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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천재와 범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6 20:03:341960년대 중반 어린 천재(天才) 때문에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신동의 이력은 이렇다. 이름은 김웅용, 네 살 때 IQ 테스트에서 210을 받아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고 다섯 살에는 4개 국어를 구사했다. 여섯 살 때는 일본 방송에서 미적분방정식을 풀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천재적 자질을 지녔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후 행적은 사실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 본인 주장에 따르면 천재다운 행보가 이어진다. 여덟 살 -
[만파식적] 대관령 열차터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5 21:24:28산악국가인 스위스에서는 일찍이 남북을 연결하기 위해 수많은 열차터널이 만들어졌다. 알프스 지하를 관통하는 고트하르트베이스터널(GBT)은 지하 2,800m의 57㎞ 구간에 지어져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곳에 위치한 터널이다. 또 체어마트에서 출발하는 빙하특급 열차는 7시간30분에 걸쳐 모두 91개의 터널을 지나며 '세계에서 가장 느린 특급열차'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런 암반을 뚫는 데 주로 사용되는 것이 터널 굴착기인 -
[만파식적] YS와 이회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4 20:35:4230여년 이상을 법조인으로 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정치에 입문시킨 사람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다. 1993년 출범한 문민정부 초대 감사원장에 이 전 총재를 등용하면서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시작됐다. 역대 최고의 감사원장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전 총재는 불과 10개월도 채 안 되는 짧은 재임 기간 동안 율곡사업, 평화의 댐 감사 등을 통해 그가 평생 얻게 된 정치적 자산인 '대쪽'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이를 -
[만파식적] 아너 소사이어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3 20:06:26'앤드루 카네기, 존 록펠러,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뭘까. 답은 거액 기부다. 이들의 기부 금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막내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기부액만 봐도 1조원이 넘는다. 미국과 달리 우리에게는 뚜렷하게 떠오르는 기부왕이 없다. 기부를 당연시하는 사회 분위기도 아직은 부족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구호재단(CAF)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기부지수(W -
[만파식적] '윤초'의 정치경제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2 20:59:54로마 시대의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당하기 직전 원로원은 7월을 의미하는 '퀸틸리스(7월9일~8월8일)'의 명칭을 '율리우스'로 바꾼다고 선포했다. 카이사르가 이룬 업적이 너무나 위대하기 때문에 그가 태어난 달의 이름을 붙이는 게 당연하다는 이유였다. 뒤를 이은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에도 원래 '섹스틸리스'라는 8월의 명칭을 황제의 이름으로 바꿔놓았다. 아우구스투스가 8월에 가장 큰 정치적 업적을 올렸기 때문 -
[만파식적] 백인제 한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9 20:11:10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을 그린 영화 '암살'의 첫 장면에는 넓은 정원을 갖춘 한옥이 연회장소로 등장한다. 친일파 강인국은 집으로 일본 총독을 초대했다가 암살 위기에 몰리는데 정작 관객들은 화려한 저택의 경관에 탄성을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암살'의 촬영장으로 쓰인 한옥이 바로 북촌 가회동에 자리 잡은 '백인제 가옥'이다. 1913년에 세워진 이곳은 친일파 이완용의 외조카인 한상룡이 일본 고관들을 접대하기 위해 북촌 일 -
[만파식적] 위기의 솅겐조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8 21:52:30유럽을 다녀온 여행객이라면 '한 국가를 다녀온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경을 건널 때 여권이나 보안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한 것은 검문검색 없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도록 한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 덕분이다. 조약이 탄생한 것은 딱 30년 전인 1985년 6월14일. 그날 유럽경제공동체(EEC)회원국인 프랑스·독일·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등 5개국 대표들 -
