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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비디오아트 다음은 인포아트"...20년 앞서 예술 미래상 제시
문화·스포츠 문화 2019.08.30 13:07:40백남준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신문부터 찾는 ‘신문 중독자’로 유명했다. 일어나는 시간은 10시쯤으로 느지막했으나 뉴욕타임즈(NYT),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샅샅이 읽었다. 몇 가지 빠진 신문이 있으면 조수들에게 “오는 길에 신문 좀 사 오라”고 당부했다. 독일신문 슈피겔지 등 외신과 한국신문까지 챙겼다. 스튜디오 근처 신문가판대 주인은 백남준이 온다 싶으면 민첩하게 신문들을 한 부씩 뽑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광주 고인들을 위한 고인돌 만들어야지"…경계를 넘어 CF찍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8.23 13:11:18백남준이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대규모 회고전 때문에 평창동 올림피아호텔에 묵고 있던 1992년의 어느 날이다. 한국 현대조각의 1세대 작가인 조각가 김영중(1926~2005)이 백남준을 찾아왔다. 그는 광화문광장 앞 세종문화회관 외벽의 대리석 부조 ‘비천상’을 제작했고, 독립기념관의 ‘강인한 한국인상’ 등으로 유명한 작가다. 1만㎡ 이상 대형 건축물이 의무적으로 건축비의 일정 부분을 미술품 설치에 쓰도록 한 일명 ‘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鐵의 강인함·풍요로움을 형상화...'TV나무'는 아내의 유작
문화·스포츠 문화 2019.08.16 11:52:25지난 1995년 완공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포스코센터는 순수 국산기술로 지어진, 우리나라 1세대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주목받았다. 유리와 철강으로 이뤄진 이 모던하고 화려한 건물의 또 다른 볼거리는 곳곳에 설치된 미술작품들이다. 공공미술 활성화를 표방한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연면적 1만㎡가 넘는 건물의 경우 건축비의 0.7% 이상을 미술장식품으로 설치해야 하는 일명 ‘1%법’이 1995년 그해부터 의무화된 것과도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왜 일본? 한국 휘트니가 낫지" 이 한마디에…韓미술, 경계를 넘었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8.09 13:59:40메트로폴리탄박물관을 포함해 구겐하임과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 그리고 휘트니미술관은 ‘뉴욕의 4대 뮤지엄’으로 통한다. 이 중 휘트니미술관은 철도왕 코넬리어스 밴더빌트의 손녀이자 미술가였던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1875~1942)가 미국의 젊은 예술가들을 후원하고자 1931년에 설립했다. 원래 휘트니는 자신이 수집한 미술품 700여점을 다른 미술관에 기증하려 했으나 ‘검증되지 않은 젊은 미술가’의 작품이라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엑스포 끝나자 '프랙탈 거북선' 수난...우여곡절 끝 정박항 찾아
문화·스포츠 문화 2019.07.26 14:22:27기세등등한 백남준의 ‘거북선’과 함께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대전엑스포)는 대성공을 거뒀다. 외국 국가 원수로는 첫 번째로 대전엑스포를 방문한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유독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빈 병을 이용해 만든 ‘재생조형관’을 찾아갔고, 백남준이 300대 이상의 고물 TV와 못 쓰는 라디오, 토스터기 등을 이용해 설치한 ‘거북선’ 앞에서 한참을 감상에 집중했다. 대전엑스포는 1993년 8월 7일부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밀수품 취급받은 백남준의 '고물 TV' 대전엑스포 빛내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7.19 10:50:44충무공 이순신 장군만 거북선을 만든 건 아니다. 백남준도 거북선을 제작했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인을 받아 개최한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대전EXPO)에서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 정부가 유치한 행사로 지난 1993년 8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3개월간 대전에서 열렸고 국내외 1,45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국가관들로 꾸려지는 이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융합 시대 내다본 '협업의 거장'...예술에 기술을 품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7.12 15:21:26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가 최근 새 특별전 ‘생태감각’을 개막했다. 지구 생태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간 행위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자연과의 공생을 위한 새로운 제안을 이야기하는 이 전시는 백남준의 영상작품 ‘다윈’으로 시작된다. 원숭이·코끼리·거북·도마뱀 같은 동물들과 동물원을 구경하는 사람들, 꽃의 이미지가 뒤섞인 29분짜리 영상이다. 백남준의 1991년작 ‘다윈’에 사용된 영상의 원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처음엔 회오리탑, 스파이럴…아니 다다익선이 낫겠어"
