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기르는 공장 형태의 농장 일이었죠.” 유해 물질 잠수부들에게 필독서인 ‘위험한 환경 속으로 잠수하기(Diving in High-Risk Environments)’의 저자 스티브 M. 바스키가 꼽은 최악의 순간이다.
“한 남자가 트럭을 몰다가 늪에 빠져 익사했거든요. 그 늪은 돼지의 대변과 소변으로 가득할 뿐 아니라 돼지에게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주사했던 바늘들을 버린 곳이었죠.” 어차피 누군가가 시신을 끌어내야 했기에 독성물질 전문 잠수업자가 나서게 된 것이다.
완전방수 캡슐 피복으로 만반의 준비를 한 독성물질 전문 잠수부는 구름처럼 쌓인 폐기물, 원자로 내부, 폐기물 유출이 발생한 미국의 해변과 내륙의 수로 속으로 수영해 들어간다.
환경보호처가 오염원을 발견하면 문제 해결을 위해 독성물질 전문 잠수부 팀과 계약을 한다.
즉 거대한 진공청소기로 오염된 호수 바닥을 빨아들이고, 다량의 유출 물질을 표면으로 끌어 올린다. 또한 석유 유출이 일어난 중심부 혹은 하수구로 잠수해 문제를 해결한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방수피복이 조금이라도 찢어지면 박테리아와 독극물이 순식간에 들어찰 수 있다.
시애틀에 소재한 발라드 해난구조잠수회사의 잠수부 제시 휴턴도 위기일발이었던 순간이 있다. “일하는 도중 잠수복이 날카로운 철이나 그 비슷한 것으로 구멍이 난 적이 있었죠.” 잠수부는 항상 최신 장비를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잠수부들은 대체로 보수가 좋다. 그러나 그건 회계사도 마찬가지다. 바스키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화학자, 외과의사, 생물학자로서의 지식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죠”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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