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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김은규 박사

한국과학재단(사무총장 김정덕)과 서울경제신문은 제 43회 「이달의 과학기술자상」(10월) 수상자로 김은규(金銀奎·43·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씨를 선정했다. 金 책임연구원은 테라비트급 기억소자 제작의 핵심기술인 단(單)전자 트랜지스터(SET·Single Electron Transistor)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수상했다. 김은규 책임연구원에게는 상패와 1천만원의 상금, 그리고 기념 트로피가 전달됐다.

단전자 트랜지스터(SET) 소자개발
『사람머리 크기를 30㎝라고 본다면 머리카락 두께는 약 300마이크로미터로 1,000분의 1의 크기에 불과합니다. 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1,000분의 1이 나노의 세계입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은규(金銀奎)박사는 나노의 세계에 접근하기 위해서 새로운 생각과 연구자세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그는 단전자 트랜지스터(SET) 소자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기존의 트랜지스터가 낮은 온도에서만 작동하는 단점을 극복, 상온에서도 연산작용이 우수한 소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유리 위에 맺히는 물방울처럼 양자점(量子點)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기존의 정형화된 소자제조 기법과는 동떨어진 방법이었죠.』
테라비트급 반도체는 1기가비트의 1,000배에 해당하는 용량과 처리속도를 갖는 소자. 차세대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는 테라급 반도체소자가 실용화되면 초고집적화된 초미니 슈퍼컴퓨터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박사가 나노구조와 단전자트랜지스터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 96년. 당시 김박사가 테라비트급 반도체제조를 위한 소자연구 개발계획을 내놓았을 때 대부분 기업과 주위학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반도체 수요가 1기가D램 반도체로도 충분한 상태인데다 향후 10년 후나 가능할 테라급은 먼 얘기로만 들렸다. 특히 반도체관련 기업들은 기존의 D램생산 체계 개념을 완전히 뒤바꿀 나노소자 개발에 나설경우 막대한 투자비에 대한 위험성도 부담이 됐다.

그러나 김박사 연구팀은 10년안에 기존 D램반도체를 대체할 테라급 소자를 만들 수 있는 기술개발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었다. 주위의 가능성 없다는 말에도 연구팀은 「하면된다」는 마음으로 밀어부쳤다. 결국 과기부의 미래원천기술개발 사업으로 지원받아 연구를 진행, 새로운 나노소자를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나노초의 초고속 연산 가능
김박사는 국내 나노연구 수준이 선진국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그가 현재 연구에 힘을 쏟고 있는 분야는 양자점, 수광 발광 소자와 양자파동 집적소자 제조기술 등이다. 이와 관련 학술지 등에 게재된 연구논문만 국외 30여편, 국내 20편 등 50여편에 달한다. 19건의 특허도 등록했다.

김박사는 『테라급 반도체의 실용화 기술개발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에 대한 국가적인 사업화와, 필요하다면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마이크로에서 나노, 더 나아가 원자·분자 수준의 소자연구에 대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나노연구에 본격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난 9월 하순께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제25회 반도체물리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양자점과 관련된 논문수가 절반에 달했다며 김박사는 나노 기능소자분야의 급격한 발전을 읽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테라비트급 메모리가 실용화되면 초고집적된 소자로 수나노초의 초고속 연산이 가능할 것입니다』

「무어의 법칙」처럼 매 18개월마다 2배로 고집적화되고 있는 반도체칩은 현재 1기가D램에 이어 곧 4기가D램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소자는 작게 만들면 만들수록 집적화의 한계가 생기는 문제점이 있다. 2006년께 개발이 기대되는 16기가D램 이상급 소자부터는 반도체가 가지는 물성적 특성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기가D램에 쓰이는 트랜지스터의 경우 보통 1만개의 전자를 이용해 연산기능을 수행하는데 비해 16, 64기가D램은 좁은 공간에서 10∼100개만의 전자 이동으로 오작동이나 아예 작동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金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단전자 트랜지스터는 이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자 한 개만을 이용, 축적과 방전에 의해 메모리의 기본단위인 1과 0의 연산동작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반도체 기판위에 아주 작은방인 양자점(量子點)을 만들고 그 방을 전자 하나가 들어가고 나오도록 함으로서 반도체 특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력소모도 극소화시켰다.

심사위원들도 『이번 연구가 기존 반도체소자의 한계성을 극복, 선진국수준의 나노소자에 대한 핵심원천 기술을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양자소자에 대한 실용화 연구 전력할 터”
그는 초절전, 초고속의 휴대형 초미니 슈퍼컴퓨터, 인식 추론이 가능한 로봇 등의 출현과 함께 통신, 자동차, 가전제품 등 산업전반에 막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양자소자에 대한 실용화연구에 전력할 계획이다. 과기부 과제인 극미세소자개발 사업으로 발광·수광 소자를 개발해 기업의 원천기술로 제공한다는 생각이다. 또 현재 KIST내 양자점기능소자 개발과제의 책임을 맡아 젊고 의욕있는 연구자들 4개그룹을 모아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5년동안의 이번 연구를 통해 단전자트랜지스터와 같은 새로운 기능소자를 또 한번 학계와 기업에 제안할 것입니다.』
그는 무한한 나노세계에 대한 또 다른「도전장」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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