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다혈질의 성격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남자친구의 양다리 걸치기, 옆 차량의 갑작스런 끼어들기, 직장상사의 책임회피 등에 직면할 경우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욱’하는 기분을 참아내기 어렵다.
하지만 이제 이 같은 상황에 처해서도 아주 간단히 평상심을 유지하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코코아 차를 마시거나 코코아 함량이 많은 다크 초콜릿을 먹으면 된다.
최근 독일 쾰른대학병원 약리학과 디르크 타우버트 박사 연구팀은 미국의학협회가 발행하는 ‘내과학 기록’지 최신호를 통해 “2주간 173명을 대상으로 코코아와 혈압과의 연관관계를 실험한 결과, 코코아에 혈압강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대상을 코코아 섭취 팀과 비(非) 섭취 팀으로 구분했는데, 섭취 팀 87명이 비 섭취 팀 86명에 비해 최고혈압(수축기혈압)은 4.7mmHg, 최저혈압(확장기혈압)은 2.8mmHg 가량 낮아졌다.
타우버트 박사는 “이 정도의 효과는 이뇨제, 베타차단제 등과 같은 일반적인 혈압강하제를 복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이 결과는 코코아를 먹는 것만으로도 뇌졸중과 심장병의 위험을 각각 20%, 10%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녹차와 홍차를 가지고 343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실시했지만 이들의 혈압강하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섭취 팀과 비 섭취 팀의 혈압이 실험전후 차이가 없었던 것.
혈압강하 효과는 주로 폴리페놀 성분의 작용 때문인데, 홍차·녹차의 폴리페놀은 ‘플라반-3-올’(flavan-3-ol), 코코아는 프로시아니드(procyanid)다.
타우버트 박사는 “코코아의 효과는 평상시 다크 초콜릿을 통해 섭취하는 것보다 많은 양을 먹었을 때 확인됐다”며 “단기실험에 따른 결론이므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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