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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연료전지 시장 본격 개화

친환경 열병합발전소로 불리는 연료전지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개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 규모도 오는 2013년 770억 달러에서 2018년 2,880억 달러로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정책적 우선순위가 높아지고 있고,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서 그린에너지의 비중도 커지고 있는 등 연료전지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이 궤도에 오를 경우 국내시장 규모는 2013년 10조원, 2018년에는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연료전지 시장은 일본이 선도하고 있다. 기술력이나 산업 인프라, 상업화 수준 등 모든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 일본 정부 역시 연료전지를 국가 제1의 성장 동력으로 설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다 양한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가정용 연료전지를 필두로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의 예측에 따르면 가정용과 차량용으로 쓰이는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 (PEMFC)는 올해 1억7,000만 달러 규모의 세계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또한 지속적 성장이 이어져 2010년에는 7억3,500만 달러로 늘어난 뒤 2015년 14억9,700만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경우 2010년 2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한 뒤 2015년에는 8억 달러 수준으로의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용융 탄산염 연료전지 (MCFC), 인산형 연료전지(PAFC), 메탄올 연료전지(DMFC) 등이 1억 달러 내외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는 게 일본의 분석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각 국가별로 시장 촉발 시기는 다를 수 있겠지만 연료전지별 상용화 시기나 시장성은 이 같은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국 내 연료전지 기술력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라는 점에서 세계시장 선점을 위 한 정부 차원의 강력한 산업육성 및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 전기분해의 역(逆) 원리

연료전지의 원리는 간단하다. 초등학교 과 학 교과서에도 언급돼 있는 물의 전기분해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물(H₂O)을 전기로 분해하면 수소 (H₂)와 산소(O)가 발생하는데, 연료전지는 바로 이 과정을 역(逆)으로 수행함으로서 전기를 얻어낸다.

다시 말해 연료전지의 양극 에 수소와 산소(공기)를 공급, 결합시키면 물이 생성되면서 전기가 발생하는 것. 수소와 산소가 가진 에너지보다 물이 지닌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나머지 에너지가 전기 형태로 발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열도 함께 발생, 열에너지를 부산물로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연료전지는 원리상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수소와 산소가 결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의 연료전지들은 대부분 전해질을 이용해 수소이온 또는 산소이온을 이동시켜 줌으로써 결합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

즉 연료전지의 음극(연료 극)과 양극(공기극) 사이에 전해질을 배치하고 음극에 수소를, 양극에 산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전해질을 통해 수소 이온이 양극으로 이동하거나 산소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면서 결합반응이 나타난다.

연료전지는 바로 이 같은 결합반응을 얼마나 많이 일으킬 수 있는지에 따라 성능이 좌우된다. 한 차례의 수소·산소이온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전기의 양이 극히 적은 탓 이다. 이에 따라 연료전지 제조업체들은 좀 더 효율적인 전해질과 촉매를 이용하거나 실제 부피보다 표면적을 넓혀 주는 설계 기술 등을 적용해 결합반응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연료전지가 하나의 셀을 사용하지 않고 수백 개의 셀을 적층해 스택(stack) 형태로 제조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연료전지는 인류에게 더없이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에너지 효율이 무려 35~50%에 달하는 것. 열에너지의 활용도까지 포함하면 에너지 효율이 70~80%에 이른다. 반면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은 에너지 효율이 10~20%에 불과하다.

실제 차량용 내연기관 엔진 대부분은 연료가 지닌 에너지 중 단 20%만 이용하고 나머지는 열로 소실된다. 연료전지의 또 다른 장점은 자동차와 같은 운송수단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

연료탱크 대신 수소 저장용기를, 내연기관 엔진 대 신 전기모터와 연료전지를 탑재하면 물 이 외에는 어떤 오염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일종의 전기자동차가 된다.

차량, 휴대기기 등 활용성 다양

현재 개발되고 있는 연료전지 대부분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로도 불린다. 하지만 전해질의 종류나 수소와 산소의 결합 환경 등에 따라 크게 5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 는 고분자 물질을 전해질로 사용하며, 연료 전지시장 활성화의 포문을 열어젖힐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타 연료전지에 비 해 낮은 80~100℃의 온도에서 수소·산소 이온 결합반응이 일어나고 작동을 위한 예열시간이 짧다는 게 최대 메리트다. 또한 부피당 효율도 높다. 이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시스템을 온·오프 해야 하는 가정용 연료전지와 자동차용 연료전지를 주요 사용처로 삼고 있다.