[만파식적] '이슬라모포비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7 21:34:552001년 9·11 테러 후 충격에 휩싸인 미국은 다음 해 11월 동시 다발적 테러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조직을 구성한다. 무수한 사전(事前) 정보에도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반성 속에서 미국 의회 주도하에 총원 17만~18만명 규모의 거대 조직을 만드는데 이것이 국토안보부다. 그러나 국토안보부가 이후 실행한 전화나 컴퓨터의 도감청, 우편물 검열 등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으며 특히 무슬림(이슬람 신자)에 대한 불법 -
[만파식적] '이매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6 21:15:03'상상해봐, 천국이 없다고/해보면 쉬워/우리 아래에 지옥이 없다고/우리 위에는 하늘뿐이라고…' 존 레넌이 만들고 부른 '이매진(Imagine)'이라는 노래는 둥글둥글한 음색의 다소 밋밋한 피아노 전주로 시작한다. 비음을 품은 그의 목소리 역시 중간에 한 번씩 나오는 '아하' 부분을 빼면 시종일관 부드럽고 잔잔하게 흐른다. 그가 최면을 걸듯 주문하는 이매진에 빠지다 보면 어느덧 꿈을 꾸듯 온 세상이 평화롭게 하나 되는 것을 -
[만파식적] 다이아몬드의 이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5 20:21:261997년 9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만찬을 끝낼 무렵이었다. 영국의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이 묵은 호텔 객실로 커다란 다이아몬드 원석 몇 개가 배달됐다. 보석을 보낸 이는 살인·내전교사 등 전쟁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찰스 테일러 당시 라이베리아 대통령. 단순한 선물 같았지만 이로 인해 캠벨은 국제전범재판에 증인으로 서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그가 받은 보석은 반인권의 상징물인 '피 묻은 다이아 -
[만파식적] 팁(TIP)문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2 21:05:20처음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누구나 문화차이로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팁 문화이지 싶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일상생활이 팁 문화의 연장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 문화이자 에티켓이다. 서양식 팁 문화의 기원이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됐으니 그럴 만하다. 18세기 영국의 한 펍(pub)에 '신속하고 훌륭한 서비스를 위해 지불을 충분하게'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이것 -
[만파식적] 헬무트 슈미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1 21:20:041977년 10월18일. 헬무트 슈미트 독일 총리는 지하 벙커에서 소말리아에 투입된 특수 부대의 군사작전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특공대는 아랍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된 민항기 루프트한자에서 191명의 민간인 전원을 무사히 구출하는 데 성공했고 슈미트는 마침내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훗날 슈미트는 군 복무를 마치고 아내와 재회했을 때를 포함해 두 번밖에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며 만약 작전이 실패했다면 총리직에서 -
[만파식적] '김·떡·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0 21:25:25중국에는 땅이나 인구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음식문화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우리 돈으로 몇 천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간단한 먹거리인 '샤오츠(小吃)'는 도시마다 골목마다 서로 다른 특색을 자랑한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은 지방 시찰에 나설 때마다 대중들 틈에 섞여서 이 같은 대표 길거리 음식을 직접 맛보는 소통정치를 한다고 해서 수년 전 화제가 되기도 했다.우리도 중국 못지않은 다양한 길거리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
[만파식적] 브릭스 펀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09 20:53:38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짐 오닐은 2001년 보고서에서 '브릭스(BRICs)'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브라질(B)·러시아(R)·인도(I)·중국(C)의 국가 이름 앞글자를 모으고 복수형 어미(s)를 붙인 조어다. 땅 면적과 인구 규모에서 세계 10위 안에 드는 대국들로 오닐은 이들 4개 나라가 2050년 세계 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 조어 수준이던 브릭스는 2002년 '상호 무역과 협력 조약'을 맺어 경제적으로 유대관 -
[만파식적] 수능 한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08 21:18:23고등학교 3학년 당시 대학입시 학력고사 시험 당일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사장까지 걸어간 적이 있었다. 버스로 5~6 정거장이나 하는 거리였지만 걷다 보면 긴장이 풀리겠지라는 생각에 행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금방 후회가 물밀듯 밀려왔다.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과 매서운 바람으로 귀는 떨어져 나갈 듯했고 온몸은 꽁꽁 얼어붙었다. 너무 추웠지만 이미 뱉은 말이 있어 버스를 타자는 얘기를 끝내 못했다. 그 탓에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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