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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백남준을 만나다]의절한 작가, 맨해튼 남부 개발...'소호' 변신도 백남준과 인연
문화·스포츠 문화 2019.05.31 10:18:15독일 국가관 대표작가로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백남준이었지만 그는 ‘미국 여권’을 사용하는 미국 국적자였다. 백남준 스스로는 “나는 가난한 나라 한국에서 온 사람”이라며 늘 한국인임을 강조했지만 그가 인생을 통틀어 가장 오랜 기간 살았던 곳은 서울이 아니라 뉴욕이었다. 어쩌면 멀리 살았기에 더 한국을 그리워하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오롯하게 붙들고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화장실 기증하고 한국관 짓자" 기발한 발상...23대1 경쟁 뚫어
문화·스포츠 문화 2019.05.24 17:31:53“한국미술이 세계로 나가려면, 한국에서 국제적인 작가가 나오려면 당연히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이 있어야 해.” 백남준은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작가로 선정된 자신의 전시회와 대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에 대한 포부도 컸지만 ‘한국관’이 마음에 걸렸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1895년부터 매 2년마다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는, 비유하자면 ‘미술계의 올림픽’이다. 옛 군수공장 자리인 아르세날레의 본 전시와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베니스비엔날레 수년간 예행연습·사교활동..."간다면 1등 자신"
문화·스포츠 문화 2019.05.17 13:40:53여느 때처럼 백남준은 식사가 준비된 테이블 앞에서 조간신문을 읽고 있었다. 1992년 8월 중순, 전시를 위해 방문한 독일 본에서의 아침이다. “존 케이지(1912~1992·독일 현대음악가 겸 전위예술가)가 죽었네.” 백남준은 추모하듯 잠시 고개를 숙이고 부고를 읽더니 입을 열었다. “왜 죽는지 알아? 그전까지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는데 지명도가 쌓이고 일이 많아지니까, 바빠서 죽은 거야. 바빠지면 제 명에 죽지 못해.” 또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기마민족 기상 담은 '전자 초고속도로'...동서 융합을 꿈꾸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5.10 15:00:06“베니스는 자동차를 폐기한 이후 이 세상에서 가장 진보적인 도시가 됐다” 수상 도시인 이탈리아 베니스는 배가 택시이자 버스로 자동차 역할을 대신한다. 자연환경 때문에 자동차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베니스에 대해 미국의 전위적 음악가 존 케이지(1912~19992)는 1958년 이같이 적었다. 위로 아닌 찬양이었다. 백남준은 베니스와의 첫 인연에서 바로 이 문장을 인용했다. ‘백남준과 베니스’라고 하면 1993년 베니스비엔날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파우스트를 살려낸 삼성가 맏이
문화·스포츠 문화 2019.05.03 13:37:21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동시에 일찍이 ‘로봇기술’에 눈 뜬 예술가였다. 1963년 독일 부퍼탈에서, 피 뚝뚝 흐르는 소머리를 현관 위에 내건 파르나스갤러리의 첫 개인전으로 유럽을 충격에 빠뜨린 백남준은 곧이어 일본으로 공연여행을 떠났다. TV에 심취한 그에게 형 백남일이 일본에 머무르며 전자기술을 익혀보라고 권했다. 그렇게 전자기술자 아베 슈야를 만났다. 아베와 협업해 탄생한 백남준의 첫 로봇인 ‘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헐렁한 바지에 멜빵 고집...일상·예술 버무린 퍼포먼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4.26 16:19:55디자이너 앙드레김(1935~2010)의 흰옷은 특별했다. 패션 디자이너들은 흔히 개성 있고 화려한 의상으로 자신의 감각을 뽐내거나 아니면 아예 검은색 옷으로 분위기를 내기에, 그의 백색은 유독 빛났다. 앙드레김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에 묘사된 일본 니가타현의 눈 쌓인 풍경과 그 순수함에 반해 흰옷을 입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고, 정갈함을 강조했던 어머니의 영향이었다는 일화도 전하며, ‘백의민족’의 아름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본래 기능 상실한 32대 은색車...20세기 문명 종말을 고하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4.19 17:16:51경기도 용인은 백남준의 작품을 가까이서 접할 장소를 여럿 확보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가 대표적이지만 에버랜드로에 위치한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은 숨은 보물창고다. 클래식 자동차를 위주로 세계적 명차를 전시한 이 박물관으로 향하다 보면 정문 앞뜰의 야외전시장에서 은색으로 뒤덮인 클래식 자동차 여러 대를 마주하게 된다.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인 이것들이, 바로 백남준의 작품이다. 지난 1997년에 제작한 ‘20세기를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동서양 경계 허문 '위성예술'...한국을 세계 문화 주연으로 세우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4.12 17:36:02“오, 동양은 동양이고 서양은 서양이니 절대 만나지 못하리라. 