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이 경주 현장의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도록 경주 대회날인 3월 13일 먼지가 걷힌 후의 현장 모습을 소개한다: 경주광들로 보이는 카네기 멜론 대학의 “레드팀”은 대부분의 경주 관계자들이 100만 달러 상금 수상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팀으로 생각했었지만 7.4마일 주행 후 이 팀의 험비 트럭 밑부분이 급경사로에 걸친 채 앞바퀴가 불에 붙어 멋대로 돌아가면서 경주를 마쳐야 했다. 사이오토닉스 II는 6.7마일 주행 후 둑에 박혀버렸고, 디지털 오토 드라이브는 도요타 툰드라가 축구공만한 바위에 걸려 6.7마일 지점에서 멈춰버렸다.
골렘 그룹의 픽업 트럭은 출력 부족으로 5.2마일 지점의 언덕에서 정지해 버렸고, 또 다른 경주광인 칼테크팀의 쉐비 태호 SUV가 기울어진채 경주로를 벗어나 울타리를 뚫으며 1.3마일 지점에서 멈췄다. 오하이오주립대와 오쉬코쉬 트럭 제조사의 공조로 결성된 테라맥스팀은 1.6톤짜리 6륜 군용 트럭이 덤불들 때문에 방향을 잃으며 1.2마일 지점에서 경주를 마쳐야 했다. 분명한 것은 이들이 그나마 그랜드 챌린지에서 성공적인 경우라는 점이다. 그 나머지 로봇 차량들은 출발선 언저리에서 이 대회용으로 세워진 관중석을 가득 메운 취재진들이 빤히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 뒤엉킨 채 널부러져 있었다.
자동주행 오토바이에 열광
언론의 좋은 취재거리이자 비공식적인 DARPA의 홍보팀이었던 두 팀은 특히 더 불명예스럽게 경주에서 탈랐했다. UC 버클리 대학원 우등 졸업생으로 블루팀의 자동주행 오토바이를 개발한 몽상가 앤소니 레반도우스키는 조종장치가 경기를 하기에는 준비가 미흡해 결국 경주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전의 예선전에서 입증했듯 레반도우스키는 오토바이가 끊임없이 비틀거리면서도 계속 앞으로 전진하거나 원을 그리며 돌 수 있도록 해주는 독특한 소프트웨어 장치를 성공적으로 구현해 보여주었다. 그랜드 챌린지에서 DARPA는 그에게 자동주행 오토바이에 열광한 언론을 위해 원격 조종 시범을 보여주도록 허락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출발 신호 깃발이 내려지자마자 오토바이는 쓰러지고 말았다.
로스앤젤레스 팔로스 베르데스 고교 로드 워리어팀의 시도는 혼다 아큐라 MDX를 개조한 오토바이가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오른쪽으로 기울며 관중석을 향해 돌진하자 DARPA가 오토바이를 정지시키는 “E-스톱” 버튼을 눌러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 팀은 대회 주최측의 배려로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한 번 더 시도해 볼 기회를 얻었다. 두 번째 실시한 시연에서 아쿠라는 출발선을 요란하게 빠져나와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더니 DARPA측에서 E-스톱 버튼을 누를 새도 없이 80㎝ 높이의 콘크리트 보호벽을 들이받으며 저녁 시간대 TV 뉴스를 통해 인기를 얻은 ‘집에서는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프로그램의 자동주행 대소동 장면을 연출했다.
모바일 로봇의 한계
무엇이 잘못됐을까? 어찌 보면 잘못된 것은 없다. 이런 결과는 전혀 놀랄 만한 것이 아니었다. 책상 위에서 돌아가는 컴퓨터와 달리 모바일 로봇은 실제 세계를 헤치며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조종이 까다롭고 행동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캘리포니아 바스토우 경기장의 출발선에 정렬한 15대의 로봇들은 대학교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탁자 다리들을 피해 굼뱅이처럼 돌아다니는 로봇들에 비해 양자도약처럼 비약적으로 향상된 기능을 선보이려 하고 있었다.최종 선발전을 통과한 후 하루 10시간 경주 목표에 맞춰 단축 조정된 바스토우로부터 네바다의 프림에 이르는 142마일 코스 경주에서 대상을 차지하기 위해 그랜드 챌린지에 참가한 로봇들은 평균 시속 15마일에 평지에서는 최고 시속 50마일로 달려야 한다.
