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십자각]그저 머리가 짧았을 뿐인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1.17 17:33:10‘한국 남성이 점원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해 폭행하다’ (BBC방송 기사 제목) 또다시 여성 혐오다.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편의점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당시 이 남성은 “머리가 짧은 것을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이 사건을 두고 한국에 대해 “경제 선진국 가운데 성평등 정도 -
[동십자각]시장은 신뢰를 먹고 자란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11.12 16:55:40“(우리는) 외국인 투자가 중요한 나라인데 외국에서 아무도 안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거래를 어렵게 하는 게 과연 개인투자자를 보호하는 정책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달 11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개선 주장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그는 “기술적으로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공매도 규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 -
[동십자각]설득력 부족한 의협의 논리
사회 사회일반 2023.11.10 17:39:57올해 상반기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어깨에 뭐가 걸린 것처럼 팔을 들 수가 없고 밤에도 통증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오십견(frozen shoulder) 증상이었다. 동네에 새롭게 문을 연 재활의학과를 찾았다. 스터디 카페가 망한 자리에 새롭게 문을 연 병원에 들어서자 최신식 설비와 젊은 물리치료사들이 기자를 맞이했다. 의사는 X레이 사진을 보면서 “증상이 심각하다”며 비급여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도수 -
[동십자각] ‘김포 꽃놀이패’와 오세훈의 선택
사회 사회일반 2023.11.05 17:41:35“서울시에서 근무한 지 30년이 다 돼가는데 행정구역 개편이요? 아예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한 달 전 김포시에서 처음 경기북도가 아닌 ‘서울시 김포구’를 주장하고 나섰을 때다. 정무적 감각으로는 서울시도 혹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몇몇 관계자들에게 서울시 입장에서는 ‘한강’과 ‘쓰레기 매립지’를 취할 수 있으니 괜찮은 딜 아니냐고 묻자 한결같이 입을 모아 “총선 전략”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누군가는 “서울 -
[동십자각]‘금융검찰원’ 오명 벗으려면
증권 정책 2023.11.03 17:44:41“금융감독원에 다닌 지 16년 만에 회사에 포토 라인이 설치된 건 처음 봅니다.” 지난달 23일 아침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만난 직원의 첫마디였다. 이날 금감원 로비에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035720)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소환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포토 라인이 설치됐다. 이내 모습을 드러낸 김 센터장은 다소 어색한 몸짓으로 누구와도 눈을 맞추지 않은 채 -
[동십자각] ‘악어의 눈물’은 누가 판단하나
사회 사회일반 2023.10.29 11:13:17“피해자가 용서하지 못하겠다는데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합니까.”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20대 여성 A씨는 지난 20일 부산고등법원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가해자는 1심 공판 내내 살인미수에 대해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어떻게 가해자의 반성이 인정되는지 저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A씨가 강한 의문을 제기한 건 양형기준상 일반 감경요소인 ‘진지한 반성 -
[동십자각] 리더와 '설득의 3조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0.27 17:40:19일본 아사히신문이 10월 정기 국정 여론조사 때 ‘색다른 질문’을 던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취임 2년을 맞아 추가한 항목은 ‘지금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총리에게서 열정을 느끼는가’ ‘총리가 정책을 알기 쉽게 설명할 힘을 지녔다고 평가하나’ ‘총리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신뢰할 수 있느냐’의 세 가지였다. 질문을 만든 기자는 최근 칼럼에서 이 세 개 항목이 아리스토텔레스가 꼽은 ‘설득의 조건’에 해당한 -
[동십자각] 칼국수와 중고차 사장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0.22 17:30:5410년 전 한 독일 수입차 브랜드의 2000년식 초록색 승용차를 서울의 한 중고차 매매 단지에서 샀다. 현장에서 계약서를 쓰고 사장에게 매매 대금을 이체했다. 생애 첫 차였다. 사장은 친절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중고차를 팔았다고 소개한 그는 “차를 산 고객에게 밥을 대접해왔다”면서 근처 칼국숫집으로 데려갔다. 그때는 차를 잘 샀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바뀐 것은 오래지 않았다. 한번은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머플러에서 -
