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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의 3D, 모바일 세상에 3D가 '뜬다'

모바일 세상에도 3D 열풍이 불고 있다. 이미 극장 스크린과 거실 TV를 점령한 3D 기술이 모바일 기기에까지 적용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미 PMP와 휴대형 게임기, 캠코더, 카메라 등 다수의 3D 모바일 기기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3D TV가 그렇듯 3D 모바일 기기 역시 대중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3D 모바일 기기의 현재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살펴보자.

극장과 거실에 3D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PC, 디지털카메라, PMP 등의 모바일 기기에까지 3D가 밀물처럼 몰려오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3D의 생생함을 맛보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IT기술 발전이 부합한 데 따른 결과다. 또한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의 피 튀기는 경쟁도 3D 모바일 시장 창출에 한몫을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평범한 제품으로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경쟁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부여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 선점하기 위해 3D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밝혔다.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블루 오션

TV를 거친 3D가 주머니 속으로 들어오는 데는 약 6개월이 걸렸다. 과거 HDTV의 보급 이후 HD급 모바일 기기의 등장까지 1년 가량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하지만 3D 모바일 기기는 이제 막 씨앗을 뿌린 블루 오션 시장이다.

제조사들은 시제품을 내놓고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관련시장을 선점, 입지를 굳힌다면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선도적 지위를 누릴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3D 모바일 기기가 뿌리를 내리려면 아직도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상용출시된 3D 모바일 기기는 후지필름의 디카'파인픽스 리얼 3D W3'1종에 불과하다.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아이스테이션의 태블릿 PC 'Z3D'를 포함해도 2종에 지나지 않는다. 닌텐도가 DSi의 후속 모델'3DS'의 프로토타입을 내놓기는 했지만 출시 일정은 정확히 잡히지 않았다. 결국 현시점에서 3D 모바일 기기의 현주소를 확인하려면 그 모습이 완전히 공개된 2종의 제품을 통하는 수밖에 없다.




후지필름 파인픽스 리얼 3D W3






ㆍ이미지센서 : 1/2.3인치(약 1.1cm) CCD×2
ㆍ화소 : 1,000만
ㆍ3D 촬영모드 : 사진, 동영상
ㆍ3D 처리엔진 : 리얼 포토 프로세서 3D HD
ㆍLCD : 무안경 3D, 3.5인치 와이드, 115만 화소
ㆍ외부 출력 : 3D PC, 3D 프린터, 3D 프로젝터,
전용 3D 전자액자(V1) ㆍ외부 연결 : USB 2.0, HDMI 1.4


우선 후지필름의 파인픽스 W3는 인간의 양쪽 눈처럼 2 개의 렌즈를 채용, 3D 입체 사진과 동영상촬영이 가능한 디카다. 기존의 일반 콤팩트 디카 못지않은 쉬운 사용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3D 이미지의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

이와 함께 촬영한 사진 및 동영상을 별도의 안경 없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안경 3D LCD를 장착, 촬영과 감상을 동시에 만족시켰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특히 W3로 촬영한 사진은 후지필름이 함께 선보인 3D 디지털 액자 '리얼 3D V1'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아이스테이션의 Z3D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7인치(177.8㎜)급 3DLCD 패널을 탑재한 태블릿 PC다. 2D와 3D간의 전환이 자유로워 영상의 종류에 구애 받지 않고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Z3D를 두고 아이패드의 대항마인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갤럭시 탭'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며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 제품은 후지필름의 3W와 달리 3D 영상을 보려면 전용 안경의 착용이 불가피하다.

모바일 3D의 미래 '홀로그램'

3D 모바일 기기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뿐 아니라 실생활에도 이전보다 더욱 나은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다. 일례로 내비게이션에 3D 입체지도가 구현되면 현 장소와 지도의 정보를 1대 1로 비교, 한층 빠르고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에 3D가 접목되면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실감나는 증강현실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샤프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휴대폰(스마트폰), 태블릿 PC에 탑재할 수 있는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소형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샤프의 자료에 따르면 이 모듈은 일반 3D카메라처럼 두 개의 렌즈가 달려 있으며 두 렌즈가 받아들인 화상을 각각 따로 처리한 뒤 동기화 시키는 방식으로 3D 입체 영상을 촬영한다. 해상도는 720p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올해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소형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러한 3D는 홀로그램으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 이로봇, 토탈리콜 등 SF영화에서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홀로그램은 빔 프로젝터 같은 장비에서 빛을 투사해 눈앞에 실물이 서 있는 것처럼 생생하고 사실적인 화면을 연출하는 기술이다.



디스플레이 장치에 나타난 결과물에 입체감을 주는 일반 3D 보다 한차원 더 뛰어난 입체감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3D의 종착점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인텔과 노키아가 바로 이 홀로그램 연구에 뛰어들었다. 얼마전 양사가 핀란드 오울루대학에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3D 플랫폼과 더불어 중장기적으로 3D 홀로그램을 이용한 영상전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인 것. 따라서 머지않아 홀로그램으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휴대폰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스테이션 Z3D




LCD: 7인치(177.8cm), 편광식 3D
최대 해상도: 800×480
입력방식: 정전식 터치 스크린
배터리: 3.7 V, 5,000 mAh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2.1(2.2 프로요지원)
네트워크: 802.11g 무선랜, 블루투스 2.0




콘텐츠 확보와 무안경 기술이 관건

다시 3D 모바일 기기로 돌아와 보자. 이들 기기의 사활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에 달려 있다. 3D TV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 아무리 좋은 기기가 나와도 콘텐츠가 없다면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는 탓이다. 카메라나 캠코더 같은 촬영기기는 자체적인 콘텐츠 생산 이 가능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태블릿 PC, PMP 등의 기기는 콘텐츠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반 3D 콘텐츠조차 매우 부족한 실정에서 모바일용 콘텐츠를 따로 제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업계에서는 일반 3D 콘텐츠와 모바일 기기용 3D 콘텐츠를 동시에 제작하는 방법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제조사는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 적용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사 또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어 이익이다.

실제로 아이스테이션은 이 점에 착안, 3D 콘텐츠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자회사 리얼스코프를 운영 중이다. 얼마 전 이 회사의 모그룹인 KDC의 김태섭회장은 "그룹의 모든 역량을 3D 에 쏟아 붓겠다"며 "향후 3D 기기와 콘텐츠를 모두 생산하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또한 3D카메라가 장착된 신모델 도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는 앞서 언급한 3D 콘텐츠 부족을 해결하는 동시에 컨버전스 3D 모바일 기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대중화에는 무안경 기술도 관건이다.

실내에서 보는 TV와 달리 모바일 기기는 휴대성과 편의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모바일용 3D 디스플레이는 밝기 문제만 해결되면 무안경 3D TV보다 개발이 훨씬 수월하다. 화면 크기가 작고, 손으로 디스플레이를 움직여 시야 각 조절이 자유로운 까닭이다.

밝기 문제는 제조단가 상승을 차치할 경우 LED 백라이 트 LCD나 OLED를 통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 최근 LCD 패널을 생산하는 삼성모바일 디스플레이와 LG LCD 가 모바일 기기용 무안경 LCD 패널 개발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힘입어 아이스테이션도 내년 4월 경 무안경 3D 태블릿 PC를 출시할 예정이다.

출발은 TV보다 늦었지만 기술적·환경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바일 기기들이 TV를 누르고 글로벌 3D 시장을 주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영진 기자 art juck@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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