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쇼핑 가이드는 온통 새로운 DVD 포맷인 블루레이(Blu-Ray)와 HD DVD-고화질 영화를 녹화하여 재생하는 경쟁 시스템-에 대한 광고로 떠들썩 했다.
두 제품 모두가 높은 해상도와 뛰어난 bit-depth 그리고 엄청난 저장용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러한 떠들썩한 광고에서 빠져있는 중요한 질문 하나는 당신의 차세대 DVD 장치에서 어떤 기능이 사라질 것인가 하는 문제다.
앞으로 이 장치에서 방금 구입한 DVD의 백업 카피를 만들거나 영화를 휴대용 비디오 플레이어로 전송하는 버튼이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새로운 디스크를 PC에 삽입할 경우 CD를 삽입할 때처럼 하드 드라이브에서 읽어 들일 수 있는 옵션이 사라질 것이다.
법률과 규제 옹호
오늘날 DVD에 대해 어떤 멋진 상상을 기대했는지 모르겠지만 1994년에도 할 수 있었던 TV로 DVD를 보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다. 왜? 그 이유는 전자회사들이 DVD를 만들어냈을 때 우리들 모두를 감쪽같이 기만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할리우드로 하여금 콘텐츠를 인질로 삼게 하여 누가 플레이어를 제조하고 플레이어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통제할 수 있게 하였다.
이들 전자회사들은 소비자들보다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편을 들어주는 법률과 규제를 옹호하면서 권력을 남용하여 왔다.
만약 이런 일들이 그다지 나쁜 뉴스처럼 생각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전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소니가 1976년에 VCR을 처음 만들었을 때 모든 이가 거의 완벽한 영화 카피를 만들 수 있었다.
소니는 태생적으로 기존 법률에 저촉되거나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위협하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이런 일을 해냈다. 하지만, 소비자가 이런 장치들을 원할 경우 저작권법은 이에 맞게 수정되고 수익성이 좋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발전하게 된다.
DVD는 이러한 시스템을 깨버렸다. 가정용 비디오에서 수익성을 인식한 영화사들은 이 디스크에 대한 전매특허를 받은 한 가지 암호화 방식에 일괄적으로 합의를 함으로써 처음부터 이 포맷에 대한 통제력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플레이어를 제조하거나 DVD 타이틀을 제조하고자 하는 이는 그들에게 암호화키를 요청해야만 했다.
불법적인 믹스 앨범
그들은 1995년에 카르텔-현재 DVD Copy Control Association (DVD - CCA)-을 설립하여 이들 라이센스를 분배해 주고 있다.
이 라이센스 없이 플레이어를 만들면 법에 저촉된다. 폭스 스튜디오의 한 임원은 나에게 “아주 세련된(polite) 시장이죠.”라고 말했다. polite이라는 말이 정체라는 의미라면 맞는 말이다.
10년 전에는 할 수 없었지만, 현재 CD 트랙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생각해 보자. PC에서 전화벨소리로 전화하여 친구에게 전송하거나 믹스앨범을 구워낸다.
이러한 기능 대부분은 불법적인 것이며 음반업계는 이 모든 것들을 막으려고 애써왔지만, 이들 전자회사들은 구법에 도전하며 시장에서의 자신들의 입지를 과시하며 여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혁신기업들은 DVD와 동일한 융통성을 구현하려고 했다.
작년에 321개의 스튜디오들은 사전녹화된(prerecorded) DVD를 백업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했지만, MPAA는 이 제품의 합법성 여부를 법원이 판결하기 전에 파산할 수 있다고 제소했다.
지난 달 이 잡지는 Kaleidescape의 27,000달러짜리 주크박스를 최고의 신제품으로 선정하면서, Kaleidescape가 콘텐츠를 공유할 수 없도록 이 장치에 잠금장치를 부착하여 할리우드를 달래려는 노력에 찬사를 보냈다.
Kaleidescape는 이 제품이 DVD-CCA 라이센스 경계 안에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카르텔의 내부 고발자가 필자에게 말한 바에 따르면, 이 그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 Kaleidescape가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처벌수준은 엄중경고로부터 벌금, 그리고 법적소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필자가 DVD-CCA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요청했을 때, 필자는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었다, “우리는 아무런 할 말이 없다고 당신에게 말하라고 하더군요.” “누가 그렇게 시키던가요?” “그건 말할 수 없습니다.” )
소니의 MGM 매수
VCR은 엄청난 재력을 지닌 거물이 VCT을 지지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간단히 뭉개져 버린 신흥기업들은 기회를 잡으려고 하고, 거대 전자회사들은 모두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소니는 최근 블루레이에 대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MGM을 매수했다. 애플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Pixar의 CEO인 스티브 잡스는 스튜디오 사장들과 전자회사 간부들이 배석한 사적 모임에서 스튜디오들은 리코더가 결코 PC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을 때가지는 DVD HD 포맷에 대한 어떤 것도 배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돈줄에 화풀이하고 소리치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들 벤더들이 우리를 위해 행동하리라 믿을 수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전자회사들이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해 행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반면, 스튜디오들을 달래어 할리우드가 몇 편의 영화를 가용하도록 만들 수 있는 장치를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의 입장이지 우리의 입장이 아니다. 이 같은 친구들이 있는데 누가 Boston Strangler를 필요로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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