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전 발명된 레이저는 강한 결맞는 단색광을 생성할 수 있는 특성으로 많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레이저의 세기가 증가하면 항상 새로운 응용분야가 창출되어 왔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바로 이 레이저의 최대 출력을 높이려 노력해왔다.
레이저 출력은 레이저 매질과 광학부품의 손상 때문에 한계에 부딪히고 있었지만 최근 초고강도 레이저기술의 개발에 따라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져 왔다.
초고강도 레이저는 지난 1985년 등장한 처프 필스증폭 기술과 피코(10-12)초나 펨토(10-15)초의 극초단 펄스기술이 결합해 만들어진 레이저 시스템. 이러한 레이저 시스템은 고출력 레이저 시스템의 크기를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몇 개의 광학 테이블 위에 수 내지 수십 테라와트의 출력을 내는 레이저를 가능케 했다. 이와 같은 레이저 시스템은 같은 출력을 내는 기존의 레이저에 비해 레이저빔의 크기가 훨씬 작아 고급광학계를 적용하면 레이저빔을 매우 작은 공간에 집속시킬 수가 있다.
집속된 레이저는 매우 강한 레이저 세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레이저장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통해 고에너지 전자나 이온의 발생, 펄스형 중생자 발생 혹은 결맞는 x-선 발생과 같은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그 하나 하나가 매우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으며 새로운 응용분야의 창출을 가져와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 하나가 초강력 레이저장 물리학(Intense field Physics)라는 새로운 물리 분야다.
신소재 개발 등 다양한 연구에 도움돼
초강력장 물리학은 지난 40여년간 레이저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탄생한 분야로 지난 90년대부터 연구되기 시작했다. 초강력장 물리학은 고출력 레이저가 만드는 강한 전자기파가 물질과 상호작용할 때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다루는 분야다. 최근에는 소형으로 극초단 고출력 레이저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초강력장 물리학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초강력장 물리학은 레이저 가속기와 레이저 핵융합연구, 신소재 개발, 의료용 신소재 개발, 천체물리환경 구현을 통한 극한상황연구 등에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남창희 교수가 결맞는 X-선 연구단을 이끌며 지난 98년부터 고차조화파 발생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된 연구과제는 고차조화파의 최대 발생차수 확장과 아토초 펄스폭을 갖는 고차조화파의 발생 등이다.
현재 연(連)X-선 영역은 방사광가속기(synchrotron)이외에는 특별한 광원(光源)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방사광가속기는 설비가 크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 일반적인 사용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들어 소형 테라와트 레이저를 사용한 X-선 레이저와 레이저발생 플라즈마 등 연 X-선 영역의 새로운 광원들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X-선 레이저는 발생시킬 수 있는 파장이 극히 한정되어 있고 레이저 플라즈마는 파편문제나 발생되는 빛의 단위 선폭당 낮은 발생효율 등의 단점이 있다.
그러나 고차조화파는 다른 광원들과 마찬가지로 소형 테라와트 레이저를 사용해 발생되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비용과 작은 설비로도 만들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고차조화파를 이용한 새로운 극자외선이나 연 X-선 광원은 펨토초 영역이나 아토초의 시간분해를 필요로 하는 생명현상의 이해나 초고속 물성연구, X-선 간섭계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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