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드디어 막을 올린 최장거리 오프로드 경기(약 1483.82km), ‘네바다 1000’의 3일 째 날이었다. 필자는 <파퓰러사이언스> 대표로 과거 인디 500 선수였던 로비 그로프와 마이크 그로프 형제가 제작한 경주용 차에 동승했다. 목적은 이 차가 바자(Baja) 북쪽의 험난한 지형을 어떻게 공략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로프 형제는 전미 챔피언쉽 타이틀을 5번이나 거머쥔 것을 비롯해, 아스팔트 트랙경기에서 300회 이상 우승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그러나 그로프 형제에겐 타원형의 오벌코스(미국의 유서깊은 레이싱 코스. 인디 500에서 펼쳐진다-역자 주)가 익숙 하지만, 오프로드 레이싱에서는 초보자이다. 우리는 레이싱날 아침, 토노파-북부 베가스 (전 에리어 51 우측 지점)구간 마지막 531km 구간을 동(同) 클래스 25개 팀 가운데 17등으로 출발한 참이었다. 1.36t의 무게에 두 개의 좌석을 배치시킨 우리의 차는 네 개의 경기가 열리는 2002년 오프로드 시즌을 위해서 특별 제작된 것으로 오픈 휠과 무제한 서스펜션, 대개 방음 처리되지 않은 엔진을 장착하도록 되어 있는 경쟁부문 클래스 1 차량이다.
이 차에는 캠리 엔진에 기초한 3.2 ℓ 도요타 연료 분사 구동 엔진이 장착되었다. 7,500rpm에서 320마력을, 8,500rpm에서 40.16kg·m의 토크를 제공하는 이 엔진은 번개처럼 빠르게 사막을 내달리면서 옥탄가 114의 경주용 연료를 ℓ당 1.68km라는 엄청난 식욕으로 삼켜 버린다. 이 엔진은 오프로드 레이스의 전설 더그 포틴(Doug Fortin)의 클러치 없는 5단 수동 변속기와 짝을 이루어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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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프 형제는 이 변속기의 기어변환이 인디카와 비슷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출발 후 2일 동안은 타이어 세 개가 펑크나고 파워 스티어링이 고장나는 시련에 으깬 감자처럼 질퍽한 네바다 주의 악명 높은 진흙길과 사투를 벌였다. 3일 째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고난은 바로 바람이었다. 다른 SUV를 앞지르려고 추월을 시도했을 때, 갑자기 모래를 가득 담은 회오리가 운전석으로 불어 닥쳤다.
로비는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도로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고, 우리는 한 바퀴 반을 굴러 골짜기로 추락했다. 몇몇 경쟁자의 도움으로 잭과 바위를 이용해 한 시간 만에 차를 바로 세운 후, V6 엔진이 다시 생명을 되찾으면서 37번째로 겨우 결승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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