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야채과일 섭취, 적절한 운동… 정규적인 온수 좌욕도 큰 효과.
흔히 직장인의 생활하면, 스트레스, 과로, 피곤함, 음주 등의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아주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바쁘고 힘든 생활은 직장인들을 여러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으로 내몰며 치질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치질은 언제부터인가 입원 이유 1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아주 흔한 질환이다. 가끔씩 배변 후 경미한 출혈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질의 증상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 발생빈도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아주 흔한 질환으로 서양의 경우 전 인구의 5% 이상에서 치질 증세가 있으며 30세 이상과 분만 후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 문헌에 따르면 50세 이상에서 50%가 치질을 가진다고 한다.
치질의 가장 흔한 증상은 출혈과 치핵의 항문 밖으로의 돌출이다. 출혈은 초기에는 배변시 휴지에 선홍색 피가 묻다가 중기에는 배변 후 피가 뚝뚝 떨어지며 말기에는 배변과 상관없이 피가 날 수 있다.
통증은 없는 경우가 흔하며 통증이 심한 경우는 혈전증이나 합병증이 동반 된 경우가 많다. 그 외 항문주위가 매우 가려운 소양증과 점액성 삼출물이 내의에 묻는 경우 등이 있는데 이는 보통 3기 이상의 심한 경우에 오는 증상이다.
내치핵의 증상 분류는 다음과 같다.
1기 : 출혈만 있으며 항문으로 돌출되는 것은 없음
2기 : 배변시에만 치핵이 항문으로 돌출되었다가 배변이 끝나면 저절로 원래 위치로 환원되는 경우
3기 : 배변시 치핵이 항문으로 돌출되어 일정기간이 지나야 환원되거나 손으로 밀어 넣어야 환원되는 상태
4기 : 치핵이 항문으로 돌출되어 손으로 밀어 넣어도 환원되지 않고 괴사나 통증을 유발하는 상태
그러나 위와 같은 치질 환자들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수술은 탈항이 빈번하게 되거나, 합병증을 동반한 치질에 한하는 경우가 많으며, 오히려 가끔씩 배변 후 출혈이 되는 정도라든지, 탈항이 되지만 배변 후에는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치질은 수술보다는 보존적인 치료가 권유된다.
모든 치료의 원칙은 우선 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원인을 피하는 것이다. 전신적인 과도한 스트레스, 과로, 피곤함과, 음주 및 불규칙한 식사와 지나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 운동부족, 잘못된 배변습관이 모두 치질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직장인의 생활은 전적으로 치질이 생기거나 나빠질 수 있는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흔히 전 날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 날 배변 시 발생한 출혈 때문에 놀라서 병원을 방문하는 많은데 이 경우 치질 악화되어 출혈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끄러운 부분이지만 너무 힘들어서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치질을 방지하기 위해선 생활을 변화시켜야 한다. 우선 좋은 배변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오랜 시간 신문을 보며 화장실에 앉아서 힘을 주고 있다면 당장 이런 습관을 고쳐야 한다.
또한 쾌변과 변비예방을 위해서 충분한 야채나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기름진 음식이나 불규칙한 식사 혹은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치질을 예방하는 데 좋다.
출혈이 잦은 사람의 경우는 온수 좌욕을 정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변화만으로도 치질의 대부분은 예방될 수 있다. 물론 심한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사실 많은 질병을 예방하고 생활의 활력을 주는 방법과 대동소이 하다. 최근 음주를 피하고 운동을 즐기는 등 직장인의 생활양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이것만으로도 치질환자가 많이 줄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자! 이제부터 활력 있는 직장인으로 탈바꿈하고, 더불어 치질까지 예방하도록 식습관과 생활의 변화를 주어보자.
Profile
김희철 교수
▷ 1989년 서울의대 졸
▷ 1998년 서울의대 대학원(석사. 외과학)
▷ 1991년 서울의대 대학원(박사. 내과학)
▷ 1999년 영국 옥스포드대학 왕립암연구재단(ICRF) 연수
▷ 1999.3 ~ 2001.3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외과 전임강사
▷ 현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외과 부교수
▷ 특기사항
유전성 대장암을 포함한 대장암의 발암기전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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