문화·스포츠 문화 2019.06.28 15:07:32백남준의 대표작이자 최대규모의 작품인 ‘다다익선’은 어떤 이유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들어서게 됐을까. 그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신군부세력의 ‘12·12사태’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제5공화국이 지닌 태생적인 정통성 결여에 닿는다. 당시 정부는 대규모 기념비적 문화 치적사업을 통해 쿠데타의 기억 위에 새로운 정신성을 덧씌우는 전략을 세웠다. 권력자의 명분이야 어쨌건 그 덕에 우리나라는 상당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구보다 14년 구애 외면...자궁암 걸리자 되레 청혼한 휴머니스트
문화·스포츠 문화 2019.06.21 13:22:04원래 백남준은 결혼할 생각이 없는 남자였다.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스무 살 시절, 도쿄대학 재학 중에 만난 시부사와 미치코를 혼자 흠모한 첫사랑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독일로 건너가 전혀 새로운 음악과 미술에 빠져들면서부터 백남준은 항상 예술이 먼저였다. 결혼 같은 것은, 생각할 틈이 없었다. 백남준이 당대 서울 최고 갑부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일찍이 피아노를 배우고 홍콩·일본을 거쳐 독일에서 전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소꿉친구·첫사랑·예술적 동지…거장 예술혼 깨운 뮤즈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6.14 15:39:04젊은 시절의 백남준 사진을 보면 시쳇말로 ‘꽃미남’이다. 턱선이 날렵하고 이목구비는 또렷하며 얼굴 곳곳에서 영민함이 드러난다. 백남준은 35년 만에 고국 땅을 밟은 1984년의 귀국 기자회견장에서 누가 보고 싶냐는 질문에 “유치원 친구 이경희가 보고 싶다”고 했다. 어릴 적 서울에서 한 손에 꼽히는 부잣집의 막내 아들이던 백남준은 당시 상류층 부인들의 모임인 ‘애국부인회’가 경영한 애국유치원에 다녔다. 이경희는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 전자예술·TV로봇 파격 전시...'앙팡 테리블' 백남준 품은 화랑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6.07 12:30:29위대한 예술가 뒤에는 좋은 갤러리가 있다. 상업성 때문에 갤러리의 역할을 폄하하는 이들도 있으나 예술이 종교와 정치권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되면서 예술가에게 갤러리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시대를 앞서 간 ‘천재 백남준’이라고 ‘천상천하유아독존’일 수는 없었다. 그의 명성을 드높인 것은 굵직한 예술제·위성예술쇼·비엔날레였고 예술사적 업적을 공인한 것은 미술관이었지만, 작가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의절한 작가, 맨해튼 남부 개발...'소호' 변신도 백남준과 인연
문화·스포츠 문화 2019.05.31 10:18:15독일 국가관 대표작가로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백남준이었지만 그는 ‘미국 여권’을 사용하는 미국 국적자였다. 백남준 스스로는 “나는 가난한 나라 한국에서 온 사람”이라며 늘 한국인임을 강조했지만 그가 인생을 통틀어 가장 오랜 기간 살았던 곳은 서울이 아니라 뉴욕이었다. 어쩌면 멀리 살았기에 더 한국을 그리워하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오롯하게 붙들고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화장실 기증하고 한국관 짓자" 기발한 발상...23대1 경쟁 뚫어
문화·스포츠 문화 2019.05.24 17:31:53“한국미술이 세계로 나가려면, 한국에서 국제적인 작가가 나오려면 당연히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이 있어야 해.” 백남준은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작가로 선정된 자신의 전시회와 대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에 대한 포부도 컸지만 ‘한국관’이 마음에 걸렸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1895년부터 매 2년마다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는, 비유하자면 ‘미술계의 올림픽’이다. 옛 군수공장 자리인 아르세날레의 본 전시와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베니스비엔날레 수년간 예행연습·사교활동..."간다면 1등 자신"
문화·스포츠 문화 2019.05.17 13:40:53여느 때처럼 백남준은 식사가 준비된 테이블 앞에서 조간신문을 읽고 있었다. 1992년 8월 중순, 전시를 위해 방문한 독일 본에서의 아침이다. “존 케이지(1912~1992·독일 현대음악가 겸 전위예술가)가 죽었네.” 백남준은 추모하듯 잠시 고개를 숙이고 부고를 읽더니 입을 열었다. “왜 죽는지 알아? 그전까지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는데 지명도가 쌓이고 일이 많아지니까, 바빠서 죽은 거야. 바빠지면 제 명에 죽지 못해.” 또 -
[인간 백남준을 만나다]기마민족 기상 담은 '전자 초고속도로'...동서 융합을 꿈꾸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5.10 15:00:06“베니스는 자동차를 폐기한 이후 이 세상에서 가장 진보적인 도시가 됐다” 수상 도시인 이탈리아 베니스는 배가 택시이자 버스로 자동차 역할을 대신한다. 자연환경 때문에 자동차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베니스에 대해 미국의 전위적 음악가 존 케이지(1912~19992)는 1958년 이같이 적었다. 위로 아닌 찬양이었다. 백남준은 베니스와의 첫 인연에서 바로 이 문장을 인용했다. ‘백남준과 베니스’라고 하면 1993년 베니스비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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