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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대한민국 10大 신기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의 속도에 도달하는 데 불과 6.4초밖에 걸리지 않는 엔진, 땅에 묻으면 100% 분해되는 과자봉지 등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을 빛낸 최고의 기술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12월 15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2009 대한민국 기술대상' 시상식이 열린 것. 대통령상을 받은 현대·기아자동차의 V8 가솔린 타우엔진을 비롯해 수상의 영광을 안은 신기술들을 살펴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엔진

'2009 대한민국 기술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V8 가솔린 타우엔진은 현대·기아 자동차가 그동안의 모든 엔진기술을 집대성해 개발한 것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2008년 출시된 타우엔진은 내구성이 높으면서도 가벼워 연비까지 향상시켰다. 특히 부품의 국산화율이 93%에 달한다. 미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인 워즈오토가 발표한 '북미 10대 엔진'에 2009년, 2010년 2년 연속 선정됐을 정도.

타우엔진은 북미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국내 최초의 8기통 독자 개발 엔진이다. 125명의 엔지니어가 참여한 이 엔진은 4.6·5.0·5.5 ℓ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후륜 구동의 대형 차량에 장착되고 있다.

고압주조 알루미늄 블록 적용으로 경량화 및 내구성을 확보했고, 8기통 엔진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저속뿐만 아니라 중·고속 출력 증대를 위한 2단 가변의 플라스틱 흡기 매니 폴드를 장착했다. 흡기 매니폴드란 연소를 원활하기 위해 흡기관과 배기관을 한데 모아 놓은 다(多)내연기관이다.

기존보다 훨씬 가벼운 중공(中空) 크랭크 샤프트와 비하이브(Beehive) 밸브 스프링을 채용함으로써 경량화를 달성했고, 백금 이리듐으로 된 이종 돌출 전극점화플러그를 장착해 연비와 엔진의 성능을 높였다. 현대·기아 자동차는 이를 통해 국내 177건, 해외 14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현재 타우엔진은 미국에 수출되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와 기아자동차의 모하비 등에 장착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출시된 현대 자동차의 2009년형 에쿠스에도 적용됐다. 366마력의 타우엔진을 탑재한 에쿠스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의 속도에 도달하는 데 불과 6.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이번 타우엔진의 대통령상 수상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높은 엔진 기술력을 국내에서도 인정받게 됐다"며 "앞으로 직분 엔진, 가변기통 엔진 등을 적용한 다양한 엔진 라인업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기술 늘어

2009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 중에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기술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SKC의 친환경 생분해성 필름이 바로 그것.

현재 이 필름은 펩시코 식품사업부문인 프리토레이가 생산하는 과자 브랜드 '썬칩'의 포장지로 사용되고 있다. SKC가 지난 6월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바탕으로 개발한 이 필름은 매립하면 14주 내에 100% 분해된다.

국무총리상을 공동 수상한 아모레퍼시픽의 진세노이드 기술은 피부노화 개선 효과가 있는 성분인 컴파운드 케이와 진세노이드 F1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로 역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 두 가지 성분은 그동안 홍삼에서 채취가 가능했지만 극소량만 얻을 수 있을 뿐 대량 확보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기술을 통해 이 두 가지 성분을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특히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동부하이텍이 개발한 메타미포프 (Metamifop)는 벼와 피를 골라내는 제초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신물질이다. 벼와 비슷한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제초제를 잘못 쓰면 벼까지 죽일 수 있어 그동안은 사람이 직접 손으로 뽑는 경우가 많았다.

이 친환경 제초제는 현재 15개국에 특허 등록을 한 상태로 잡초 위에 뿌리거나 토양에 뿌리는 방식 모두에 사용할 수 있고, 사용량도 기존 제품의 3분의 1 수준이면 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초 이탈리아의 수처리 및 폐기물처리 전문업체인 테크노플루이드와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시설 기술에 대한 수출협약을 맺었다.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이 기술은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분뇨,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이용해 가스와 전기를 발생시키는 첫 상용화 발전 플랜트 시스템이다. 대우건설은 이 공법이 50조원 규모의 유럽 수처리·폐기물처리 시장에서 1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박막 태양전지 제조장비는 국내외 최고 수준인 7.5~10%대 효율의 박막 태양전지를 만들어 낼 수 있어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태양전지의 핵심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가에 달려 있는데, 그동안 결정형 태양전지와 달리 박막 태양전지는 사용이 쉽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효율이 문제였다.

결정형 태양전지가 두께 150㎛ 이상의 반도체 막을 사용한다면 박막 태양전지는 1~10 ㎛의 반도체 박막을 사용한다. 따라서 결정형 태양전지에 비해 적은 양의 반도체를 사용하게 돼 제조비용은 절감하면서도 성능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첨단 정보통신 기술도 선보여

세계적인 IT 강국답게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다양한 신기술이 개발됐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Jet폰(국내명 아몰레드폰)은 기존 스마트폰의 장점인 멀티미디어, 모바일 인터넷,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면서도 기존 제품보다 전력이 18%나 덜 든다. 역시 삼성전자가 출시한 친환경 초슬림형 LED TV는 세계 최초의 튜너 내장형으로 기존 TV보다 소비전력이 절반 정도만 들어간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6월 3세대 휴대폰 안테나를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1세대 안테나는 휴대폰 외부에 돌출된 형태로 부착되는 외장형이고, 2세대는 휴대폰 내부에 집어넣은 내장형이다. 그런데 안테나는 크기와 차지하는 면적에 따라 송수신 성능이 비례하기 때문에 작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삼성전기가 개발한 3세대 안테나는 1㎜ 두께의 케이스 내부에 금속물질을 정밀하게 삽입하는 첨단 기술로 휴대폰 슬림화 추세에도 잘 맞는다. 홍사관 삼성전기 상무는 "기존 내장형 안테나에 비해 별도의 공간이 필요 없고 크기의 제약도 덜 받아 기존 안테나보다 성능이 월등히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정기수기자 guy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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