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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War In Space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은 우주, 특히 100여 개의 군사위성들을 앞세운 새로운 무기체계의 전쟁이었다. 미군의 첨단 무기체계를 살펴보자. 군사 작전 시 탈레반의 거점을 포착한 지상의 병사는 이른바 ‘플러거(plugger)’로 알려진 경량의 GPS 수신기를 하나 꺼내들어 다수의 GPS 위성군을 이용, 포착한 목표 지점의 위도와 경도를 정확히 계산해내고 위성 전화로 플로리다의 공군 기지에 그 좌표를 알린다.

신호를 받은 기지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현지 사령부에 이를 알리고 사령부는 즉시 문제 지역에 무인 ‘프레데터(Predator)’기를 급파해 실시간으로 자료화면을 위성을 통해 확보하게 된다. 그리고나서 목표 지점에 폭격 승인이 떨어지면 6㎞ 상공에서 대공 미사일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안전 비행을 하고 있던 B-52에 명령이 전달된다. B-52 조종사는 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s)을 발사하기에 앞서 목표물의 좌표를 입력하며, JDAM폭탄은 자체 GPS 수신기를 이용해 지상 목표물에 접근한 뒤 불과 수 미터 이내에서 폭발한다.

이와 같은 과정은 불과 수 분내에 이루어지게 되며 이는 기존의 전쟁수행 과정에서 며칠 씩 걸리던 것과는 비교조차 안된다. JDAM 폭탄의 가격은 대당 2만 달러. 먼지나 구름, 연기 등의 방해요인들을 극복하기 어려웠던 10만 달러의 구식 레이저 유도탄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그러나 이 최첨단 시스템이 사고를 낸적도 했다. 지난해 12월, 한 공군 관측병이 플러거를 이용해 탈레반의 목표 지점을 계산했으나 전송 전에 플러거의 배터리가 나가 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관측병은 배터리를 교환하고 곧바로 목표 지점에 접근 중이던 B-52 폭격기에 GPS 좌표를 전송했다. 그러나 관측병은 플러거가 재부팅 되면 현재의 위치를 표시한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 상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900kg이 넘는 JDAM 폭탄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미군에게 떨어졌고, 이 사고로 세 명의 미군 특공대원과 다섯 명의 아프가니스탄 동맹군이 사망했다. 인간의 실수가 없더라도 첨단의 우주군사기술 자체를 완벽하게 신뢰하기는 무리가 있다. GPS 신호는 전파 방해에 취약하며 최고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스파이 위성도 구름이 많이 낀 날은 촬영이 불가능하다. 무수히 많은 시스템 간 통신으로 인해 주파수 대역이 폭주할 때도 있으며 군사위성은 완벽한 방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을 비롯한 부시 행정부의 관리들은 앞으로 우주공간이 전장(戰場)으로 확대될 때를 대비해 ‘우주통제(space control)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사 전략가들이 우주에 보이는 관심은 단지 지상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전략가들은 우주를 새롭고 거대한 미개척 영역으로서 인식한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우주에서 고지를 점령하고 싶은 것이다. 적의 동향을 살피거나 우주에서 공격을 개시하기 위해서 만이 아니라 군사적 우위를 점한다는 측면에서 그들은 적들의 우주 통제권을 차단하고자 한다. 반면, 비평가들은 우주통제전략이 잠재적 적대세력과 테러리스트들의 보복을 불러일으키거나, 심지어 우주에서의 전면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주전략에 발맞춰 미 군사기술 전문가들은 현재 수많은 우주기반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장 시설을 찾아내는 위성, 차량과 병력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레이더, 마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처럼 교신할 수 있게 해 주는 강력한 통신 위성, 탄도 미사일을 추적하는 궤도 센서 등 우주전략계획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이 포함돼 있다. 국방성의 계획안에는 군사용 우주선과 우주기반 레이저, 실제로 어떤 크기의 폭탄도 투하할 수 있는 재돌입 우주선 등 공격용 뿐만 아니라 방어용도 포함되어 있다. 지금부터 수 년 내로 우주궤도에 올려질 가능성이 있는 군사용 장비들을 소개한다.

스파이 위성
미 첩보국과 국방성은 60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들여 향후 10년 동안 영상 위성들을 모두 교체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말하자면 대규모 위성부대를 교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기존의 광학식 영상처리 위성에 비해 보다 날카로운 탐지 능력을 가지는 위성을 확충하는 것이 그 목표다. 현재 사용중인 위성과는 달리 목표물에 대해 지속적인 영상자료를 제공하는게 특징.

