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맞는 예방접종도 병원균을 죽이는 항체를 주사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유발시키기 힘들 만큼 기능을 약하게 한 병원균을 투입, 인체에 미리 항체를 만들어 놓는 것이다.
그런데 여타 병원균들과 달리 매년 예방접종을 해도 죽을 때까지 면역력이 생기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인플루엔자라고 불리는 감기 바이러스가 그 주인공이다.
실제 홍역, 천연두, 소아마비 등의 백신은 수 십 년간 면역력을 발휘하는 반면 인플루엔자는 예방백신의 유효기간이 3개월에서 최대 6개월에 불과하다.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사실상 매년 백신을 새로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인플루엔자의 변종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올해 A라는 인플루엔자에 맞춰 항체를 만들어 놓았더라도 내년에는 B, 내후년에는 C 등 매번 공격해오는 인플루엔자의 종류가 달라 기존의 항체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의 많은 의학자들이 지금까지 출현한 모든 인플루엔자와 향후 모습을 드러낼 모든 변종 인플루엔자들에 효과를 발휘하는 슈퍼백신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상용화돼 인류가 감기로부터 해방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