사들에게 폭탄을 던진 1932년 4월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는 일왕의 생일과 상하이 점령 전승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상하이 점령 전승 기념행사란 1932년 1월28일 중국과 일본 간에 벌어진 무력충돌인 이른바 '상하이 사변'에서의 일본 승리를 기리기 위한 것. 당시 만주 사변을 일으켜 만주를 식민지화하는 데 성공한 일본은 상하이도 같은 식으로 차지하기 위해 일본인 승려가 구타 -
[만파식적] 사라지는 동물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30 20:59:27아시아 코끼리 '완다'와 '윙키'에게 10년 전 미국 디트로이트 동물원에서의 경험은 악몽의 연속이었다. 드넓은 초원에서 무리 지어 사는 대신 좁디좁은 공간에 갇혀 만성 관절염과 합병증의 고통에 시달렸고 이 때문에 온종일 발에 약봉지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녀야 했다.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는 게 보통인 디트로이트의 혹한 역시 이 열대 동물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였을 터다. 지난 2005년 4월8일 창살로 된 감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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