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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로 만든 신종플루 백신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말은 옛말이다. 담배가 건강지킴이로서 이미지 변신을 노린다.

흡연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이랬던 담배가 신종플루로부터 인류의 건강을 지켜줄지도 모른다.

미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기획국 (DARPA)은 지난 2월 텍사스 A&M 대학과 제약회사 지콘(GCon)에 총 4,000만 달러를 지원, '그린백스(GreenVax)' 프로젝트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담배나무를 활용해 신종플루 백신의 생산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유전자조작 박테리아로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항체라 할 수 있는 마커(marker)를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이 박테리아를 담배과 식물인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에 살포한다. 그러면 박테리아가 자신의 DNA를 담배 세포에 전달하게 돼 담배 속에서 신종플루 백신 단백질이 대량 생산되는 것이다.

바로 이 담뱃잎을 갈아서 단백질만을 추출하면 신종플루 백신이 탄생한다. 이러한 기술은 계란을 사용해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배양했던 기존 방식과 비교할 때 비용은 75%나 줄이면서도 생산기간은 3배나 빠르다.

작년 가을 신종플루 백신 부족 사태가 발발한 것도 기존 공정의 느린 생산속도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그 효용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구팀은 1년 내에 연간 신종플루 백신 공급량의 10%에 해당하는 1,000만개의 백신을 시범생산할 계획이다. 또 이를 가지고 최장 1년6개월 동안 대규모 임상실험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예방백신이 아닌 치료제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애리조나주립대학 연구팀이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를 이용해 개발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치료제가 그 실례다. 이미 쥐 실험에서 그 효능을 확인한 연구팀은 5년 내 임상실험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의 리더인 치앙 첸 박사는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는 다른 담배과 식물들처럼 성장속도가 빠르고 가격도 저렴하다"며 "또한 외부의 DNA를 잘 수용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담배는 계란 등 동물에 기반을 둔 방식에 비해 손도 훨씬 덜 간다.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물과 비료, 햇빛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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