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왜 체온이 올라갈까
몸이 아플 때 열이 나는 것은 몸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사람의 체온에서 살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체온을 올려 병균을 쫓아내거나 죽이려는 반응이 바로 열이다. 열이 난다는 것은 곧 몸 속의 백혈구, 즉 T-림파구가 병균에 맞서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따라서 열을 금방 식혀주는 것은 결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사람들은 흔히 감기에 걸려 열이 좀 오른다 싶으면 바로 약이나 주사로 열을 식히려고 드는데 이렇게 되면 바이러스는 더 잘 번식한다. 열이 40도까지 오르면 바이러스는 더 이상살 수 없으므로 열이 심하게 나기 전까지는 그대로 두었다가 심한 열로 인해 경련이 일어나거나 너무 괴로우면 찬물로 식혀주거나 열을 내려주는 약을 복용하면 된다.
심한 열에 시달리고 나면 반드시 따르는 현상이 갈증이다. 몸 속의 수분이 많이 빠져서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열을 앓으면서 생긴 몸 속의 독소를 배설시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생명의 법칙이다. 병균과 맞서 싸우는 백혈구는 직접 병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과산화수소라는 것을 만들어 병균을 공격한다. 병균이 다 죽은 다음에도 이 물질은 그대로 남는데 여기에서 분리되는 것이 바로 활성산소이다. 활성산소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세포의 변질을 가져오므로 이것을 빨리 내보내기 위해 물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갈증인 것이다.
따라서 열이 내린 다음에는 반드시 맑은 물을 많이 마시고 산화방지제가 다량 함유된 과일과 채소, 특히 비타민 C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아도 몸이 원하는 현상이다. 몸이 아프면 자연스럽게 목이 마르고 과일이 당기는 것은 모두 세포가 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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