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과학자인 마크 졸러는 미국인들의 입맛을 조절, 식단을 개선해 줄 화학물질을 개발 중이다. 조만간 씁쓸한 싹눈 양배추도 맛있어 하게 될 것 같다.
식품에 들어있는 소금과 설탕은 일부 다른 성분들의 쓴 맛을 없애 준다.
예를 들어 콜라에 감미료를 넣지 않으면 카페인 성분 때문에 쓴 맛이 나게 된다.
샌디에고에 있는 생명공학기업인 세노믹스의 화학자 마크 졸러와 그의 연구팀은 감자 칩과 크래커, 탄산음료를 비롯해 대부분의 음식에 든 염분과 인공화학 조미료, 설탕의 양을 40% 줄일 수 있는 화학물질을 개발해 왔다.
현재 식품업계의 선두업체인 코카콜라와 네슬레 같은 회사 제품에 시험 사용 중인 세노믹스의 첨가제는 미각 수용체를 변화시켜 뇌에서 음식의 맛을 실제보다 더 나은 것처럼 인식시켜 주는 ‘미각 개선제’다.
가공식품 내의 화학조미료 사용량을 줄여 주는 성분인 세노믹스의 미각 개선제가 함유된 첫 제품들은 5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 측에서 이 성분들이 함유된 제품을 밝히지도 않겠지만 이 첨가제들은 소량이라 표시할 필요가 없어 소비자가 직접 알아낼 수도 없다.
하지만 함유 성분들 중 화학조미료 비율이 대폭 줄어들었는지 보면 된다. 파퓰러사이언스는 미각의 과학적 특성과 미각 개선제가 실제 식단을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해 졸러와 얘기를 나누었다.
“우리 제품은 식품에 들어가는 소금과 설탕의 양을 줄이면서 맛은 그대로 유지시켜 줍니다.”
Q: 세노믹스는 미각 수용체의 기능을 개선하거나 차단하는 네 가지 미각 개선제의 판매를 시작했다. 그 제품들은 어떻게 작용하나.
A: 미각 수용체는 설탕처럼 맛을 내는 성분들을 입 안의 세포들에 들러붙게 한다. 만약 단 맛 세포가 활성화되면 이 메시지가 뇌로 전달되고, 뇌에서는 뭔가 단 맛이 난다고 알려 준다. 우리 제품은 이 미각 수용체들의 기능을 키거나 끈다.
Q: 그렇다면 일례로 혀의 쓴 맛 수용체의 기능을 끄면 예전에 쓴 맛을 줄이기 위해 설탕을 많이 넣었던 식품에 설탕을 덜 넣어도 되는 건가.
A: 그렇다. 가공식품은 염분과 설탕 함유량이 높기 때문에 이를 줄여 영양분 구성의 질을 높이면서 맛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될 것이다.
Q: 인공 감미료의 새로운 제조법에 대해 특허를 내셨던데, 어떤 점이 다른가.
A: 현재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인공 감미료들은 사람들이 손가락으로 맛을 보며 감으로 만든 것들이지만 우리는 인공 미각 수용체로 인공 미뢰를 만들었다. 만약 어떤 화학물질이 미각 수용체에 닿아 들러붙으면 고유의 맛을 지녔음을 알게 된다.
Q: 쓴 맛 차단제를 사용해 보았나.
A: 그렇다. 하지만 어떤 맛인지는 아직 말할 수 없다.
Q: 귀사의 제품들은 안전한가.
A: 그렇다. 기존의 다른 인공 감미료들처럼 우리 제품도 극소량만 사용되고 식약청의 승인을 받는다.
Q: 식품 과학의 힘을 비는 대신 사람들에게 소금과 설탕 섭취량을 줄이라고 교육하면 안 될까.
A: 한 예로 소금이 없을 경우 음식이 제 맛이 안 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음식에 어느 정도의 소금을 넣지 않으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식품회사들이 염분을 25% 줄일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세상이 완벽하다면 사람들이 식습관을 바꾸어 맛없는 음식을 먹으려고 하겠지만 사실 사람들은 맛 때문에 음식을 선택하게 된다.
Q: 미각 수용체는 보편적인가.
A: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카린을 달게 느끼지만 이것을 달면서도 쓰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특정한 쓴 맛 수용체가 사카린에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쓴 맛 수용체의 기능을 차단할 수 있다.
Q: 미래의 식품 맛은 인공 감미료가 좌우하나.
A: 우리는 인공 성분뿐만 아니라 천연 성분들도
찾고 있다. 100% 인공 식품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는 하지 않는다. 나도 음식 고유의 맛을 느끼는 게 좋다.
IMPROVING TASTE
혀에는 1만개가 넘는 미뢰가 있다. 각 미뢰는 음식과 음료 내의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여러 개의 세포들로 구성된다.
새로운 미각 개선제는 이런 세포들에 들러붙어 단 맛이나 짠 맛 같은 맛을 뇌에서 더 잘 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효과를 이용해 제조업체들은 맛을 유지하면서도 제품 내의 설탕과 염분량을 줄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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