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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침공을 꿈꾸는 벌레로봇

10년 뒤 어쩌면 잠자리 형상의 로봇들이 날개 짓을 하며 화성 주위를 맴돌지도 모른다. 조지아 공대의 롭 미켈슨과 오하이오 항공 연구소의 토니 콜로자는 NASA 고등 개념 연구소(NIAC)의 지원을 받아 곤충형 비행체(Entomopter) 제작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화성 탐사용 랜드로버가 발사한 곤충형 비행체인 엔토몹터 로봇은 수천 미터에 달하는 화성의 험준한 지형을 비행하다가 살짝 지면으로 내려와 샘플을 채취하고 다시 탐사용 랜드로버로 귀환, 연료를 재보급 받고 데이터를 업로드 할 것이다.

기존의 비행체는 시속 80킬로미터 이상의 엄청난 비행 속도에서만 체공이 겨우 가능한 반면 토양 샘플 채집 같은 과학적 조사활동에 빠른 비행 속도는 거의 쓸모없는 일이다. 그러나 엔토몹터는 곤충 비행 방식에 대한 최근의 발견에 바탕을 두고 설계돼 있다. 곤충이 날개를 퍼덕거리며 날아다니면, 날개 전연(날개 앞 가장자리 부분)에 낮은 압력의 미세한 소용돌이가 생기면서 떠오르는 힘을 얻게 된다.

물론 날개 설계는 프로젝트 과정의 절반 정도에 해당할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바로 동력. 엔지니어들이 동력원으로 개발한 것은 “왕복형 화학 근육” 즉 RCM(reciprocating chemical muscle)으로 이는 산소가 없는 화성에 맞도록 특별히 고안된 것이다. RCM은 평행 막대기 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평행 막대들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왔다 갔다 한다. ‘왕복형’이란 의미는 여기서 나왔다.



또한 RCM에는 미켈슨이 성분을 밝히지 않은 화학적 추진제와 촉매제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두 가지를 혼합하면 높은 압력의 가스가 발생하여 날개에 연결된 피스톤을 구동시킨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다. 제어시스템이 필요한데 이 제어시스템은 엔토돕터가 직립상태를 유지하거나 제대로 된 방향을 잡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미세 비행체 분야를 꾸준히 연구해 온 미켈슨과 회사의 기세는 전혀 꺾일 것 같지 않다. 미켈슨은 “제가 알기로는, 화성탐사를 위한 유일한 날개 짓 비행체(flapping wing vehicle)는 저희뿐입니다”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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