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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 바이오시대의 섹스와 생식

전문인간은 종족보존을 위해 섹스를 하나 아니면 성희(性戱)를 위해 하나
종족보존을 위한 생식(生殖)에는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이 있는데 인간은 유성생식을 한다.

유성생식은 하등생물의 무성생식과 달리 암(♀)과 수(♂)가 존재, 서로 다른 배우자인 난자와 정자를 생성하며 이들이 수정해 종족보존을 위한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킨다. 이것이 행해질 수 있도록 암컷과 수컷이 육체적인 접촉을 갖는 것이 바로 성교(性交)인 섹스이다.

자식은 어느 부모에게나 금쪽같은 존재다. 부모들의 이 창조물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지는가는 섹스의 목적을 규명하는 관건이 될 수 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의 자식은 대를 이어갈 집안의 기둥이자 생산을 위한 노동력이고 노후의 안식처였다. 이에 따라 낳을 수 있는 한 자식을 많이 낳았고 다산(多産)을 다복(多福)으로 생각, 한집에 보통 6∼10명의 자식을 두었다. 이 시기에는 남존여비사상도 강해 딸들은 친정에서 조차 출가외인으로 찬밥신세였다.

그러나 농경사회가 붕괴되고 산업사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분신의 존재였던 자식은 외풍을 막아주는 울타리정도로 낮아졌다. 자식을 교육시키는데 돈이 많이 들고 자식들의 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이 낮아져 부모들의 자신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보다 엷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식은 1∼2명밖에 두지 않지만 장남 등 일부 계층의 경우 아들에 대한 집착은 과거보다 더 강해졌으며 자식을 적게 낳아 여가 시간이 많아진 여성들은 터부시 하던 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성적 요구가 수동에서 능동, 소극적에서 적극적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어머니들은 남편의 성적 파트너에 충실했으나 요즘의 부인들은 반대로 남편의 성을 리드하며 여성상위시대를 구가한다. 정상체위에 식상한 부인들이 남편위에 올라가 자기 만족을 꾀한다는 말이다. “여보! 나 나올라고해, 같이 해”요즘 침실에서 남편들이 자주 듣는 아내의 교성이다. 민망할 정도로 괴성을 지르거나 울부짓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죽은 듯이 조용한 여자도 있다. 섹스시의 음성은 쾌락을 극대화시키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산업사회가 정보사회로 본격 전환되면서 여성들의 섹스에 대한 관심이 정도를 넘어 불륜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이성들과 내면의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인터넷의 대중화가 한 몫을 한다. 우리가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한 원인이 섹스에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이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성희가 여성들에게도 은밀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남자들의 성적욕구는 날이 갈수록 스트레스와 환경오염에 의해 위축되고 있다.

필자는 성희를 즐기며 종족보존을 추구하는 경우다. 1남 2녀의 자식을 두고 있다. 큰 딸과 작은 딸은 결혼후 부부생활중 자연스럽게 생겨 낳았다.

그러나 막내 아들은 종가의 장손으로 대를 잇기 위해 40대 중반에 과학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몇번의 실패를 거쳐 얻었다. 아내가 검사를 통해 가장 배란에 적합한 날짜와 시간을 병원에서 받아와 자다가 일어나 새벽에 의사가 조언한 대로 부부관계를 가졌다. 일주일 가까이 금욕을 하며 정액을 비축했다가 가장 깊숙이 사정했다. 섹스가 아니라 이것은 짐승들이 하는 교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늦은 나이에 어렵게 얻은 아들이다보니 다른 자식들보다 더 이쁘고 소중한 것이 사실이다. 이 세상에 자식만큼 부모에게 위안을 주는 선물은 없다. 밖에서 힘들었던 일이 있였더라도 귀가, 자식들을 보면 모든 시름이 싸∼악 가신다.

서두에서 제기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면 과거에는 주로 자식을 낳기 위해 즉 종족보존을 위해 섹스를 했으나 요즘은 Sex라는 영어단어가 나눈다는 말에서 유래된 것처럼 부부간의 끈끈한 애정을 나누기 위해 섹스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과거에는 교제중 여자가 임신을 하면 할 수 없이 코가 꿰어 남자가 결혼을 했는데 요즘은 아무리 그렇터라도 사랑하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짐승은 인간과 다르다. 짝짓기 때만 종족보존을 위해 교미를 한다. 어린시절 농촌에서 살 때 집에서 소를 비롯해 돼지, 염소, 개, 토끼, 닭 등을 길렸는데 개와 닭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람들이 나서 교미를 시켰다.

짐승은 짝짓기 때가 되면 암컷의 경우 성기가 부어오르고 하얀 분비물이 흘려나왔다. 발정한 암컷의 몸에서 나는 이런 현상을 암내라고 한다. 배란기에 여성들이 성욕을 느끼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소를 교미시킬 때 할아버지를 따라 간 적이 있었다. 집채만한 수놈이 암놈의 성기를 핥다가 등에 올라 교미를 했다. 성기가 마치 어린아이의 팔뚝만했다. 수시간에 걸쳐 교미를 해 동네에 구경거리를 제공하는 개와 달리 소의 교미시간은 눈감짝할 정도로 짧았다. 정자를 제공받은 화대로는 콩 한말을 주었다.

인간은 남성이 화대를 주는 데 짐승은 암컷의 주인이 화대를 지불한다. 놓아 먹이는 개나 닭은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어 무리중에서 가장 강한 수놈이 암놈들을 독식, 2세를 탄생시킨다. 약한 수놈들은 평생 암놈과 접할 기회 조차도 갖지 못한다.

인간은 일부일처제가 적용되어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끼리끼리 결혼을 하지만 일부다처제가 허용된다면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동물의 왕국에서와 같이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온갖 여자들은 거느릴 것이다.

짝짓기 때 가장 심하게 암내를 내는 짐승중의 하나가 고양이일 것이다. 농촌에는 도둑고양이가 많은데 암내난 고양이가 있으면 시끄러워 동네사람들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앓은 사람의 신음같은 암고양이의 수놈을 부르는 애절한 구애소리는 십리밖까지 들린다. 정말로 듣기 싫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인간도 짐승과 같이 동물에 속한다. 그러나 짐승은 짝짓기 때만 교미를 하는데 인간은 배란기외에도 여건이 허락하면 언제든지 섹스를 한다.(짐승의 수놈도 인간과 같이 시도때도 없이 이성을 탐한다.) 짐승은 새끼가 들면 수놈이 아무리 요구를 해도 응하지 않고 겁을 주어 쫓아 버린다.

그러나 인간은 반대로 성에 둔한 여자도 임신이 되면 오히려 성을 반기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아내도 그렇다.

성희는 신이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부여한 특권이 아닌가 한다. 반대급부로 섹스를 남용하지 말라고 불치의 에이즈가 생겨났는지도 모르지만.

성욕은 식욕과 함께 인간의 본능이다. 본능(本能)이란 아무리 먹어도 또 먹고 쉽고 금방 했더라도 또 하고 싶은 속성을 갖는다. 그러면 인간의 본능에 의해 행해지는 섹스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 주는가?

이를 입증할만한 과학적 근거는 충분치 않지만 건강한 사람이 더 많은 성생활을 즐긴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섹스도 일종의 운동이고 다른 운동처럼 열량을 소모하는 효과가 있으며 나이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간복제가 가능한 바이오시대에도 종족보존을 위한 섹스에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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