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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끝이 보이는 엔캐리 트레이드
증권 국내증시 2023.09.15 18:41:272002년 방영돼 큰 인기를 얻은 일본 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을 보면 주인공의 단골 식당 벽에 붙어 있는 백반 정식의 가격은 지금과 비슷한 1000엔(약 9000 원)이다. 20년 넘게 요지부동한 물가는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 경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랬던 일본이 변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달리고 있고 기업의 임금 인상률도 약 3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신중한 일본 정부조차 -
[동십자각] 낯 두꺼운 중국, 그래서 더 무섭다
산업 기업 2023.09.10 13:04:58현지 시간으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은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이 화두였다. 좋은 의미보다는 반대의 의미가 컸다. LG전자 부스에서 한 무리의 중국인들은 신제품 주변에 머무르면서 제품을 만지고 살피며 스마트폰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무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은 후면을 찍기 힘들게 되자 전시된 제품을 들어 올릴 듯이 움직이기도 했다. -
[동십자각]양복 입은 군인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3.09.08 17:35:43근대사를 보면 군사기술의 발달과 함께 군(軍)이 전문 집단화하면서 전쟁이 일어난 경우가 많다. 1914년 유럽 전역을 공포로 휩싸이게 한 1차 대전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발발했다. 23년 후 일본군이 일으킨 중일전쟁과 미국 진주만 기습도 비슷했다. 군국주의를 추구하는 군을 정치 지도자들이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결과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끔찍한 전쟁이 일어났다. 1·2차 대전에서 전쟁을 일으킨 국가들은 -
[동십자각]아홉 살 아들의 신문보는 법
사회 사회일반 2023.09.03 13:26:32첫째 아들이 아홉 살 때였다. “아들이 어떻게 하면 책을 읽을까”라는 고민을 듣던 한 신문사 선배가 본인의 비법을 알려줬다. 아들에게 신문을 주면서 기사 맨 밑에 있는 아버지 이름(바이라인)을 찾을 때마다 용돈을 주라는 것이다. “아빠 이름을 찾느라 기사를 조금이라도 읽는다니까. 아빠 일도 이해할 수 있고.” 첫날은 이 방법이 통했다. 아들은 꽤 심각한 표정으로 신문을 천천히 한 장 한 장 넘겼다. 며칠 후 아들에게 -
[동십자각]대통령 언어의 온도
정치 대통령실 2023.09.01 17:41:58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려워 보이는 사안에 결단을 내리고 뚝심 있게 일을 끌어가는 점을 많은 이들이 강점으로 꼽는다. 지난 정부 시절 파탄 직전까지 갔던 한일 관계를 과감하게 개선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신(新)삼각공조를 끌어낸 것이 대표적이다. 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감을 얻어서일까. 최근 들어 대통령의 언어가 유독 거칠어졌다 -
[동십자각]기후위기 비상벨 울리는 지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28 09:08:05143년. 올해 7월의 전 세계 평균기온이 과거의 7월에 비해 얼마나 더웠는지 비교하려면 거슬러 올라가야 할 기간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가 지구지표기후분석(GISTEMP)을 통해 1880년부터의 전 세계 기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 7월이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웠다. 1880년부터 143년간 집계한 매년 7월 평균기온보다 0.24도 높았고 1951~1980년의 7월 평균기온과 비교하면 무려 1.18도 -
[동십자각] 美금리 '중립금리'에 달렸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21 08:29:27사흘 전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록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과 과도한 기준금리 인상을 동시에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만 쳐다보고 있는 월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물가와 금리 전망을 놓고 둘로 갈라져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고령화로 예전보다 더 높은 물가와 금리를 예상한다. 그가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4.75% -
[동십자각] '적자생존'의 교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18 15:19:06학부모 민원 다 들어주고, 문제 학생까지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교사. 얼핏 교육계 적자(適者)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접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초등학교 교사인 동생이 학부모 악성 민원 때문에 극단선택을 고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민원 등의 문제로 힘겨워하던 신규 교사가 숨진 지 며칠이 지난 후였다. 악성 민원 때문에 하나 뿐인 생명을 내려 놓으려 -
