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인간과 컴퓨터에게 문제를 내 양쪽에서 나온 답을 제3자에게 보여준다. 그런 후 제3자가 어느 것이 인간의 답이고 어느 것이 컴퓨터의 답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현재 IBM의 공학자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최신형 슈퍼컴퓨터 ‘왓슨’을 가지고 인기 퀴즈 쇼 ‘제퍼디(Jeopardy)’의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슈퍼컴퓨터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말하는데, 연산속도가 빨라 1초에 40억 회의 계산이 가능하다.
IBM은 퀴즈 쇼 우승 도전에 앞서 지난 1997년 당대 최고의 체스 제왕이었던 게리 카스파로프와 경쟁하기 위해 딥블루라는 슈퍼컴퓨터를 만들었다.
그리고 체스 경기에서 카스파로프를 제치고 승리했다. 당시 딥블루는 초당 2억 회라는 속도로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 체스 챔피언이 될 수 있었다.
IBM의 새로운 슈퍼컴퓨터 왓슨은 내년 중 인간의 도움이나 인터넷 연결 없이 사람들과 퀴즈 실력을 겨룰 예정인데, 경쟁자 중에는 무려 74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켄 제닝스도 포함돼 있다. 왓슨이 인간을 이기려면 딥블루보다 더욱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 딥블루는 전략을 구성할 수는 있지만 작동 중에 전략을 짜는 것은 불가능했다.
왓슨에는 IBM의 딥QA 기술이 적용돼 있는데, 딥QA는 인간이 소통하는 정보를 디지털로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딥QA 프로젝트 책임자인 데이비드 페루치는 이렇게 말한다. “제퍼디는 이 기술을 다듬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페타플롭급 병렬처리 능력을 갖춘 이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는 진행자 알렉스 트레벡이 내는 흥미로운 수수께끼에 숨은 단서를 찾아낼 것이다.
페타플롭이란 소수점 연산 횟수의 단위로 1페타플롭은 초당 10억의 100만 배 횟수를 말한다. 단서를 찾아내면 스캔된 교과서 등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검색 및 분석해 가장 가까운 답을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찾아낸 답에 자신이 있다면 부저를 누르고 인공 음성으로 대답을 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답에 대한 증거를 제시할 수도 있다. 냉장고만한 크기의 왓슨은 이 모든 과정을 불과 수 초 만에 해낸다. 이는 인간 두뇌에 버금가는 것이다.
페루치는 왓슨을 기술지원, 건강보조, 과학연구 등 제퍼디 만큼이나 까다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에 활용할 생각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왓슨을 사용하면 어떤 화학물질이 중탄산칼륨에 반응할지 여부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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