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의대 황우석·이병천 교수팀은 사냥개의 일종인 ‘아프간 하운드(Afghan hounds)’ 2마리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복제 개 2마리 중 1마리는 지난 4월 24일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나 현재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며, 5월 29일에 태어난 복제 개는 22일만에 폐렴으로 죽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복제 개와 체세포를 제공한 개 모두 수컷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특허 출원됐으며 이날 발간된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표지 그림과 함께 게재됐다.
지난 96년 영국 로슬린연구소 이언 윌머트 박사팀이 면양 ‘돌리’를 복제한 이후 각국에서 젖소와 고양이, 염소, 돼지, 말 등이 잇따라 복제됐지만 개 복제에 성공한 것은 우리 연구팀이 처음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개 복제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개가 다른 동물과 달리 난자가 미성숙한 단계에서 배란이 이뤄지는 데다 체외에서 성숙을 유도할 수 있는 체외배양 체계가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난자의 배란이 이뤄지는 나팔관에서 성숙한 난자를 찾는데 성공했다.
이후 복제과정은 다른 복제동물과 마찬가지로 체세포 복제방식이 사용됐다.
즉 복제 대상인 3년생 아프간 하운드의 귀에서 체세포를 떼어낸 뒤 이 체세포를 일반 개에서 채취한 난자 속에 있는 핵 자리에 이식한 다음 배양과정을 거쳐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복제 개를 임신시켰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실험에 참여한 개 1마리당 평균 12개의 난자를 채취, 1천 95개의 재조합 배아를 만들었으며 모두 123마리의 대리모에 5~12개의 배아를 이식, 최종적으로 복제 개 3마리를 임신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각각 2개월간의 임신과정을 거치면서 1마리는 유산했으며 최종적으로 2마리가 태어났다. 살아남은 복제 개는 4년생 리트리버(Retriver)가 대리모로 사용됐는데 태어날 때 체중은 530g이었다. 최종 복제 성공률은 1.6%로 분석됐다.
이 복제 개의 이름은 ‘Seoul National University(국립서울대)’의 첫 글자와 puppy(강아지)의 뒷글자를 따 ‘스나피(Snuppy)’로 명명됐다. 이 개는 현재 서울대 수의과대학 내에서 사육 중이다.
황우석 교수는 “스나피에 대한 유전자검사 결과 체세포를 제공한 아프간 하운드의 유전 형질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번 복제기술은 멸종위기 동물의 복원은 물론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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