이 로봇들은 GPS 기술을 통해 경주 코스를 나타내는 위도경도상의 경유점을 탐색하고 비디오 카메라와 레이저 스캐너, 레이다와 같은 자체 내부 센서들로 장애물을 피하면서 무리지어 달리게 된다. 부디 행운을 빈다. 이에 비해 최근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1,000마일 바자 비포장도로 경주에서 우승한 차량의 평균 속도는 훨씬 험한 코스를 달리긴 했지만 시속 50마일에 불과했다. 경주 코스를 6퍼센트 밖에 통과하지 못한 것을 대단한 결과라고 할 수는 없지만, 평평한 원형 비포장 도로에 폭이 3.6미터에 불과한 관문 4개가 있는 첫 코스를 통과한 로봇이 4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4마일 이후부터는 좁고 바위 투성이인 길이 꼬불꼬불 굽이치며 현기증나는 산마루를 타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한쪽으로는 경사진 언덕이, 다른 쪽에는 깎아지른 절벽으로 된 이곳은 비좁은 산악용 철로들이 연이어져 있어 웅대한 대거트봉의 일부로 손색이 없다.
경주가 끝난 후 일부 로봇팀들은 미국 아마추어 선수들의 독창성을 진작시키고자 이 대회를 기획한 DARPA측이 경주 코스를 프림에서 출발해 바스토우에 이르도록 하지 않고 출발 지점 가까운 곳에 대거트봉이 오도록 해 경주가 싱겁게 금방 끝나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 점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프림 지역도 나름대로 험난한 지형이어서 결승점 12마일 전방에 유명한 모래밭과 가파른 산마루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전11시 대회 공식종료
DARPA측에 명백한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기대감을 부풀린 적은 없었다. 이 1차 그랜드 챌린지 대회를 향후 보완해야 할 기술을 측정하기 위한 예비 필드 테스트로 규정하는 대신 경기 매니저인 네그론은 본선이 열리기까지 수개월 동안 계속 우승자를 예측해 왔다. 경기 시작 전 기자회견에서 네그론 다음의 2인자인 톰 스트랫은 주행한 거리 대신 젊은 공학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여부를 우승의 기준으로 제시해 뒤늦게나마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 “이 로봇 차량들이 1마일을 갈지 20마일을 갈지는 모르지만 그랜드 챌린지가 이미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DARPA측은 라스베가스 남서쪽으로 30분 가량 거리에 있는 라스베가스 복제판 싸구려 도시인 프림의 버팔로 빌스 리조트 앤 카지노의 6천500석짜리 원형 경기장을 챌린지 운영 센터로 개조하기까지 했다.
일단 로봇들이 순조롭게 출발하면 취재진들도 바스토우 슬래쉬 엑스 랜치 카페식 호텔 옆에 위치한 출발 지점의 관람석을 떠나 신속하게 버팔로 빌로 이동해 DARPA 헬리콥터로부터 버팔로 힐 주차장 바로 외곽의 결승선을 향해 들어오는 로봇들을 비디오로 촬영해 두 개의 대형 화면에 담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주가 실제로는 오전 9시에, 공식적으로는 오전 11시에 끝나버리자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정오가 되자 버팔로 빌의 진행 센터에는 성대하게 생일 파티를 준비해 놓았지만 초대받은 사람들이 모두 오지 못하겠다고 한 경우처럼 비통한 모습이 배어 있었다. 특히 키가 크고 다부지게 생긴 60세의 한 남자가 의자 깊숙이 몸을 파묻고 있는 게 눈에 띄였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로봇학 교수이자 레드팀이라는 명칭을 붙인 장본인이기도 한 윌리엄 “레드” 휘태커는 경주 종료 시간보다 훨씬 전에 프림에 와 있겠다고 했다. 레드팀의 자동차인 샌드스톰이 대거트봉의 흙더미에서 끌려 나오기 훨씬 전이었다. “이보다 더 악조건도 견뎌냈습니다”라고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그가 말했다. 휘태커와 그의 팀은 그랜드 챌린지의 대미를 확실하게 장식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레드팀은 약자 특유의 필사적인 정신과 부러움을 살만한 장비를 갖추고 휘태커의 거구에서 발산되는 엄한 규율로 뭉쳐 있었다. 그 결과 탄생한 백전노장의 험비 트럭은 경쟁팀의 차량들이 대부분 조립도 되기 전인 2월 모자브 사막에서 인상적인 자동주행 테스트들을 훌륭하게 치러 냈다.
전자식 지도작성 능력
휘태커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샌드스톰의 장점이 경주 코스 내에 있는 도로와 지형, 눈에 띄는 지형지물 정보를 평방 미터 단위로 전자식으로 저장하는 정교한 지도 작성 능력이라고 본다. 대회 1주 전 폰타나에 있는 캘리포니아 경주로에서 열린 그랜드 챌린지 예선전 동안 레드 팀은 디바인 워드 미션에 인접한 산허리쪽 트랙에 관한 지형 정보를 매일 갱신했다. 카네기멜론 대학팀이 여러 부분으로 나눈 모자브 사막 코스의 정보를 15대의 컴퓨터에 분리해 입력하면 레드팀의 각 “에디터”들이 편집작업을 통해 컴퓨터상의 가상 경로에 각자 담당한 지역별로 샌드스톰이 통과한 경로와 속도를 최적화했다. 대회 개최 이틀전 이 팀의 기술 담당인 대학원생 크리스 엄슨은 과다한 편집 작업을 중단시키려 했다. “샌드스톰은 탱크 같은 차라구요. 시속 22마일이면 샌드스톰은 야수처럼 거세게 달릴 겁니다”라고 그가 말했다.
