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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에 외계 생물체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지금 인도 남부에 위치한 곳프리 루이스 교수의 연구실 한쪽에 외계 생물체가 담긴 샘플병이 놓여있을지도 모른다.

이 병에는 붉은 빛을 띤 뿌연 빗물이 담겨있다. 마하트마간디大 고체물리학과 교수인 루이스 박사는 지난 4월 ‘천체물리학 및 우주과학’이라는 유명 학술지에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루이스 박사는 문제의 샘플, 즉 2001년 여름 케랄라 주에 산발적으로 내린 정체불명의 핏빛 빗물에 외계 미생물이 섞여있다는 가설을 상정하고 있다.

루이스 박사는 빗물에서 세포처럼 생긴 10마이크론 크기의 구조체를 추출해냈다. 이 물체는 두꺼운 막에 싸여 붉은 빛을 띤 기이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더욱 기묘한 것은 수십 차례의 실험 결과 문제의 입자에 DNA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약 320℃로 가열된 물속에서도 대량 증식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점이다(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생물체가 견뎌낼 수 있는 물의 최고온도는 121℃ 정도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능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루이스 박사는 문제의 입자가 우주의 척박한 생존 여건에 적응한 외계 박테리아가 아닐까 가정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미생물이 혜성이나 운석에 묻어 있다가 혜성이나 운석이 대기권 상층부에서 파열되면서 때마침 인도 상공에 형성돼있던 비구름에 섞여 들어간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루이스 박사의 가설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문제의 세포들은 외계 생물체의 실존을 확인시켜주는 사상 최초의 증거물이 될 것이다. 또한 이로써 지구 생물체의 발생 기원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하는 새로운 실마리도 얻게 될 것이다.

지난 해 겨울 루이스 교수는 카디프대 천문학과의 찬드라 윅라마싱헤 교수팀 측에 일부 샘플을 보낸 바 있다.

현재 윅라마싱헤 교수팀은 루이스 박사의 실험과정을 반복 재현하는 데에 애쓰고 있다. 윅라마싱헤 교수는 이 실험을 통해 얻은 연구 결과를 올해 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보다 현실성 있는 각종 가설이 우후죽순으로 제시되고 있다. 2001년 인도 정부에서 주관한 한 조사 결과에서는 일부에서 혈우(血雨)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의 발생원인을 조류(藻類)에 두고 있다.



인도의 붉은 비에서
발견된 기이한 미생물은
우주에서 유입된 것일까?


이 밖에도 곰팡이 포자, 아라비아 반도에서 날아온 붉은 먼지, 심지어 상공을 날던 박쥐떼가 유성에 맞으면서 흘린 피 등을 이상물체의 정체라 주장하는 각종 가설이 제기돼왔다.

루이스 박사팀은 이런 학설들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조류나 곰팡이 모두 DNA를 지니고 있으며 핏속 혈구세포의 경우 얇은 벽이 존재함은 물론 공기나 물에 노출되자마자 사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혈구세포의 경우 증식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윅라마싱헤 교수는 “이들 세포의 중간 단면을 잘라 TEM(투과형 전자현미경)에 포착된 모습을 이미 몇 장 촬영해둔 바 있다. 큰 세포의 안쪽에 작은 딸 세포가 자라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설명한다.

루이스 박사의 이론은 윅라마싱헤 교수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윅라마싱헤 교수는 25년전 외계생명체 유입설에 대해 공동 저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 학설에서는 박테리아가 묻은 우주 암석을 지구 생명체의 기원으로 가정하고 있다.

“40억년 전 혜성에 묻어 날아온 외계 생물체가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됐다는 가설이 사실이라면 지금 우리 주위에도 시시때때로 외계 미생물이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도의 적우(赤雨)도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윅라마싱헤 교수는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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