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관련해서는 난치병 치료를 위한 신약개발, 피부에서부터 장기를 재생하는 생체재료 기술까지를 범주로 하고 있다. 동식물은 형질을 전환해 보다 유용한 형태로 바꾸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생명공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의 신체와 유전자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아는 것이 필수다. 자료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의 역사
동식물의 유전자(gene)를 바꿔 인간생활에 보다 유용한 형태로 전환하거나 신약 등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을 포괄해 생명공학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생명공학은 먼 미래의 연구영역으로만 이해되고 있지만 그 역사는 1863년 그레고리 멘델이 완두콩 실험을 통해 유전법칙을 발견한 것이 시초다.
즉 현 세대의 특징들이 다음세대로 유전되고, 열성과 우성의 유전자법칙을 통해 보다 유용한 형태로의 형질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1953년에는 왓슨과 클라크가 유전물질인 DNA(deoxyribonucleic acid)의 이중나선구조를 규명함으로써 DNA에 의해 현 세대의 특징이 다음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후 유전물질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됐고, 각종 동식물에 대한 유전자지도가 만들어졌다.
유전자지도는 유전자의 각 부분들이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 밝혀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료다.
지난 1990년 미국 등 세계 각국은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의 유전자지도를 만들어 내는 ‘인간게놈프로젝트(HGP)’를 시작했으며, 2001년 2월 마침내 인간게놈지도를 완성하게 된다. 이로써 인류의 생명공학은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
현재 생명공학의 연구영역은 인간과 동식물,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살아있는 생명체 모두를 포괄하고 있다. 인간과 관련된 부분으로는 인간의 난치병 치료를 비롯해 신약개발, 피부에서부터 신체장기 등을 재생하는 생체재료 기술까지를 범주로 하고 있다.
동물 연구 분야에서는 동물의 유전자 형질을 전환해 보다 유용한 형태로 바꾸거나 동물 및 곤충으로부터 인간에게 유용한 신약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해 내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식물 분야에서도 이와 유사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다루기 쉬워 생명공학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미생물은 농업을 비롯해 오염물질 제거와 에너지 생산 등의 분야, 그리고 각종 식품생산 등에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유전정보의 사령탑, 세포 핵
생명공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의 신체와 유전자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을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는 바로 세포(Cell)다. 인간은 대개 수십조 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또한 세포는 핵, 세포막, 세포 내 소기관들로 구성돼 있다.
이중 핵(nucleus)은 세포 증식과 유전 현상을 담당하는 생명활동의 중심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세포의 핵 속에 유전정보를 담는 그릇에 해당하는 염색체(chromosome)가 존재하며, 염색체는 유전물질인 DNA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바로 핵이 유전정보의 사령탑인 셈이다.
염색체는 유전물질인 DNA가 고밀도로 감겨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염색체 안에는 유전정보의 기본 단위인 유전자가 들어 있으며,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다.
이를 다시 정리해 보면 동식물을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 단위인 세포 내의 핵에 염색체가 존재하며, DNA가 고밀도로 감겨 있는 형태의 염색체 안에는 유전자가 들어있다. 그리고 이 유전자가 바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것.
인간의 경우 모든 체세포에는 46개(23쌍)의 염색체가 들어 있으며, 생식세포인 정자와 난자에는 그 반인 23개의 염색체가 있다.
특히 23번째 염색체는 서로 모양이 다른 X와 Y 두 종류의 염색체가 있다. 즉 여자는 XX, 남자는 XY로 쌍이 이뤄져 성별이 구분된다.
1990년 시작된 휴먼게놈프로젝트는 약 30억 쌍의 인간 유전자 전체에 대한 DNA 염기서열을 해석하는 연구다. 2000년 6월 인간게놈지도의 초안이 발표된데 이어 2001년 2월에 인간게놈지도가 완성돼 발표됐다.
인간게놈지도 연구가 완료된 이후 유전자 자체의 기능을 연구하는 포스트 게놈(Post-genome) 시대가 열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휴먼게놈프로젝트 등의 연구를 통해 DNA의 구성단위가 뉴클레오티드라는 것이 밝혀졌다. 뉴클레오티드는 염기, 당, 인산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화학적 단량체로 DNA 사슬의 기본 구성단위다.
