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브래스카 주 국유림에 본거지를 둔 그녀는 61억 평 넓이의 북부 대평원을 화석 도둑으로부터 지키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곳의 연방정부 직원 중 유일한 고생물학자인 그녀의 임무는 기존에 화석이 도굴된 장소를 조사하고, 피해를 평가하며, 법집행기관이 화석 도둑을 잡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맞서 싸워야 할 적은 압도적이다. 1년에 조사해야 할 화석 도굴 사건만 10여건이 넘는데, 그 중 법정까지 가는 것은 1~2건에 불과하다.
보통은 지면에 구멍 하나만 남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리고 현행범을 잡았다 하더라도 빠져나갈 구실은 얼마든지 있다.
일부 화석 도굴꾼은 화석 이빨 하나에 수백 달러, 희귀한 두개골 화석 하나에 수만 달러 정도를 받고 캐낸 화석을 팔아치운다.
그리고 화석이 많은 지역의 여름 별장을 빌려 화석 사냥에 나서는 뻔뻔함까지 보인다. 어떤 때는 진짜 고생물학자들이 작업하는 화석 발굴 현장에까지 쳐들어오기도 한다.
비즐리는 버펄로 갭 국유 초원의 화석 발굴 현장에서 도굴꾼들이 바다의 티라노사우루스라고 할 수 있는 모사사우루스의 두개골을 훔쳐 달아난 사건을 떠올린다.
하지만 도굴꾼들은 바로 그 옆에 새끼 모사사우루스의 멀쩡한 전신 화석이 있는 것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화석 도굴꾼은 화석의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두개골이나 이빨 같이 멋지게 생긴 화석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 비즐리는 현실주의자다.
대부분의 화석 도굴 사건은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수사를 계속할 수 없으며, 그저 공공기물 절도사건 정도로 기록되고 끝난다.
하지만 화석 도굴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보고함으로서 대평원의 사람들에게 화석 도굴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리고, 이를 통해 화석의 손실을 어느 정도 막고자 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확실히 좌절할 때도 많아요. 그래도 화석이 돈이 되니깐 훔쳐가는 사람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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