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남극에 망원경을 설치해 보일 듯 말듯 한 중성미자를 찾는다.
한 연구원이 남극대륙의 두꺼운 얼음을 뚫고 파낸 깊이 2.4km의 구멍 속으로 광학센서가 달린 무거운 케이블을 내려 보내고 있다.
이렇게 45kg 짜리 추를 5개 묶어 놓아야 탐지기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수직으로 이 얼음구덩이 속에 들어갈 수 있다.
녹은 물이 다시 얼어버리면 탐지기는 얼음 속에 고정된다. 2011년이 되면 남극대륙 중 1㎢에 이 같은 케이블 70개를 넣은 아이스큐브(IceCube)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우주 중성미자 망원경이 만들어진다.
아이스큐브는 초신성 같은 별이 태어날 때 생기는 신비의 고(高) 에너지 입자인 중성미자가 얼음분자와 부딪치면서 내는 푸른 섬광(이것을 체렌코프 방사선이라고 부른다)을 찾는다.
그런데 왜 하필 남극에 가야 하는 것일까.
우선 중성미자는 남극까지 오는 동안 대부분의 자연 방사능이 걸러진 후 매장된 망원경에 도달한다.
그리고 중성미자는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탐지기는 중성미자가 원자핵과 마주칠 확률이 높은, 즉 밀도 높은 물질 속에 배열돼야 한다.
남극의 얼음은 밀도가 높을 뿐 아니라 매우 깨끗하기 때문에 푸른 섬광이 중간에 흡수되지 않고 탐지기에 닿게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