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한 설계팀이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태양 에너지로 항해하는 요트를 선보였다. 앙카라에 소재한 디자인노비스사가 설계한 이 요트는 연료로 태양과 바람만을 사용한다. 바람이 불 때는 돛으로 항해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돛에 장착된 태양전지 패널을 통해 전기모터를 돌린다.
200마력짜리 전기모터 2개는 물속에 들어가 있는 날개 끝에 각각 장착돼 있다. 바람이 불면 이 날개는 접혀져 선체의 저항을 줄인다. 하지만 폭풍이 불 경우 돛은 접혀지고 아래쪽 날개는 펴져 요트의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전체적인 외형은 요트라기보다는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X윙 전투기처럼 생겼다.
최근까지 요트는 공해물질을 발생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마니아들조차도 돛대 3개짜리 요트에 선미 착탈식 모터를 달고 입항하거나 출항할 때 사용한다.
현재 미국에는 모터로 구동되는 재래식 보트를 포함해 탄화수소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용 엔진이 무려 1,000만대나 있다.
터키의 기계 설계회사인 디자인노비스사의 하칸 귀르수와 쇠쥠 도간은 탄화수소연료를 쓰지 않고 공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멋진 요트를 만들고자 했다. 그 결과 그들은 볼리탄이라는 이름의 길이 31.5m, 높이 7.5m의 콘셉트 요트를 설계하게 됐다.
볼리탄은 지중해에서 볼 수 있는 날치를 말하는데, 이름에 걸맞게 최고 속도가 18노트(시속 33km)에 이른다. 이 요트의 연료는 오직 태양과 바람뿐이다. 선체는 탄소섬유와 에폭시수지로 돼 있어 강하면서도 가볍다.
태양전지 패널이 장착된 2개의 단단한 돛은 마치 날개 모양으로 선체에서 뻗어 나와 있다. 이 돛은 바람이 불 때는 요트에 추진력을 제공해 주지만 그렇지 않을 때라도 장착된 태양전지 패널로 200마력의 전기모터 2대를 돌려준다.
이 돛은 햇빛과 바람을 가장 잘 받도록 선내 컴퓨터로 조정된다. 또한 이 돛에서 만든 태양에너지는 선체 중앙의 선박용 배터리에 저장된다. 배터리는 밸러스트 구실도 한다. 특히 아래쪽 날개에서는 또 다른 안정 핀이 회전하면서 최고 60노트(시속 111km)의 바람 속에서도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해준다.
귀르수와 도간은 요트를 멋지게 만드는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이 요트는 2007년 국제 디자인상 운송부문과 선박부문에서 각각 상을 탔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볼리탄은 아직 완성품이 아니다.
만약 완성된다면 007 영화에 나오는 악당의 배로 추천하고 싶다. 이 요트는 이산화탄소도 배출하지 않을 만큼 흔적을 남기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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