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알람시계를 맞춰놓지 않아도 창가에 아침의 밝은 햇살이 비추면 잠에서 깨어나는 것도 눈이 빛을 감지한 탓이다. 하지만 수면 중의 눈은 두뇌에 영상 송출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두뇌와의 연결도 끊어진다.
사실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더라도 눈과 두뇌는 즉각 재(再) 연결되지 않는다. 컴퓨터를 재부팅할 때처럼 일정한 시간이 소요된다. 브레우스 박사는 “잠에서 깨어난 것을 두뇌가 인지하려면 약 30초의 시간이 걸린다”며 “잠에서 깨자마자 눈을 뜨면 선명한 시각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램(REM) 수면 중에는 눈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때에는 시각정보를 처리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시각령도 작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정보가 두뇌에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은 동일하다.
램 수면이란 깨어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을 말하는데, 전체 수면의 약 20~25%를 차지하며 성인의 경우에는 하룻밤에 4~6회 반복한다.
몇몇 과학자들은 램 수면 상태에서 이 같은 시각령과 안구의 활동이 그날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두뇌가 회상하는 것을 막으며, 그 결과 두뇌의 기억 형성 및 강화 작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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