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로 설계를 실리콘 칩으로 현실화시키는데에만 3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이때 사용되었던 기술인 광선투사 석판인쇄술이 드디어 소형화 실현에 다가서고 있다. 과학자들은 차세대 처리장치를 지금보다 더욱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회로의 크기는 컴퓨터의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게 취급되는 분야다. 회로의 크기는 작을수록 더욱 촘촘하게 채워 넣을 수 있으며 데이터처리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처리 시간이 빠르다는 것은 빠른 계산과 한층 더 적어진 연산장치를 의미하기 때문. 컴퓨터 칩 제조업체들은 빛을 이용하여 회로 설계를 실리콘 웨이퍼에 있는 포토레지스턴트 필름에 투사한다. 포토레지스턴트가 광선에 노출되면 불용성의 굳은 막을 형성한다. 이 실리콘 웨이퍼를 사진처럼 ‘현상’하면 인화된 회로가 남는다. 광선을 이용한 석판인쇄술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작은 회로의 폭은 대략 180나노미터. 현재의 기술로 이보다 더 작은 회로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회로를 선명하게 그려내기 위해 10에서 14나노미터의 작은 파장을 사용하는 기술인 극자외선 석판 인쇄술(UVL)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AMD와 인텔, 모토롤라, 국립 가상연구소가 컨소시엄을 이루어 극자외선 석판 인쇄술을 상당히 발전시킨 상태다. 연구팀은 유리 렌즈가 아닌 아주 매끄러운 거울을 이용하는 기술로, UVL이 50나노미터 정도로 작은 회로를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50나노미터는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의 200분의 1 정도.
이 기술이 상용화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2005년쯤 되면 이 기술을 이용, 지금보다 1천 배나 더 큰 용량을 지닌 메모리칩과 1백 배 정도 더 강력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나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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