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측에 따르면 김씨가 병원을 찾을 당시는 1차수술을 받을 때 삽입해 놓은 인공관절이 헐거워져 다리는 중심축에서 대퇴각이 18도, 경골은 3도 이상 빗나가 있는등 안짱다리 형태를 보였다. 이로 인해 상체의 하중이 다리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걷기도 힘든 상태로 아픔을 호소해왔다는 것이다.
병원측은 당시 환자의 상태로는 뼈훼손이 많고, 일반 병원과 같이 시술할 경우 대퇴부 뼈까지 훼손, 무릎 인공관절을 고정시켜야 함에 따라 초정밀 정확도를 자랑하는 로봇을 이용키로 결정, 설계에 들어갔다.
설계과정에서 로봇이 환자의 CT화면에 반사되는 인공관절의 허상과 수술에 앞서핀(Pin)을 다시 뼈에 고정, 로봇에게 정확한 부위를 인식시키게 하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초정밀 컴퓨터 화상기법과 핀 대신 수술부위 뼈에 디지털 신호를 이용한 핀레스(Pinless) 기법을 동원, 수술에 성공했으며 김씨는 현재 상태가 양호해 곧 퇴원할 예정이다.
인공관절 재수술에 핀레스 방법을 동원한 것은 독일에 이어 세계 2번째이며, 인공관절을 로봇에게 뼈로 인식케하는 방법으로 시술한 것은 세계에서 첫 번째라는 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특히 일반 재수술의 경우, 대퇴각과 경골의 각도를 의사의 손과 육안·노하우 등으로 시술하므로 로봇에 비해 약간의 오차가 생기기 마련이나 초정밀 로봇을 이용함으로써 그동안의 재시술에서 빗나간 대퇴각과 경골의 각도를 정확하게 잡아줘 수술로 인한 부작용을 거의 100% 해소했다는 것이다.
이춘택병원의 이같은 시술은 지난 2002년 10월31일 독일에서 로봇을 들여와 국내 처음으로 시술을 시작한 이후 700여건의 수술을 성공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기때문에 가능했다.
로봇을 이용한 재수술은 뼈의 훼손 최소화,저렴한 비용, 재활 및 운동기간 단축, 높은 성공률 등이 장점이다. 이춘택 원장은 “로봇으로 인한 인공관절의 1차수술은 물론, 재수술도 성공함에따라 인공관절 수술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있다”고 말했다.
** 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2001년 로봇 수술법 국내 첫 개발 국내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지난 2001년 10월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윤용산 교수팀이 미니 로봇을 이용한 인공고관절 수술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고관절에 문제가 있는 환자의 통증을 제거하고 기능을 복귀시켜주기 위해서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치환하는 수술기법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인공 고관절 수술용 로봇을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개발된 로보닥(ROBODOC) 시스템, 독일에서 개발된 캐스퍼(caspar) 등이 있다. 로보닥의 경우 이미 7,500명 가까운 환자에게 사용됐으며, 스페인 독일 일본 등에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윤 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미니 로봇에 의한 수술기법은 독자 개발한 게이지 기준 정합법을 사용해 수술 로봇 시스템을 매우 간단하게 구현,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모두 해결했다. 뿐만 아니라 설치 및 유지 비용 역시 1/10 이하로 저렴하다. 현재 개발된 수술로봇을 이용한 사체 실험이 완료돼 타당성이 입증됐으며,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이후 지난해 10월엔 로봇을 이용해 손상된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치하는 수술기법이 국내에 도입됐다. 강동가톨릭병원은 의사가 직접 환자의 손상 관절부위를 잘라내고 임플란트(인공관절 대체물질)를 넣던 기존 수술과정을 로봇으로 대체함으로써 오차를 최소화 한 ‘로봇(ROBODOC) 인공관절수술법’을 독일에서 도입한 것. 이 로봇수술은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환자의 관절에 가장 적합한 삭제 범위와 깊이, 각도를 계산한 다음 컴퓨터의 가상현실 속에서 인공관절수술을 거친 뒤 로봇이 직접 시술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톱 대신 정밀한 로봇용 절삭도구를 이용해 관절을 절삭함으로써 오차 범위가 5㎜에서 0.05㎜로 크게 줄었으며, 수작업으로 발생했던 임플란트의 헐거움과 골절, 연골손상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지난 5월엔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이재원 교수팀이 음성인식 로봇수술 장치를 도입, 외과 수술 중 초정밀 기술이 요구되는 심장수술에 로봇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 로봇은 음성인식카드에 입력된 의사의 명령에 따라 로봇 팔을 상하좌우 최대 320도까지 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 부위를 최대 20배까지 확대해 보여주는 내시경도 장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집도의가 수술시야를 확보하기 필요로 했던 2∼3명의 조수를 대신할 수 있다. |
이춘택 원장
‘뼈 훼손 줄이고 회복속도 빨라’
“일반 재수술은 뼈의 훼손이 많았으나 로봇을 이용한 재수술에 성공함에 따라 뼈의 훼손을 줄일 수 있었다. 이로인해 환자의 회복은 물론 수술의 정확도로 3차 수술 걱정을 해소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무릎 인공관절 재수술에 성공, 무릎관절 뿐만 아니라 고관절(엉치등뼈) 등 정형외과 수술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수원 이춘택병원(팔달구 교동)의 이 원장은 로봇 이용 인공관절 재수술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했는데, 로봇을 이용하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 로봇을 이용한 재수술을 왜 시도하지 않았는가.
“1차 수술에 삽입된 인공관절은 티타늄 성분의 금속으로, CT 또는 MRI 화면에 반사가 되고, 그림자가 생겨 로봇이 인식하지 못해 로봇을 이용한 수술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 연구팀이 반사와 그림자 등 허상을 처리하는데 성공했다.”
- 로봇을 이용한 재수술 성공으로 응용할 수 있는 시술은 어떤 것이 있는가.
“고관절에 바로 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디스크 수술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 로봇 시술의 장점은 무엇인가.
“정확한 뼈의 커팅으로 인한 환자의 빠른 회복을 들 수 있다. 또 무릎위와 아래의 중심축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인공관절의 수명을 7∼15년 연장할 수 있다. 특히 중심축은 일반 수술의 경우 의사의 눈이나 짐작, 경험 등에 의존했으나 로봇은 컴퓨터 자료에 의해 정확하게 잡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로봇 시술의 문제점은 없는가.
“로봇 수술은 앞으로 정밀과학 수술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일반 시술의 경우 15% 정도의 실패율을 보이고 있으나 로봇 수술은 성공률이 98%나 된다. 이로인해 뼈가 많이 훼손된 환자가 많이 찾아와 수술계획을 짜느라 어려움이 있으나 로봇이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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