현재 검토중인 기술 가운데 하나가 하이퍼스펙트럴(hyperspectral) 위성이다. 이 위성은 수백 개의 다른 적외선과 가시광선의 스펙트럼 대역을 통해 영상을 수집하는 것으로 일례로 위장막을 덮은 탱크처럼 은폐된 물체에 대해서도 엔진에서 발생한 열을 적외선 감지영상이 탐지해낼 수가 있어 매우 유용하다. 또다른 기술은 트럭이나 미사일 발사대 등과 같은 이동 중인 물체를 식별하는 우주기반 레이더망. 이 레이더망은 낮게 깔린 구름이나 폭풍, 암흑 등에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지표면으로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 위성으로 되돌아 온 목표물의 움직임을 식별한다.

미 공군 차관실의 우주전(宇宙戰) 담당관인 로버트 딕맨은 “이 레이더망으로 적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이미 이 기술은 레이더를 비행기에 탑재시켜 사용된적이 있는데, 걸프전 당시 ‘죽음의 고속도로’라 불린 이라크-쿠웨이트 간 주 도로 위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탐색하는데 사용되었다. 1994년과 2000년에는 NASA가 우주왕복선을 이용해 레이더 시스템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국방성은 조종사들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타국 영공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24시간 풀 가동의 레이더 시스템을 원했다. 이들이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24기 이상의 강력한 위성들을 지구 저궤도 위에 올려놓는 일이 절실하다.

딕맨은 “관련당국이 이 계획을 실현하는데는 대략 10년 정도가 걸리며 기술적, 재정적 측면에서도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시스템이 높은 고도에 위치하면서도 ‘은폐된’ 적의 진영을 꿰뚫어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통신 장비와 잘 연동되어 지상 및 공중의 병력에게 즉각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도 또 다른 과제다. 기존의 위성기술을 이용해 이 난제들을 해결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장비들을 구축하고 발사하는데 천문학적인 액수가 소요되기 때문에 첨단장비들을 충분하게 배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미 의회는 ‘디스커버러 II(Discoverer II)’라고 명명된 위성레이더망 계획안이 예산안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이 안을 폐기시켰다.

이에 따라 미 공군과 MIT의 링컨 연구소는 내년 11월까지 대체 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능성이 높은 계획안 중 하나는 현재 공군연구소(AFRL)가 연구중인 ‘21세기 위성기술’ 혹은 ‘테크샛 21’(TechSat 21)이다(32쪽 ‘하나의 시스템, 다수의 위성’ 기사 참조). 테크샛 21은 자동차 만한 크기와 무게의 큰 위성들 대신 ‘가상(virtual)위성시스템’을 뜻하는 것으로 135kg 정도 되는 마이크로 위성(microsatellite) 군(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각 마이크로 위성들은 바이스테틱 수신기(bistatic receiver; 수신만 가능한 수신 전용 안테나)를 가지고 있어, 자체의 송신기에서 송출되어 지상에서 되돌아 온 신호는 물론, 인접한 위성에서 송출한 신호까지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지의 해상도를 높일 수가 있다.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덩치 큰 고가의 위성 장비들이 결국 집단적으로 작동하는 태크샛 21의 마이크로 위성들로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크샛 21의 마이크로 위성은 위성중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전체 시스템을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뛰어난 기술로 꼽힌다. 게다가 위성 조합을 단순히 재 설정하는 것으로 이 시스템을 다른 목적에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연성 또한 높다는 것도 또 다른 이점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레이더 영상을 얻도록 넓게 분포된 마이크로 위성들을 몇 시간 내에 한 곳으로 모아 좁은 영역에 대한 세밀한 영상을 수집하도록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러한 첨단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연료소모를 최소화하면서 미세하게 다른 위성들의 궤도를 엄격한 패턴으로 유지하도록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는 점 등이 그것이다. 미 공군은 2005년 세 개의 동일한 마이크로 위성을 발사해 테크샛 21이 정확한 대열로 비행할 수 있는지 시험할 계획이다.

