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실제 은(銀)을 깎아 만든 자동차가 있다면 그 고급스러움은 어느 자동차에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은을 깎아 자동차를 만들 수는 없지만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모델인 ‘메르세데스 CL65 AMG’는 은을 깎아 만든 것처럼 보인다.
바로 은색 나노 페인트를 사용해 외장을 도포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BASF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은색 나노 알루빔(Alubeam) 페인트는 일반 차량용 페인트 안료 크기의 10분의 1에 불과한 30~50㎛ 크기의 알루미늄 안료를 포함하고 있다.
기존 은색 페인트의 경우 육안으로는 매끈해 보여도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덩어리진 페인트 입자들이 불규칙적으로 자체 표면에 덮여 있어 빛을 난반사하게 된다.
반면 새로운 은색 나노 페인트속의 알루미늄 입자는 차체 표면을 거의 평면적으로 덮고 있기 때문에 일정한 각도로 빛을 반사시키고, 이를 통해 은 공예품과 같은 섬세한 질감을 구현한다.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량이라고 해서 모두 은으로 깎아 만든 것 같은 나노 페인트 외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
새로운 나노 페인트를 도색하려면 모두 수작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작업으로 은 나노 페인트가 칠해진 차량은 604마력에 29만5,000달러의 호화판 모델인 CL65 AMG 40주년 모델.
이 모델은 40대만 한정 판매된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사의 저가형 모델들도 값비싸 보이도록 하기 위해 은색 알루빔 페인트의 도장을 계획하고 있어 조만간 상당수의 메르세데스 구매자들도 은으로 깎은 것 같은 차량을 소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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