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이션(IMATION)은 지난 96년 3M으로부터 데이터 저장사업본부를 주축으로 이미징 관련 사업 본부가 전세계 60개국으로부터 분리 독립된 새로운 형태의 다국적기업이다. (주)이메이션 코리아를 3M에서 분리시키고 세계의 이메이션 가운데 최고로 키운 전문경영인, 이장우(李長羽ㆍ44)사장. 동네 아줌마들에게 수세미를 팔던 영업사원으로 시작한 그는 끝없는 승부수를 던진 끝에 13년 만에 하이테크 산업인 디스켓 판매업체의 사장으로 뛰어오른 세일즈맨 출신 CEO다.
신화적 세일즈맨
이사장이 3M이란 회사에 들어온 것은 단지 영문학과를 나왔고 3M이 외국인 회사라는 점. 그 당시 이름도 생소했던 직장에서 그가 처음으로 맡은 일은 인천지역에서의 수세미 판매였다. 여름철 35도가 넘는 더위에서 수세미 가방을 들고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한 그는 3개월만에 신규고객 50명에 수세미 3만장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로 인해 회사에서 인정을 받은 이사장은 서울 강남지역으로 이동하여 수세미, 포스트잇, 결혼용 리본판매 등 각종 문구제품으로 탄탄한 영업력을 키운 후 디스켓 세일즈로 자리를 옮겼다. SKC, LG, 새한 등 당시 막강한 업체들과의 대결에서도 그는 차별화전략을 통해 고품질에 기초한 고가정책에 주력, 4년 동안 계속되어온 적자행진을 종식시키고 국내 디스켓 시장 점유율을 80%대로 높이는데 성공했다.
그 후 이메이션 코리아가 한국3M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국내 현지 법인 CEO를 물색할 당시 국내 디스켓 사업부 담당 부장이던 이 사장은 인생에 한 번 정도 있을까 말까한 큰 승부수를 걸었다. 3개월간 본사의 빌 모나한 회장에게 이메일로 자신이 사장이 되어야만 함을 정연한 논리로 용기있게 피력했던 것이다. 승부수는 맞아 떨어졌다.
회장을 설득해 부장에서 무려 4직급을 건너뛰어 국내법인 사장으로 낙점 받았다. 이같은 직급파괴는 아직 전 세계 3M과 이메이션에 깨지지 않는 전설로 통할정도이고 이 이유로 이사장은‘신화적 세일즈맨’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노력하는 지력 경영인
“한번도 내가 다른 사람보다 머리가 우수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배우는게 늦다고 실망한 적이 많았습니다. 스스로 배우는 속도가 늦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려 했습니다. 결국 노력은 보상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사장의 자리에 올라왔음에도 ‘아는게 힘’이란 그의 소신 때문에 자신을 잠시도 헛되이 방치하는 법이 없다.
이사장은 국내 대다수 주요 기업에 외부 강연을 다닐 정도로 경영, 특히 마케팅 분야에 대해 전문가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그의 서재에 약 1,500여권의 관련서적이 있다는 데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더욱이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해 영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중국어, 일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7개 국어를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무난하게 구사한다. 따라서 이 정도의 어학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세계화’가 됐다고 봐도 될 듯하다.‘세계화’된 그가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강조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자율의 중요성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최고의 저장장치 업체의 리더로
IMF한파를 이겨내고 부채 0%의 기업으로 우뚝선 이메이션 코리아는 국내 대용량 백업시장의 95%, DVD, 디스켓 시장의 70%를 장악해 98년도에는 전세계 이메이션 중 매출성장률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달성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115억의 매출을 올려 꾸준한 상승세를 올리고 있다. 이사장은“승부를 거는 것이 피곤한 것이 아니라, 승부를 피하는 것이 사람을 왜소하게 만든다. 승부에 져도 상관은 없으며 실패는 언제나 성숙의 원동력이 된다.”라며 주력분야인 CD-R과 올해 7월에 선보인 초소형 고밀도 저장장치인 데이터플레이를 앞세워 저장장치 업체의 리더로서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
한수진기자<popsci@sedailly.com>
56년 포항생
82년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00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02년 경희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82년 3M 입사
94년 3M 미국본사 세일즈매니저
96년∼현 이메이션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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