[동십자각]가계부채, 집값 상승 기대감부터 잡아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0.20 17:28:35“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니까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사는 거죠.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줄여야 합니다.” 최근에 만난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가계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현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계 부채의 상당 부분이 집을 사기 위한 대출에 기인한 만큼 집을 사려는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얘기다. 이는 한 사람의 의견만은 아닌 듯하다. 적 -
[동십자각]文정부의 이상한 ‘부동산 통계’
정치 정치일반 2023.10.15 20:29:06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출간한 저서 ‘부동산과 정치’에서 부동산 통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부동산114의 주간동향지수는 표본이나 분석 방법이 다르다”며 “통계학적으로 세 기관의 지수는 가격 변동에 대해 최대 2.3배 증감률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절대적으로 맞는 유일한 통계가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통계의 안정성·독립성을 획기적 -
[동십자각]기무치, 파오차이, 개존맛 김치
사회 사회일반 2023.10.13 17:40:45최근 일본에서 출시된 ‘개존맛 김치’라는 제품 이름을 놓고 소셜미디어상에서 논란이 됐다. 한글날을 맞아 해외에서 사용되는 한글 표기 오류 제보를 받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 소식을 알렸다. 표현의 극대화를 위해 사용해도 괜찮다는 의견과 속어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섰다. 해당 회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제품명도 변경하기로 했다. 개존맛 김치는 한글 비속어에 익숙해지고 무뎌진 한국인이 듣기에도 어색하고 껄끄 -
[동십자각]파맛 ‘첵스’와 여론 조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0.06 17:52:32농심켈로그는 2004년 자사의 시리얼 브랜드 ‘첵스’ 홍보를 위해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거’라는 이벤트를 열었다. 당선이 되면 초콜릿 맛이 더 진한 첵스를 내겠다는 1번 후보와 파 맛 첵스를 내겠다는 2번 후보가 출마했다. 회사는 당연히 1번의 당선을 기대했을 테지만 결과는 달랐다. 장난기가 동한 누리꾼들이 2번에 몰표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결국 매크로(특정 작업을 반복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등을 통한 중복 투 -
[동십자각] 이건희도 5개 중 3개는 실패했다
산업 기업 2023.09.24 17:43:51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0년 삼성의 신수종 5대 사업을 발표했다. 삼성의 에이스들이 2007년부터 신사업 발굴을 위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명단을 확정하기까지 약 3년의 시간이 걸렸다. 반도체의 뒤를 잇는 삼성의 먹을거리로 꼽히는 바이오와 배터리 등이 이때부터 집중 투자를 받은 사업들이다. 물론 모든 사업이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태양전지·발광다이오드(LED)·의료기기 등 나머지 사업은 불과 10년도 -
[동십자각]선거제 개편, 정치에 '넛지' 될까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3.09.22 17:29:3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 21일 국회 앞은 평소보다 혼잡하고 소란스러웠다. 오전부터 부결을 주장하는 측과 가결을 주장하는 측이 각각 집결해 시위를 벌였다. 표결 전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체포동의안 설명은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 속에 여러 차례 중단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의원은 경청할 의무가 있다”고 자제를 당부해도 소용이 없었다. 선명하게 -
[동십자각]추경호 "추경은 없다" 버티는 이유
경제·금융 정책 2023.09.17 17:51:42연초부터 부족하게 걷힌 세수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 부진과 자산시장 침체로 결손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결국 세수를 재추계해 이번 주초 발표한다. 결손 규모는 60조 원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급이다. 그나마 2021년과 2022년에는 세금을 더 걷다 보니 정부가 머쓱하기는 해도 여유가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역대급 세수 결손에 당황한 기재부는 세계잉여금(지난해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