팔로스 베르데스 고교팀은 경주 코스에 컴퓨터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지점이 더 많아 예선전에서 이를 해결해야만 했다. 로드워리어는 처음부터 탁월한 두 모그룹으로부터 비롯된 팀이었다.
사우스캘리포니아대학 전기공학 교수인 앨리스 파커와 노드롭 그루먼의 엔지니어인 남편 돈 베벨로 구성된 첫 그룹은 기술 분야를 잘 아는 학생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는데, 특히 그 중에서도 16세의 천재 소년인 두 부부의 아들 조 베벨은 이 팀의 자동주행 아쿠라 오토바이용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를 만들어냈다. 이 들에 견줄 두 번째 그룹은 부부 엔지니어들로 파커와 베벨이 이 프로젝트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데 반감을 가진 채 집에서 짠 리눅스 운영체제를 기회만 있으면 언제라도 상용 윈도우즈 시스템으로 교체하려고 했다.
이들은 자기 아이들처럼 보통 학생들이 다루기에는 윈도우즈 시스템이 기술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팀이 캘리포니아 경주장에 도착했을 때 로드워리어팀은 분란에 휩싸여 있었다. 파크와 베벨은 밀려났고, 조와 친구들은 주도권을 쥔 어른들의 지시로 자신들이 경멸했던 윈도우즈 기반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데 협조해야 했다. 그런데 시범 주행 결과는 애매하게 나왔다. 새로 결성된 어른팀에서 실수로 운영체제 코드를 지우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는데도 어쩐 일인지 작동에 큰 문제가 없었다. 폰타나에서 늦은 밤이나 새벽까지 프로그래밍을 하는 일이 계속되자 곧 15세의 학생 댄 자코보위츠가 탈진해 병원에 입원했다.
예선전을 통과하려는 시도가 계속됐지만 결과는 점점 어려워지기만 했다. 결국 조와 리눅스 프로그래머 친구들이 투입되어 원래의 리눅스 운영체제를 이용해 멋진 자동주행을 하게 되었다. 둠 버기는 코스를 절반 이상 주행하며 온갖 장애물들을 통과한 후 경주로에 주차시켜 둔 장애물용 자동차를 들이받고는 멈췄다.“승리의 순간이었습니다”라고 팔로스 베르데스 고교의 과학 교사이자 팀 단장인 그레이엄 로버트슨은 말했다. “학생들이 잘 해낸데다 어른들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하긴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자축하는 걸 보고 감격했습니다.” 조는 교묘한 말투로 이렇게 덧붙였다. “모두가 다시 하나가 된 기쁜 순간이었어요.”
장애물 피하기서 실패
대회 개최일 오전 3시 30분경 15개의 그랜드 챌린지 참전팀들은 DARPA로부터 바스토우에서 프림까지의 경주 코스를 따라 설치된 GPS 경유점 정보가 수록된 CD를 받았다. 레드팀은 이 정보를 샌드스톰의 지도작성 소프트웨어에 입력했다. 10분이 지나자 정확한 주행 경로가 나타났는데 예상 주행 시간이 제한시간을 3시간 초과한 13시간었다. 버팔로 빌에 있는 사령탑에 있던 휘태커는 느긋해 보였다.“그냥 13시간 후에 프림의 결승선이 있는 주차장에 가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되겠지만 1년 전 대회 참가를 공식 선언했을 때 우리한테 10시간은 기필코 완수해야 할 목표였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레드팀은 다시 소프트웨어 수정 작업에 착수해 주행 속도를 높이고 오차 범위를 줄였다. “내 요구는 분명했습니다. 달리게 하라는 거였지요. 승리 아니면 죽음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죽음이었다. 15마일의 평지를 달린 후 가파른 대거트봉 정상 근처에서 샌드스톰이 멈춰버린 이유에 대해 휘태커는 경로 선택이나 주행 전략상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는 두 가지 모두 완벽했다고 판단했다. “마무리 단계에서 진흙탕에서도 시운전 해봤습니다”라고 그가 말했다. 샌드스톰이 급한 커브를 틀면서 경사로 위로 뒹구른 이유를 정확히 알아내려면 차량내에 기록된 자료를 철저하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
하지만 팀내에서는 대회 10일 전 과도한 시험주행중 발생했던 전복 사고로 인한 손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25만 달러 상당의 전자장비가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레드팀은 휘태커의 처칠식 표현대로 “한 팀의 무릎을 꿇려 다시금 위대하게 태어나도록 한” 이 사건을 딛고 다시 일어났다. 부품들은 교체되었지만 장애물을 안전하게 피하는 기능은 예전같지 못했다. 샌드스톰은 최적의 경로에 놓여 있는 울타리나 장대들을 피하다가 결국 뒤집혔다. 버팔로 빌의 저녁 만찬은 DARPA 관계자들간에 자축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7.4마일 주행으로 끝난 142마일짜리 경주 코스에 대한 비난이 코스 설계자이자 비포장 도로 경주 관장 기관인 스코어의 회장 샐 피쉬에게 쏟아졌다.“경주 코스 첫부분은 정말 난코스였는데 이게 모두 샐 피쉬 탓입니다”라고 DARPA 국장인 앤소니 테터가 조롱하듯한 말투로 외쳤다. 그는 이 경기로 인해 비록 아직 고등학생들이기는 하지만 미래의 엔지니어들이 자동 주행 지원 기술을 연구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경주 첫 부분 난코스 원
