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연구원은 생명과학 분야를 다루는 국내 유일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4가지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융합, 바이오 신약, 바이오 소재, 그리고 바이오 정보가 그것입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줄기 세포, 바이오신약, 바이오장기 등으로 대표되는 바이오신약 분야 연구에 좀 더 역량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줄기세포 연구는 생명의 신비와 질병을 이해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 습니다. 특히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치료제가 만들어지면 의료체계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입니다. 생명공학연구원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역분화 만능 줄기세포에 역량을 집중할 계 획입니다. 현재 줄기세포연구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정부를 설득하고 있는 중입니다.
Q. 바이오신약은 어떻습니까?
바이오신약의 경우 개발에 성공하기만 하면 약품 1종당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습니 다. 생명공학연구원은 현재 오창 분원에 바이오신약평가센터와 바이오의약연구소를 설립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바이오 연구의 공공 인프라 완료를 위해서는 바이오신약실용화센터 설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Q.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약품의 90%가 화학을 토대로 한 합성신약이라고 하던데?
약품의 숫자만 놓고 보면 맞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합성신약은 저분자 화학물질을 합성해 만들기 때문에 개발이 쉬운 반면 바이오신약은 단백질이나 호르몬 등 구조가 복잡한 생물체에 의한 생합성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신약이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국 FDA의 신약 승인 현황을 보면 지난 2001년 이후 바이오신약의 승인 숫자가 합성신약의 승인 숫자를 추월한 상태입니다.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경우 중국 토착식물인 스타아니스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물론 타미플루 자체가 바이오신약은 아니지만 바이오 분야의 생물자원 연구를 통해 개발된 약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바이오 연구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사업화 성과가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생명공학연구원은 지난 2006년 23억8,000만 원 수준이던 기술이전 수입을 지난해에는 92억 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또한 지난해부터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기업을 설립해 연구성의 사업화를 추진하는 연구소기업 설립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연구 성과의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바이오 연구는 지속적이고도 대규모의 투자와 함께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바이오신약실용화센터가 반드시 설립돼 한다고 주장하시는 이유는?
바이오신약 연구가 빛을 보려면 개발에서 평가, 그리고 샘플 생산에 이르기까지 완 전한 공공 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생명공학연구원은 현재 오창 분원에 바이오의약연구소와 바이오신약평가센터를 설립한 상태지만 샘플 생산을 위한 시설은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Q. 바이오 연구의 특성상 의료계와의 협력도 필요해 보이는데?
바이오 분야의 연구 대부분은 의료현장에서의 임상시험을 필요로 합니다. 만약 바이오신약 개발 단계에서부터 의료현장의 의사들과 공동연구 및 정보교류가 이뤄진다면 보다 우수한 바이오신약을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생명공학연구원은 의사를 채용해 연구의사를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임금이나 지원 등의 문제로 불가능했습니다. 현재는 의사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입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직접 연구하고 논문을 쓰는 연구의사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향후 공동연구 추진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영훈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은 줄기세포연구센터를 설립,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는 물론 역(逆)분화 만능 줄기세포 연구에 나서고 싶어 한다. 줄기세포는 난치병 치료의 열쇠이자 의료산업의 금맥이기 때문이다. 또한 바이오신약실용화센터를 설립해 바이오신약 연구와 관련한 공공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싶어 한다. 욕심 많은 그에게서 일에 대한 열정이 읽혀진다. 대담=정구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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