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두 사람을 놓고 볼 때 이들이 정확히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양에 관해서는 현격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바로 최진실과 이승엽 두 사람의 차이가 생겨남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사람과 사람 간의 그와 같은 단백질 생성량의 차이는 얼마나 많은 유전자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이것에 대한 대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미주리 주 캔사스 시티 대학교의 더글러스 크로포드와 마조리 올렉시악 두 교수는 그와 같은 변이가 빈번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크로포드 교수는 물고기 3개체군의 각 물고기들 가운데 약 1천개에 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측정하였다. 그는 동일한 개체군 중의 두 마리의 물고기가 공유하는 유전자들의 최소한 18%가 이들이 생성하는 단백질의 양에서는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18%라면 대개의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었다. 크로포드 교수는 다른 연구들에 입각하여 아마도 대부분의 동물들이 유전자 발현에 있어서 이와 동일한(혹은 더 높은) 변이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유전자 발현도 유전된다. 유전자들은 촉진제라고도 하는 DNA의 조각들에 의하여 통제를 받는다. 대개 이 촉진제들은 자기들이 통제하는 유전자의 부근에 있지만 때로는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며 이와 같은 경우에 이 촉진제들은 과학자들이 세포질 유전자라고 부르는 몇 개의 수수께끼적인 구성요소들의 하나로 활동한다.
우리가 부모로부터 내려 받는 성격들은 대개 유전자와 세포질 유전자가 혼합되어 조합을 이루는 방법의 결과로 이루어진다. 아이가 부모로부터 한 유전자를 물려받고서, 아이의 세포질 유전자가 뒤섞여버리면 아이의 유전자는 부모의 단백질의 양과 같지 않은 단백질의 양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경우, 아이는 부모와 아주 다른 성격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크로포드 교수는 각개 유전자 발현에 있어서 변이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돼 왔다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유전자들이 생식 중에 뒤섞이며 여기에서 진화적 변화가 생긴다는 주장들을 해왔다. 예를 들어, 단일 세포질 유전자가 뒤섞여 짐작컨대 여기서 특정한 단백질의 양이 증가되며 백옥같이 흰 피부와 흑인 같은 새까만 피부와 같은 차이가 생겨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견들은 유전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질병에 관련된 단백질들을 토대로 질병을 더 잘 분류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유방암 조직들의 단백질 함유량을 조사하여 유방암에 여러 다른 종류가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크로포드 교수의 연구는 이와 같은 차이들이 실제로는 새로운 질병이 아니라 감염된 개체의 단백질 상의 변이를 나타내는 것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자연 유전자 구성을 이해하는 근간을 제시함으로써 자기의 연구가 유전자를 기초로 한 치료법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을 강조한다.
원저중에서
상당한 변이를 보이는 161개의 유전자에 대하여 동일한 개체군 내의 두 개체 사이의 발현 차이는 통상적으로 1.5 인자 이나, 여러 경우에 2.0 인자 또는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효소를 코드화하는 mRNA에 있어서 이와 같은 규모의 변화는 반응 속도의 면에서 효소의 키네틱 상수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보다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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