그랜드 챌린지 대회가 기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애국심을 자극한 것은 분명하다. “아폴로 우주 프로그램 이후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이처럼 큰 관심이 쏟아진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선포하며 테터는 2005년도에도 그랜드 챌린지 대회는 2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계속될 거라고 발표했다. 레드 휘태커가 3월 말 일종의 컴퓨터 일기인 “레이스 로그”에 남긴 기록에 의하면 “그랜드 챌린지는 2005년 10월에 완료될 것이므로 대회까지는 아직 550일이 남았다.”
언론에서는 내년도 경기를 집중취재해야 할지 우려할 수도 있겠지만 로봇 제작자와 후원자들은 다음 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내년에는 우리 팀에 고학년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팔로스 베르데스 고교 학생 팀장인 크리스 세이드가 운집한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DARPA의 탐 스트랫은 올해보다 다섯 배 많은 500개 팀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본선 출전 자격 심사에서도 탈락한 팀이 많았지만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경쟁이 치열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DARPA측에서 보면 손해볼 게 전혀 없다. 2차 대회로 또 한 차례 기술적 혁신이 아루어질텐데, 비용도 다른 데서 부담하기 때문이다. 2004년도 그랜드 챌린지 대회는 다소 즉흥적인 면이 없진 않았지만 이 대회가 미국의 차세대 로봇 공학 발전에 일조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디지털 오토 드라이브 성과
기존기술과 달리 혁신적인 방법 선보여
DARPA는 모자브 사막에 있던 민간 로봇들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지만 무인 차량이 자동으로 주변 상황을 정찰하면서 언덕이나 구멍을 피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해줄 새로운 로봇 기술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이 기준으로 보면 그랜드 챌린지에 우승팀이 있었다. 캘리포니아 모건 힐의 디지털 오토 드라이브팀의 팀장은 자기 팀에서 혁신적인 로봇 시각 신기술을 개발했지만 아쉽게 대회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론상으로 이 팀의 전략은 간단하다: 일반 레이더나 광선 레이더 같은 여러 개의 센서 장치들로부터 자료를 수집해 들이는 대신 비디오 카메라들만 이용해 차량 앞쪽 도로 지형을 실시간 3차원 지도로 작성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지형에서 안전한 경로를 선택한 다음 핸들을 그쪽으로 향하도록 조종하면 되는 것이다. 이제 똑같은 일을 시속 60마일로 사막을 가로지르면서 하면 된다. 엔지니어인 데이빗 홀과 그의 형 브루스를 주축으로 한 이 팀은 2003년형 도요타 툰드라 위에 두 대의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를 탑재했다.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들은 프로세서를 통해 350억 픽셀짜리 지형도로 변환되는데 1초에 60번씩 갱신된다. 매번 데이터가 갱신될 때마다 또다른 프로세서가 100가지 가능한 경로를 생성하면서 지형의 평활도DARPA 지정 경주로와의 근접 정도, 진행 경로상에 있는 장애물의 크기를 기준으로 우성 순위를 매긴다. 이 팀에서는 덤불도 돌출된 돌로 인식하도록 해 둘 다 피하도록 함으로써 사물 인식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과정을 1초에 60번씩, 350억 화소로 100가지 경로에 대해 실행한다.하지만 이런 혁신적 기술에도 불구하고 이 팀의 로봇 차량은 축구공 크기의 돌에 타이어가 걸리면서 출발선으로부터 6마일 지점에서 멈춰버렸다. 이 팀의 실패는 입체 이미지 장치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피드백 루프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아 컴퓨터에서 이 바위를 넘어갈 만큼 충분한 연료를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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