하늘과 땅이 신의 위대한 심판 앞에 설 때까지 그럴 것이니, 그러나 세상의 끝에서 온 두 강자가 대면하는 날에는 동서양도, 국경도, 인종도, 출신성분도 없으리라.” 늑대들과 살아가는 야생소년 모글리를 주인공으로 한 ‘정글북’의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러디어드 키플링(1865~1936)이 쓴 시 ‘동양과 서양의 노래(The Ballad of East and West)’다. 제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시공 초월한 예술혼…35년전 위성예술로 세계를 잇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4.05 11:12:04마침내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열렸다. 백남준이 ‘천재’ 소리를 듣는 이유 중 하나는 3G, 4G는커녕 그런 개념조차 없던 ‘0G시대’를 살면서도 통신 기술력이 물리적 시공간의 개념을 허물어 버리는 초연결사회를 구상했고, 작품으로 실현했기 때문이다. 그 대표작이 바로 ‘위성예술 3부작’이다. 백남준은 ‘우주 오페라’라 불렀던 3편의 인공위성 프로젝트다. 1984년 새해는 재야의 종소리가 아니라 백남준의 인공위성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통념 부정 '문화 테러리스트'...엄숙주의 예술을 조롱하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3.29 13:34:53“예술은 사기다. 예술은 사기 중의 사기이고 그것도 아주 고등사기인 셈이다.” 1984년 6월 22일 오후 8시 대한항공편으로 백남준이 입국했다. 지난 1949년 온 가족이 홍콩으로 이사하면서 한국을 떠났으니 35년 만에 고국 땅을 밟은 것이었다. 금의환향하는 백남준을 보기 위해 취재진이 김포공항을 에워쌌다. 낡은 흰 셔츠를 입고 헐렁한 바지에 멜빵을 멘 백남준이 일본 출신의 비디오작가이자 아내인 구보다 시게코와 나란히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전령사 그리고 가계부로...비엔날레·작품 활동 손발이 됐죠"
문화·스포츠 문화 2019.03.22 10:42:33백남준은 약간의 폐소공포증이 있었다. 병원 진단을 받은 질환의 수준의 중증은 아니었으나 꽉 막힌 공간을 상당히 싫어했다. 그래서 1984년 이후 한국에 오기 시작해 호텔에 머무르게 될 때면 숙소의 첫 조건으로 “창문이 열리는지”를 확인하곤 했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내 펄 빌라 아니면 종로구 평창동 올림피아호텔이 주로 낙점됐다. 둘 다 창문이 활짝 열린다는 게 선택의 이유였다. 정준모(62)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위대한 '1,003대 TV탑' 상상…제 손에서 현실이 됐죠"
문화·스포츠 문화 2019.03.15 14:17:57‘비디오 아트’로 세계 미술사의 지형을 바꾸고 한국 현대미술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백남준과 인연을 맺은 사람은 참으로 많다. 백남준은 동료로서 같은 시대의 작가들과 협력했고 선배로서 후배 미술가는 물론 기획자들을 이끌었고 행정가와 기업인들을 자극했다. 백남준이 뉴욕에 있는 동안 그의 작업실은 미술계 인사들의 성지 같았다.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홍희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백남준-현대차 '각별한 인연'
문화·스포츠 문화 2019.03.08 17:35:38오는 10월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개막하는 대규모 백남준 회고전의 배경에는 현대자동차가 있다. 백남준이라고 하면 TV모니터를 매개로 삼성전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현대차와의 인연이 탄탄하고 결정적이다. 백남준이 세계 미술사에 끼친 영향과 한국 현대미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유럽에서 제대로 알릴 기회를 만들기 위해 현대차가 테이트미술관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백년·만년 후를 상상하다...도발·실험으로 가득한 '융합콘텐츠 원조'
문화·스포츠 문화 2019.03.08 17:35:35“1931년 9월31일 나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최고의 쾌락을 음미하는 동안 잉태되었다. 히틀러 암살미수 사건이 발생한 1932년 7월20일에 나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아들로,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손자로 태어났다. 음력으로 하면 6월 17일(스탈린에 대항하는 봉기일)이다. 한국 전통에 따라 집에서는 음력 6월17일에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하지만 학교 서류와 여권에는 7월20일이 내 공식 -
[조상인의 예(藝)] 조선 초기부터 근현대까지...한국 미술의 뿌리를 되짚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2.22 17:18:56“두 손을 펴서 열 손가락만큼, 알고 있는 한국 미술가의 이름을 말해 보시오.” -박수근, 이중섭. “국민화가라 불리는 분들이죠. 작품 이미지도 언뜻 생각나고. 좋습니다. 또?” -백남준. “오 훌륭합니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죠. 한국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니까요.” -천경자, 운보 김기창. “그림 좀 아시는군요.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천경자, 한국화를 독창적인 현대미술로 연결 시킨 김기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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