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바다탐사
쌍둥이 화성 탐사선들이 붉은 행성을 놀이터처럼 휘젓고 다니면서 암석을 채취하고 한 때 비옥하고 물이 존재했던 화성 표면의 영상을 포착했다.
컬럼비아호 참사 이후 미항공우주국은 우주 탐사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만한 성공 사례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다행히 올해 쌍둥이 화성 탐사선들이 한 몫을 해냈다. 1997년도의 소저너호보다 월등한 성능을 발휘하며 스피릿과 오퍼튜니티호는 우주 탐사 로봇들 중 가장 우수한 탐사 능력을 발휘하며(카시니의 과학자들은 이견을 제기할 수도 있다) 원래 예상 수명의 세 배 이상을 버텨낸 채 전례없는 과학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다.
6개월간의 우주 여행 후 1월에 착륙했던 탐사선들은 낙하산과 에어백으로 충격을 줄이며 화성 표면에 착륙한 후 멀쩡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이후 이 탐사선들은 4마일 넘게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촬영하거나 바위를 갈아내기도 하고, 화학 성분을 측정하는 도구인 분광기를 이용해 과거에 화성이 온화하고 물이 존재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들을 찾아냈다. 과거에 화성에는 바위로 이루어진 해안까지 호숫물이 찰랑이고 뜨거운 샘물이 땅에서 솟아났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수명이 4월까지였던 탐사선들은 이 잡지가 출간되는 현재까지도 활동중이다. 이들의 여정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 스피릿이 착륙한 지 3주도 채 안되어 임무 수행 상황을 1억2천만 마일 떨어진 곳으로부터 전송하는 소프트웨어가 고장나버렸다. 7개월 동안 잔고장 한 번 없이 잘 가동되던 오퍼튜니티는 드릴 장치에 돌맹이가 끼면서 문제가 생겼다. 다행히 스피릿 담당자가 소프트웨어 버그를 고쳤고 엔지니어들이 오퍼튜니티에 낀 돌맹이를 빼내는 방법을 2주간 연구하던 참에 돌맹이가 저절로 빠져 버렸다. 두 탐사선이 언제 작동을 멈출지 아무도 모른다. 스피릿의 바퀴 한 개는 이미 마모 흔적이 역력하다.
화성에 한 때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화성 표면 표본을 채취해 올 탐사선을 다시 발사하려면 최소한 10년은 더 기다려야 하지만 그때까지는 두 탐사선들이 계속해서 지구에 가장 가까운 행성의 지질과 역사에 관해 많은 정보들을 전해줄 것이다. 이제부터 탐사선들이 보내온 흥미진진하고 과학적으로 중요하면서도 겉으로 보기엔 그냥 평범한 사진들을 감상해 보자.
오퍼튜니티
오퍼튜니티는 시작이 좋았다. 착륙한지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 탐사선은 근처에서 물이 있어야만 형성되는 암반 노출부를 찾아냈다. 화성 탐사 프로젝트 자문 과학자인 알버트 핼더맨은 이 퇴적암의 발견이 화성 탐사 임무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암반이 형성되려면 미대륙 전체를 10피트 이상 깊이로 덮을 만한 물이 있어야 했다. 화성은 표면이 젖어 있던 정도가 아니라 바다나 대양이 있었을 것이다.
확실한 단서
화성에 물이 있었던 유력한 증거들 중 하나: 오퍼튜니티의 착륙지에는 이 BB 사이즈의 바위들이 널려 있었다. 과학자들은 “블루베리”라는 별칭이 붙은 이 돌맹이들이 물에 잠겨있다가 광물질들이 빠져나간 후 침식되어 둥근 모양으로 남게 된 것이라고 믿고 있다.
작업 도구
다음 사진은 오퍼튜니티가 착륙중 부딪친 바운스 바위의 컬러 영상으로 바위 침식 도구의 효과를 보여준다. 세 개의 전기 모터로 작동되는 소형 드릴이 화성 암석 내부를 드러내며 폭 2인치, 깊이 0.2인치의 구멍들을 뚫었다.
잭팟
그리 대단해 보이진 않을지 몰라도 이 사진은 화성에 물이 있었던 확실한 증거이다. 오랜 세월동안 바위 부스러기와 흙들이 퇴적층 물 바닥에 떨어져 굳어져서 퇴적암이 되었다. 아래 사진의 표시된 부분에는 물결 모양이 형성되어 오늘날까지도 볼 수 있다.