DNA 사슬은 하나의 뉴클레오티드에 있는 당과 그 다음 뉴클레오티드에 있는 인산과의 공유결합에 의해 축을 이루며, 염기는 이 축을 따라 배열되기 때문에 뉴클레오티드의 배열순서는 곧 DNA 염기서열을 의미한다.
DNA 염기에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등 4종류가 있으며, 염기서열이 바로 유전정보를 나타낸다.
즉 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디지털 정보가 0과 1의 두 가지 부호에 의한다면 유전정보는 아데닌, 티민, 구아닌, 시토신의 네 가지 염기서열 부호에 의해 구성된다.
이 같은 유전정보가 자손을 통해 다음세대로 전달되는 것은 바로 DNA 복제에 의해 이뤄진다. 4가지 염기 중 아데닌은 티민과 결합하고, 구아닌은 시토신과 결합하기 때문에 한 쪽 사슬의 배열이 결정되면 다른 한쪽은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 염기배열이 복제 가능하고, 세포 분열할 때 동일한 유전정보 전달이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유전자는 생명현상의 가장 중요한 성분인 단백질을 만드는데 필요한 유전정보를 말하며, DNA 염기서열로 표시된다. 현재 약 30억 쌍의 인간게놈에는 약 10만개의 염기서열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전자의 발현
세포 안에서 DNA가 단백질로 전환되는 과정을 유전자의 발현이라고 한다. 게놈 상의 DNA 유전정보가 짧은 중간 전달체인 RNA로 전사(복사)된 후 고유한 아미노산의 서열(단백질)로 전환되는 것.
즉 DNA 상의 염기서열이 RNA로의 전사 과정을 통해 아미노산이 만들어지고, 다시 여러 개의 아미노산이 모여 하나의 단백질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단백질들이 모여 인간 등 동식물의 생명현상에 필수적인 요소인 호르몬 작용, 질병, 인체방어 등의 기능을 하게 된다.
유전자의 발현 과정에서 단백질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먼저 유전자의 암호가 해독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게놈에 있는 DNA 염기서열 정보가 중간 전달체인 RNA 정보로 전사될 때 4 종류의 염기 중 티민이 우라실(U)로 바뀌게 되기 때문에 RNA 염기는 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우라실의 4 종류가 된다.
이처럼 염기서열이 아미노산 서열로 해독되기 위해서는 염기 3개가 1개의 아미노산을 지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구아닌-시토신-우라실(G-C-U)’과 같은 염기 3개가 하나의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형태며, 이를 코돈(codon)이라고 부른다.
이 코돈의 구성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아미노산의 종류가 결정되며, 특정 아미노산은 1개가 아닌 여러 개의 코돈을 중복해 지정함으로써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현재 확인된 인간 등 생명체 내부의 아미노산은 류신, 리신, 페닐알라닌 등 총 20 종류가 있다.
처음 발견된 아미노산은 아스파라긴으로 1806년 프랑스의 과학자 P.J. 로비케가 백합과 식물인 아스파라거스의 싹에서 발견해 아스파라긴으로 명명됐다.
또한 1820년 프랑스의 화학자 H.브라코노가 콜라겐에서 글리신과 류신 등을 발견했다. 이후 자연계에서는 보다 많은 아미노산이 발견됐으며, 약 80종이 발견된 상태다.
유전자의 암호해독 과정을 거쳐 염기서열에서 아미노산 서열로 바뀐 뒤, 다시 수 십 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고분자물질이 바로 단백질이다.
한 예로 눈물이나 달걀의 흰자 등에 많은 효소 단백질인 라이소자임은 약 129개의 아미노산이 펩티드 결합(peptide bond)을 통해 만들어지게 된다.
이처럼 단백질은 생명체의 구조와 생리활성을 담당하는 핵심 성분으로 수 십 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펩티드 결합으로 연결된 구조를 가진다. 결국 DNA의 유전정보는 단백질로 바뀜으로써 생명현상이 조절된다.
결론적으로 생명공학은 생명체의 기초 단위인 세포의 핵 내에 있는 DNA의 염기서열이 아미노산 서열로 바뀌고, 다수의 아미노산이 펩티드 결합을 통해 단백질을 생성하는 과정에 개입해 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서 동식물의 형질 전환 등과 같은 결과물을 얻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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