GPS
현재의 위성은 군사적인 용도는 물론이고 곡물의 성장을 모니터링 하는 것에서부터 자동차에 디지털 GPS 지도를 생성하는 것까지 일괄적으로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GPS Ⅲ’라고 알려진 차세대 위치추적 GPS 위성은 민간용과 군사용 전파를 구분하기 때문에 군사용 전파를 방해하려는 적들의 시도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기존의 위성과는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능의 필요성은 2년 전 미 공군 연구소의 엔지니어들이 인터넷에서 한 설명서를 다운로드 받으면서 더욱 부각되었다. 이 설명서는 7,500달러 짜리 가정용 장비로 GPS 신호를 엄청난 전자 잡음의 홍수 속으로 빠뜨려 간단하게 지워버리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술은 적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노력만으로 스마트 폭탄의 공격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GPS Ⅲ다. GPS Ⅲ는 ‘스팟 빔’(spot beams)이라는 보다 강력하고 집약적인 신호를 전송하는데 이 신호는 이론상 고가의 매우 정교한 장비를 이용해야 전파를 방해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의 실용화까지는 10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GPS Ⅲ 위성은 시간 계산능력도 향상되었다. 이에 따라 더 정밀하게 계산된 순간 정보를 위성에서 지상의 수신기로 송출해 신호가 이동한 거리를 보다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GPS Ⅲ는 최소 3개 위성에서 측정된 신호의 값을 취합해 이를 토대로 위치를 삼각 측정한다. 위성으로 조종되는 무기들은 이와 같이 보다 정밀한 GPS 위치 데이터를 이용해 현재 6m 가까이 되는 오차를 1미터 이내로 줄여, 목표물을 보다 정확하게 찾아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늘어나는 대역폭
현재 궤도상에서 작동중인 약 700여 개의 위성 중 절반은 미국 소유. 이 중 110개가 항행 및 통신, 기상 예보, 영상 처리, 감시 및 미사일 조기 경보 등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각각 다른 군 부서들과 정보기관들이 제각기 이 위성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상 기지와 위성 사이에 정보를 보낸다는 점에서 이 시스템을 ‘연통(stovepipes)’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광대역의 네트워크를 통과하면 데이터가 흩어지는 등 성능에 문제가 있다.

레이시언사에서 보안분야 담당을 맡고 있는 휴고 포자 수석 부사장은 “현재의 네트워크는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서로간에 개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하는데 적합하지 못하다”며 “9·11테러사태도 정보공유를 하지 않은 네트워크 문제의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펜타곤은 ‘변형통신시스템’이라는 거대한 네트워크 망을 통해 이러한 결점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모든 군사정보를 관리, 배포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거대한 네트워크. 이러한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무인 정찰기가 이동중인 알 카에다의 병력을 포착해 이 사진을 지상에 전달, 특수부대가 정확한 시간에 이동중인 알 카에다 병력을 기습할 수 있게 된다.

이 새로운 통신시스템에서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점 중 하나는 멀리 떨어진 미개발 지역에서 발생한 신규분쟁을 포착하는데 문제가 됐던 주파수 대역 부족현상이다.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통신 인프라 자체가 미비한 지역에서는 무인 프레데터나 글로벌 호크 전투기로부터 상세한 영상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쉽게 군사 네트워크상에 쉽게 과부하를 일으켰던 것이 현실이었다. 따라서 미국은 오는 2004년 추가적인 대역폭이 필요한 곳에 다중 통신 빔과 함께 ‘활성화된’ 안테나를 가지고 있는 ‘광대역 간극 보정위성(Wideband Gapfiller Satellites)’을 최초로 배치할 계획이다.

각각의 위성들은 현재의 광대역 통신 위성에 비해 넓은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다. 국방성은 2005년 초까지 대역폭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의 무선 송출 기술을 대신해 위성에 첨단 레이저 광선 광학 시스템을 적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 국방성은 순간반응 레이저 통신에 내년에만 2억 달러의 예산안을 배정했는데, 이 레이저 통신은 위성 간 즉각적인 중계를 통해 극심한 통신 과부하를 처리하는 동시에 정보를 보다 빠르게 전세계에 전달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전투 현장에서 제한된 장비만을 지닐 수 있는 병사들을 위해 음성이나 저속 데이터 통신 등에 사용되는 새로운 협대역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한편, 2008년 발사 예정인 ‘다중위성 이동 사용자 목적지향 시스템’(MUOS)은 휴대용 터미널을 통해 휴대전화의 형태로 음성 및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새롭게 바뀐 위성의 개념
현재의 위성들은 크고 복잡해서 발사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궤도 진입 후에는 유지보수가 쉽지 않으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군수업체에서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위성의 개발이 필수가 되고 있다. 이들 군수업체의 엔지니어들은 위성궤도상에서 점검 및 연료 공급, 수리뿐 아니라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재 프로그래밍 가능한 ‘플러그 앤 플레이’ 기능을 가진 위성을 설계하기로 했다.