복잡한 하루
화성 시간 적응에 지쳐버린 기술자들
화성의 양 반대편에서 작업하는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를 위해 화성 날짜 기준으로 매일 9시 정각에 업무가 시작된다. 하지만 화성의 자전 시간은 24시간 39분이기 때문에 이 시각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화성의 낮시간과 최대한 맞추기 위해 탐사선 엔지니어들은 화성 시간에 맞춰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매일 전날보다 40분 정도 늦게 출근한다. 한 주가 바뀔 때면 이 간격이 거의 5시간으로 늘어난다. “업무 외 생활에 지장이 많았어요”라고 엔지니어인 줄리 타운센드가 말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지구 시간에 맞춰 사니까요.” 남자 친구와의 저녁 식사 때 그에게는 저녁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아침 식사였다.
하지만 NASA의 피로 방지 그룹 소속 수면 전문가들에게 이런 일정은 즐거운 일이었다. 우주비행사들의 생체 시계가 화성 시간에 적응할 수 있는지 연구하는 이 과학자들은 화성 탐사선 승무원 30명에게 “활동시계”를 3개월간 착용하도록 했다. 활동시계는 손목의 움직임을 추적해 활동 수준을 기록하는데, 이 자료를 이용해 과학자들은 착용자의 자고 깨는 패턴과 주의집중 정도를 유추할 수 있다.
이 자료를 통해 과학자들은 미래의 우주비행사들이 화성 시간에 맞춰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지 예측한다. 탐사선 엔지니어들 중 일부는 시차 때문에 흔히 발생하는 피로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화성 시간에 맞춘 생활이 무리하다고 입증되면 인간의 화성 탐사 계획에 지구와 같은 24시간 주기를 모방한 인공 조명이 설치된 거주지가 포함되어야 한다. 우주비행사들이 이상한 시계에 적응할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스피릿
스피릿이 대단한 이유는 과학적으로 중요한 자료를 많이 모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 때문이다. 화성에 최초로 착륙한 이 탐사선의 원래 임무는 오래 전에 존재했을지도 모를 바다의 흔적을 찾는 것이었지만 착륙지 근처의 땅은 그다지 비옥하지 못한 것으로 곧 밝혀졌다.
그래서 NASA의 엔지니어들은 암반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2마일 가량 떨어진 곳의 컬럼비아 힐로 경로를 재설정했는데, 활동 반경이 0.5마일이고 수명이 90일인 스피릿에게는 너무 과도한 여행이었다. 결국 6개월 동안 2마일을 이동한 뒤 두 가지 소프트웨어 고장으로 1주간 통신이 두절되었다가 스피릿은 힐 밑자락에 도달했다. 그런 다음 과거에 물이 있었던 흔적을 찾는 어려운 임무가 시작되었다.
가야 할 길
1997년 화성 위를 돌아다녔던 초소형 로봇 소저너에게 보네빌 분화구 외곽에 있는 바위들은 감당키 힘든 장애물이었을 것이다. 좀 더 크고 진보된 요즈음의 탐사선은 이보다 거친 지역도 문제없지만 NASA의 엔지니어들은 스피릿을 이 사진에서 멀리에 보이는 컬럼비아 힐까지 보내는 데 대해 상당히 우려했다.
금광
스피릿이 발견한 금단지라는 별명의 이 거친 바위는 컬럼비아 힐 밑부분의 흙을 뚫고 솟아있었다. 이 바위에는 물이 있어야 형성되는 회색 적철광이 포함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이 금단지가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좀 더 높은 경사로로부터 굴러 내려왔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근접 촬영 이미지
금단지를 찾아낸 후 스피릿 조종자들은 좀 더 자세히 보려고 확대해 본 결과 침식에 의해 발생되는 개사층과 균열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침식이 바람과 모래, 물의 작용 같은 물리적 과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시간 경과에 따라 바위에 작용한 화학적 영향 때문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굴착
하중을 네 개의 뒷바퀴에 실은 채 스피릿은 앞바퀴 한 개를 삽으로 이용해 구세프의 부드러운 흙을 파헤쳤다. 그 결과 과거에 지면으로부터 스며나온 소금물이 증발하면서 남겨진 것으로 보이는 소금이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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