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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사리, 과학적 증명 가능할까?

우리나라 역대 고승 가운데 사리가 나온 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1993년 조계종 성철 종정의 다비식에서는 무려 200여과(顆)의 사리가 나왔다고 발표됐다. 이 숫자는 석가모니 이래 가장 많은 사리라고 알려진다. 입적한 큰 스님의 다비식 후에 찾을 수 있다는 사리는 과연 무엇일까.

사리는 '신체'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사리라(Sarira)'에서 유래했다. 대개 불심이 충만한 불자들의 몸에서만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때로는 인체를 화장하고 난 뒤에 남겨진 뼈 전체 또는 가루가 된 뼛조각까지 포괄하기도 한다.

그 종류는 다비 전의 전신사리(全身舍利)와 다비 후의 쇄신사리(碎身舍利)로 구분되는데 크기도 다양하고 색깔도 황금색, 검은 색, 붉은색, 흰색 등이 뒤섞여 영롱한 빛을 낸다.

사리에 대한 세인들의 의구심은 그 정체가 무엇인지로 모아진다. 사실 이 질문처럼 대답하기 어려운 것도 없다. 사리 자체가 불교라는 종교와 접목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직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게 진실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몇몇 가설을 내놓고 있다. 먼저 사리는 조개가 만드는 진주와 같다는 설이 있다. 인체에 침입한 불순물을 특정 물질들이 둘러싸면서 사리가 됐다는 것. 그런데 이 가설은 한 사람의 몸에서 수많은 사리가 나온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다.

의학계의 경우 사리를 담석, 결석과 유사한 물질로 예상 한다. 정좌한 채 장기간 움직이지 않고 수행하는 스님들은 영양상태나 신진대사가 원활치 못해 결석이 생길 확률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는 사리가 고온의 불길에도 견디는 무기물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결석은 고통이 수반되는 반면 스님들은 생전에 고통을 호소한 적이 없어 타당성이 낮다.



최근 이러한 추정들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소식이 알려졌다. 인하대학교 임형빈 박사가 '백금요법연구회'로부터 사리 1과를 기증받아 분석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연구회는 1993년 입적한 경기도 평택 소재 모 사찰의 한 고승으로부터 수습된 사리 2과 중 1과를 임 박사에게 제공했다. 그 고승은 사후에 사리가 나오면 유용한 일에 써달라고 유언했다고 한다.

어쨌든 임 박사의 분석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임 박사에 따르면 지름 0.5㎝의 사리에서 방사성 원소인 프로트악티늄, 리튬을 비롯해 티타늄, 나트륨, 크롬, 마그네슘, 칼슘, 인산, 산화알루미늄, 불소, 산화규소 등 12종의 원소가 검출됐다. 이 원소의 대부분은 뼈 성분과 비슷했지만 프로트악티늄, 리튬, 티타늄 등은 뼈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지 않는 물질이다.

백번 양보해서 녹는점이 1,200℃가 넘는 프로트악티늄과 티타늄은 다비의 불길을 견디고 남아 있을 수 있다고 해도 리튬은 녹는점이 186℃에 불과해 다른 원소와 결합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방사선원소를 상온에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어 프로트악티늄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불가사의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리의 경도(硬度)도 상상을 초월했다. 경도가 1만5,000파운드로 나타나 1만2,000파운드인 강철보다 단단했던 것. 결석은 주성분이 칼슘, 망간, 철, 인 등이고 고열에 불타 없어지며, 경도도 높지 않으므로 적어도 결석이 아니라는 사실은 확인된 것이다.

물론 이 연구가 단 1과의 사리를 분석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불교계에서 사리라고 발표되는 것에는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어떤 신비로움이 들어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글_이종호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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