인산형 연료전지(PAFC)는 대표적 1세대 연료전지로서 전해질은 95% 농도의 인산 (H₃PO₄)이다. 작동 온도는 160~250℃ 정도며, 가정용과 소규모 발전용 연료전지로 쓸 수 있다. 최대 장점은 결합반응이 일어날 때 이산화탄소나 탄화수소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미국 UTC사 등 몇몇 연료전지 선도 기업들이 1990년대부터 상용화를 추진했지만 가정용은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에, 발전용은 용융 탄산염 연료전지(MCFC)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에 뒤져 지금은 주무대에서 다소 밀려나 있는 상태다.

용융 탄산염 연료전지(MCFC)는 2세대 연료전지 격으로 용융 탄산염을 전해질로 쓴다. 650℃ 이상의 온도에서 작동되며, 수소와 함께 일산화탄소(CO)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 이 때문에 석탄가스화 시설, 제철소 등 다량의 일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설비 인근에 용융 탄산염 연료전지 (MCFC) 발전소를 건설하면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는 지르코늄 옥사이드(ZrO₂)를 비롯해 세라믹 계열의 고체 산화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데, 가장 발전된 형태의 연료전지로 꼽힌다. 전해질이 고체지만 작동 온도가 750~1000℃의 고온이어서 산소이온의 이동이 가능하다.

이 같은 고온 환경에서는 촉매 없이도 연료가 개질돼 고가의 촉매 사용량도 최소화 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효율이 현존 연료 전지 중 최고 수준인 50%에 달하고 고온의 열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어 열병합 발전용으로 적합하다.

이밖에 노트북, 휴대폰 등 소형 휴대기기에 채용될 수 있는 메탄올 연료전지(DMFC) 가 있다. 메탄올(CH₃OH)을 직접 전기화학 반응시켜 발전하기 때문에 커다란 수소 저장용기가 필요치 않아 소형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반응 속도가 늦어 생산되는 전기의 출력도 낮고 고가의 백금 촉매를 다량 사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 추가적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수소 인프라 조성 시급해

현재 국내 연료전지 기술은 일본 등 선진국 대비 약 80%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부품·소재 측면에서 전해질, 전극 접합체(MEA) 등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전극 접합체(MEA)는 전기를 생산하는 전극 부분과 이온 교환막이 일체형으로 접합된 필름형태의 부품으로 이 성능에 따라 단위 면적당 출력이 좌우된다. 세계적으로 이들 부품은 듀폰·3M·고어·이온파워 등 극소수의 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연구자들은 또 연료전지 스택의 핵심 부 품 중 하나인 카본 분리판 역시 추가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카본 분리 판에는 수소와 산소의 이동을 돕기 위해 미세한 홈이 파여 있는데, 정밀가공 공정이 연료전지 가격의 상승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탄소 소재 자체도 고가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타이어가 몰딩 기술을 이용, 프레스 압착형태로 카본 분리판을 찍어내는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도 영종도 신공항 건설 당시 내 부식성이 우수한 스테인리스강을 개발했던 경험을 살려 스테인리스 소재의 분리판 개 발을 추진 중이다. 스테인리스는 탄소 소재에 비해 가공이 쉽고 박막화도 가능해 이 기술이 개발되면 분리판 가격을 상당 수준 낮출 수 있다.

연료전지 시장이 풀어야할 또 다른 숙제 는 수소 인프라의 조성이다. 현재의 연료전지 기술은 대부분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 이를 공급하는 인프라 구축 없이 연료 전지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일본 모두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소가 아닌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도록 개발한 것도 이에 기인한다. 차량용 연료전지도 마찬가지다. 수소충전소라는 인프라 없이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나 연료전지는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개 발해내더라도 연료인 수소를 보급 받을 수 없다면 누구도 구입하려들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발전용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해질 등 부품·소재나 수소 인프라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용융 탄산염 연료전지(MCFC)는 고온에서 작동돼 고가의 촉매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 시장의 안정적 창출을 위해서는 풍력·태양광 발전처럼 정부로부터 발전차액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관련업계에서는 200kw급 이상의 발전시설에만 적용되는 kw당 260원의 발전차액 지원을 수소연료전지 발전에 한해 200kw급 이하 시설에도 적용해줄 것 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대덕=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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