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반인이 생각하는 로봇도 존재한다. 바로 휴머노이드다. 행동이나 모습이 인간에 가깝게 생긴 로봇을 휴머노이드라고 하는데, 보통 3가지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우선 인간처럼 움직이는 운동기관, 인간의 감각을 닮은 감각기관, 그리고 인간처럼 판단하고 느낄 수 있는 지능이다. 가끔 안드로이드와 혼동을 일으키곤 하는데, 안드로이드란 외양이 인간과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로봇을 말한다.
피부, 눈동자, 표정, 목 소리 등이 인간과 거의 구분되지 않는 로봇으로 현재로서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다. 곁가지이지만 사이보그란 신체기관 중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사람을 말한다.
사실 휴머노이드 개발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로봇 공학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활용도가 전시장 및 각종 발표회장에서 걷거나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용으로만 비춰지는데다 개발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
일본 혼다의 경우 지난 1986년부터 첫 번째 아시모(P1)가 발표된 1996 년까지 무려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로봇 공학자들은 휴머노이드에 대한 연구 및 개발보다는 청소나 의료 보조 같은 전문 서비스 로봇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하지만 염영일 포항지능로봇연구소장은 “휴머노이드는 모든 로봇 테크놀로지의 집합체”라면서 “주거환경이나 생산현장에서 사람을 보조하거나 업무를 대신하기 위해서는 휴머노이드가 최적”이라고 말한다.
염 소장은 이어 “스스로 판단해 걷거나 이동하는 휴머노이드를 개발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형태의 로봇을 개발할 수 있다”면서 “특히 고령화 사회로 치닫는 우리나라로서는 보다 발전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것만이 국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휴머노이드는 걷거나 뛰고, 계단을 오르는 2족 보행 형태의 이동성만 확보한 수준이다. 하지만 아시모의 경우 영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시각기능을 부여, 갑작스러운 장애물을 피하며 보행하는 수준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0년대 말 KIST가 4족 보행 로봇인 센토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KAIST가 2004년 2족 보행 로봇인 휴보를 개발했다. 또한 KIST는 지난 2006년 네트워크 개념을 도입한 마루와 아라를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로봇에 인간의 오감과 지적능력을 부여하려고 할 경우 이를 위한 컴퓨터 부분의 증가로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고 이동성도 취약해진다. 마루와 아라는 이 같은 문제를 네트워크, 즉 외부의 대형 컴퓨터를 이용해 해결하려는 것이다.
염 소장은 “휴보가 가진 이동성과 마루와 아라가 가진 네트워크 기반 지능 요소를 결합한다면 국내에서도 아시모를 능가하는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인체의 팔과 같은 관절 움직임을 가진 휴머노이드 화랑을 개발 중인데, 3가지 형태의 휴머노이드 기술을 융합하면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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