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을 잠재울 여러 가지 방안 중에 하나는 허리케인 예상 경로에 위치한 바다 표면에 유막을 형성하는 것이다. 마이애미의 국제허리케인연구센터 교수이자 전(前) 해양대기청 허리케인조사부 국장인 휴 윌로비에 따르면 허리케인의 중심부에 위치한 강우대는 바닷물에서 수분을 흡수하여 성장하기 때문에 바다 표면에 유막을 형성하여 허리케인의 수분흡수를 막으면 허리케인의 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MIT에서 대기 과학을 연구하는 케리 엠마누엘은 2002년 실험실에서 이 유막 실험을 수행했으나 물살의 세기를 높이자 유막은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다. 윌로비는 “바람이 100노트로 불면 바다에 더 이상 표면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거품으로 가득 찬 물과 물보라로 가득 찬 공기가 서로 계속 변환하는 거죠.”라고 말한다. 그리고 거친 바람에도 액체물질이 바다 표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실험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100,000톤 짜리 탱크들로 뿌리는 방안도 있습니다.”
화물비행기 여러 대를 사용해 허리케인 상공에 수천 톤의 수분흡수제 분말을 살포해 비구름에서 습기를 증류시키는 방법도 있다. 누수된 차에서 기름을 흡수하는 차고 매트 등의 강력한 흡수제를 생산하는 다이오매트(Dyn-O-Mat)사는 이미 초기 실험에서 성공의 가능성을 보인 젤을 개발 중이다. 2001년 7월 다인오매트의 기술팀에서는 플로리다 해안에 불어온 작은 폭풍 상공에 4000톤 가량의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8000파운드의 다인오젤(Dyn-O-Gel)을 살포했다. 그리고 몇 분 후 폭풍은 도플러기상레이더 상에서 사라졌다.
솜씨로 다루기에 너무
거대하고 강력한가?
허리케인의 경우에는 2가지로 진행된다. 첫째 수분흡수제 분말을 살포해 구름이 완전히 마르면 폭풍은 사라진다. 그리고 수분을 머금은 분말이 젤이 되어 폭풍 아래 바다로 떨어지면 폭풍의 연료가 되는 따뜻한 물을 냉각시켜 폭풍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다인오매트의 창립자이자 CEO인 피터 콜다니는 이미 초대형 탱크를 장착하고 실제 허리케인에서 시험을 수행할 747기를 임대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동시에 플로리다주립대학과 미국국립대기연구센터, 미국해양대기청 등 유수 기관에서 과학자들을 모집하여 컴퓨터 모델 상에서 대형 폭풍에서 젤의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이 여기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표하고 있다. 해양대기청에 근무하는 허리케인 전문가 크리스 랜드시는 허리케인은 인간의 서툰 솜씨로 다루기에 너무 거대하고 강력하다고 여긴다. 그는 “뇌우 활동 하나만으로도 지구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200배를 만들어냅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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