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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과학기술 영화 가이드

바야흐로 블록버스터의 계절이다. 미치광이 과학자, 폭주하는 로봇, 그럴듯한 물리학 법칙이 등장한다. 파퓰러사이언스는 독자들을 위해 영화 가이드를 준비했다. 황당 지수(EGQ)를 보면 영화의 어느 부분이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코미디인지 알 수 있다

스피드 레이서

5월 9일 개봉
나스카, X 게임스, 아메리칸 글래디에이터 등과 비슷한 애니메이션·실사 합성영화로 미래 스포츠에 뛰어든 경주용차 레이서의 얘기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기반하고 있으며,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쇼스키 형제 작품이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연은 바로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는 자동차들, 그 중에서도 ‘마하 5호’다. 이 자동차의 바퀴는 180˚ 회전이 가능하며 잭을 사용해 하늘을 날 수도 있다. 그리고 로봇 비둘기를 발사해 전방의 상황을 촬영, 앞으로 갈 길의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레이서가 그것을 보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감상 포인트: 강렬한 시각 효과. 워쇼스키 형제는 선구적인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영화의 실사 주인공들은 부자연스럽게 밝은 환경에서 경주와 전투를 수행한다(38페이지의 디지털 세계 만들기 참조).

황당 지수: 상(上). 영화 제작자들이 마하 5호의 기술로 선보인 것들은 모두가 엉터리다.

아이언 맨

5월 2일 개봉
이 영화는 만화를 기초로 한 작품이다. 처음에는 바람둥이 술꾼이 등장했다가 마지막에는 로봇 슈트를 입은 두 명의 미친 천재가 사생결단을 벌인다. 영화 내용은 뛰어난 공학적 재능 외에는 어떤 초능력도 없는 발명가 토니 스타크가 로봇 슈트를 발명해서 비행기를 따라잡고, 팔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며, 범죄와 싸운다는 내용이다.

감상 포인트: 바로 로봇 슈트다. 이 로봇 슈트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디자이너 쉐인 머핸은 이것을 가리켜 ‘사람이 입을 수 있는 제트기’라고 평했다.

황당 지수: 중(中)~상(上). 이 영화는 원작
만화에서 묘사한 로봇 슈트의 기능 중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것, 예를 들면 유전자 기술을 사용해 슈트가 골수에서 튀어나오도록 설계됐다든지 하는 것은 생략했다. 그럼에도 사람이 입을 수 있는 제트기라는 점은 황당하다.

헐크 2

6월 13일 개봉
커다란 녹색 괴물이 돌아왔다. 2003년 영화와 같은 주인공, 같은 스토리가 다시 나온다. 물리학자 브루스 배너는 감마선의 영향을 받아 이성을 잃으면 탱크도 날려버리는 괴물로 변신하는 질환을 치료하려고 한다.

감상 포인트: 헐크. 2003년판 영화에 실망했던 사람들이라면 이번에 제작자들이 만든 키 2.4m, 몸무게 225kg의 괴물을 꼭 보길 바란다.

황당 지수: 상(上). 방사선이 사람을 녹색 괴물로 바꿔버린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해프닝

6월 13일 개봉
이 영화가 비밀주의로 악명 높은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의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뭔가 일이 생겨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는 것 정도밖에는 말할 수 없다.

감상 포인트: 식물에서 추출한 자살 유도 신경독이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황당 지수: 상(上). 하지만 샤말란 감독의 영화라면 마지막 5분을 볼 때까지 알 수 없다.



겟 스마트

6월 20일 개봉
실수를 연발하는 비밀요원 맥스웰 스마트가 악의 조직 KAOS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은 1960년대 판 텔레비전 시리즈물을 영화화한 것이다.

감상 포인트: 각종 비밀도구. 신발 전화기는 물론 불을 뿜고 소형 하푼 미사일을 발사하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가 나온다.

황당 지수: 중(中). 비밀도구들이 너무 복잡하다. 하지만 영화 제작자들은 이것들을 매우 그럴싸하게 보이도록 한다.

월-E

6월 27일 개봉
쓰레기 때문에 인류가 모두 떠나버린 지구. 월-E(지구형 폐기물 분배·적재·수송 로봇)라는 로봇이 700년 동안 지구의 넘쳐나는 쓰레기를 치우다가 우연히 지구 밖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인류를 다시 지구에 돌아오게 하는 비밀을 발견해 낸다. 간단히 말해 룸바가 지구를 구하는 것이다.

감상 포인트: 토이 스토리와 라따뚜이를 만들었던 픽사 스튜디오는 로봇이 나오는 이번 작품에서도 뭔가를 보여준다.

황당 지수: 하(下). 대화는 거의 없고, 활동하는 월-E의 비디오 클립이 나온다. 이 로봇은 마치 현재 존재하는 실물, 적어도 수 백 년 내에 개발될 물건처럼 보인다.

3차원 여행

7월 11일 개봉
쥘 베른의 소설 ‘지구 중심으로의 여행’을 각색한 작품. 한 과학자와 그의 조카가 쥘 베른의 소설에 나온 통로가 실제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 잃어버린 세계를 탐험한다는 내용이다.

감상 포인트: 실감나는 3D 입체 영상. 3D 기술 개발사인 리얼D사의 브라이터 프로젝터를 사용하면 색상 번짐이나 떨림 현상 없이 실감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황당 지수: 상(上). 이 영화의 웹사이트에서도 주인공 과학자의 이론이 정통 과학이론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과학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방패인 것이다.

다크 나이트

7월 18일 개봉
배트맨이 미친 살인마 조커와 싸우기 위해 돌아왔다. 유연함과 강도를 모두 갖춘 티타늄 합금의 방탄슈트와 칼날을 쏘아대는 긴 장갑, 쏘면 목표에 들어붙는 총탄 등 몇 가지 새로운 무기를 들고 말이다.

감상 포인트: 배트맨의 장비, 특히 그의 새로운 이동수단인 배트포드(Batpod)는 큰 바퀴가 달린 전천후 모터사이클로 기관총, 기관포로 무장하고 있다.

황당 지수: 하(下). 악당 조커가 도시 전체를 한 번에 파괴할 수 있는 초강력 무기에 병적으로 집착한다. 공격을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정이 너무 복잡해 배트맨이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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