완벽한 친환경은 없다[동십자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11 17:47:32“비건(어떤 종류의 육식도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이라면서 한 달에 두 번 비행기로 출장을 다닌다니, 말이 되나요.” 얼마 전 인터뷰 기사에 돌아온 독자의 반응이다.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이 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를 자주 타면 되겠냐는 지적이었다. 유럽환경청(EEA) 자료(2019년 기준)에 따르면 승객 1인이 1㎞를 이동할 때 비행기의 탄소 배출량(285g)은 기차(14g)의 20배가 넘는다. 동일한 기준으로 -
[동십자각] 공무원도 세금 냅니다
사회 사회일반 2023.08.05 06:00:00“주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살펴주고 도와주는 게 세금 받는 공무원의 자세 아닌가요. 자질 미달 직원에게 친절 교육을 실시하고 다른 부서로 이동시켜주기 바랍니다.” 최근 한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무원의 불친절한 응대를 질타하는 글이 올라왔다. 집 수리에 전동 드릴이 필요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대여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해 속상하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에 있는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잘만 빌려줬는데 왜 안 빌려주는지 이해 -
[동십자각] 급증하는 흉악범 가석방, 대안은 없나
사회 사회일반 2023.07.30 14:13:262017년 이후 가석방된 무기수가 11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평균 20여 명에 가까운 수치다. 무기수에 대한 가석방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대상자가 없거나 한두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11명을 시작으로 2018년 40명에 이어 2019년 14명의 무기수가 풀려나는 등 해마다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자유의 몸’이 되는 무기수들이 통상 살인 등을 저지른 흉악범이라는 점이다. -
[동십자각]속 타는 기업, 눈 감은 국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28 21:14:39“아직 몰라요.” 지난해 12월 정부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시간대나 매월 2회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대형마트, 중소 유통 업계 상생안을 발표했다. 10년 넘게 발목을 잡아온 족쇄가 일부 풀리는 순간이었지만 마트 업계는 요란한 환영보다는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마치 ‘이제 시작’이라는 듯이.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매월 이틀을 대형마트 휴업일로 정하고 영업시간도 제한할 -
[동십자각]배터리 벽에 막힌 ‘오로라3’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24 06:00:00부산에 생산 공장을 둔 르노코리아에는 ‘오로라3 프로젝트’라는 게 있다. 오로라는 라틴어로 ‘여명’을 뜻한다. 오로라3는 2027년까지 부산에서 첫 전용 전기차를 개발·생산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업체를 보유한 나라다. 배터리·전기차 공장을 지으면 최대 35%의 세액공제 혜택도 준다.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자동차 선진국들의 눈에는 천혜의 전기차 생산 조건을 -
[동십자각] ‘시럽 급여’라는 나쁜 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22 07:00:00언어는 힘이 세다. 그중 누군가를 혐오스럽거나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짓는 ‘나쁜 말’은 특히 힘이 세서 호명 당한 당사자를 마치 감옥처럼 가둔다. 이를테면 무개념 엄마를 ‘맘충’이라고 부른다거나 전문성 없는 기자를 ‘기레기’로 비하하는 일을 떠올려 보자. 이때 부르는 자와 불리는 자 사이에는 일종의 권력관계가 만들어진다. 부르는 자는 손쉽게 멸칭을 입에 올리지만 불리는 자들은 순식간에 뒤집어쓴 혐오에 놀 -
[동십자각] 2023년판 ‘정홍순’을 찾습니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7.16 17:51:23조선의 육조판서 가운데 지금의 기획재정부 장관 격인 ‘호조판서’는 가장 단명하는 자리였다. 한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이다 보니 누구든 1년을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잔혹사를 깨고 영조 시절 무려 10년이나 자리를 지킨 이가 있었다. 바로 ‘정홍순’이다. 당대 최고의 재정관으로 이름을 떨친 그는 훗날 우의정과 좌의정까지 지냈다. 정홍순은 ‘짠돌이 정승’으로 불릴 만큼 절약과 검소가 몸에 배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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