첫 단계로 수년 내에 국방연구 프로젝트 관리국(DARPA)과 NASA, 보잉, 볼 에어로스페이스 앤 테크놀러지스사는 공동으로 수리 가능한 시제품 위성인 ‘넥스트샛’(NextSat)을 제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006년까지 이 합동 연구팀은 ‘ASTRO’(Autonomous Space Transport Robotic Operations)라고 하는 소형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 소형위성은 지구궤도상의 넥스트샛과 랑데부한 후 두 개의 위성이 도킹(오른쪽 그림참조)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게 된다.

이 시연이 성공적이라면 다음에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실물 크기의 위성 선단을 전면 개발하게 된다. NASA는 또한 DART(자동화 랑데부 기술)라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시험에 사용될 위성은 오비털 사이언스사에서 개발 중이다. 이 위성은 비디오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일반 통신위성에 접근을 시도할 때 15m 정도의 거리에서 정지해 일련의 충돌 방지 기능이 작동되면서 다른 궤도로 진입한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기술에는 위험한 측면도 있다. 위성을 점검하거나 연료 보급, 재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위성이라면 반대로 위성을 제거하거나 폭파 또는 프로그램 제거 등의 작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적군의 마이크로 위성은 감지하기 어려운 데다가 겉보기에는 위험할 것 같지 않은 대형위성 안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홍콩의 한 신문은 중국이 이미 적 위성에 부착해서 필요할 때 폭파가 가능한 ‘기생(parasitic)’ 위성의 지상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보도내용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우주전쟁 준비
국방성이 가장 탐내는 품목 중의 하나는 재사용가능하며 발사가 간단한 무인 우주선일 것이다. 이러한 우주선은 위성탑재를 비롯, 위성에 연료를 공급하거나 위성을 새로운 궤도로 이동시키며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를 교체하는 등의 일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감시 또는 통신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그 자체가 일시적인 위성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북미 우주방위사령관이자 미 우주사령관인 에드 에버하트 장군은 “적을 공격하는 데에도 무인 우주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선이라는 개념이 사용된 지도 벌써 40여 년이 지났다. 화물이나 승객을 싣고 우주왕복선처럼 우주 공간을 여행하거나 몇 시간 내에 전 세계의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폭격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초음속 제트 비행기를 설계하기 위한 국가우주항공기(NAP) 프로그램은 1994년 중단됐으나 엔지니어들은 이 비행기가 그 자체 힘만으로는 결코 궤도 속도에 도달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최근엔 NASA가 부스터 로켓을 사용하지 않고 1단으로 지상에서 우주궤도에 도달한다는 X-33 계획을 포기했다. 이는 우주왕복선을 대체해 보려는 시도였으나 기술적으로는 더 이상의 진전이 없었다. 현재 NASA는 기존 왕복선을 대체해 재사용은 가능하지만 유지비용이 훨씬 저렴한 2단계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해 48억 달러에 달하는 우주발사계획(Space Launch Initiative)에 착수했다.

이 계획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미 국방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성은 이 우주선을 10여년 후 첫 선을 보일 것으로 보이며, 2014년까지 운용가능한 무인 비행선을 보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주 작업차(SOV, Space Operation Vehicle)로 알려진 이 우주선은 다양한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화물 수송선으로 개발될 전망이며, 우주왕복선 정도의 크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성에서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SOV나 로켓 또는 고도비행을 하는 비행기를 통해 발사될 수 있는 우주 작전 차량(SMV,Space Maneuver Vehicle)이라는 보다 작은 소형의 무인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

SMV는 자동으로 활주로에 착륙하기 전 약 1년 정도 궤도에 머무를 수도 있다. 보잉사에서는 이미 축약모델을 개발해 헬리콥터에서 떨어뜨려 착륙 성능을 시연한 바 있다. SMV가 운반할 수 있는 탑재체 중에는 다목적 우주 비행체 ‘CAV’(Common Aero Vehicle)라는 것이 있으며, 이는 우주로부터 무기를 운반하는 재진입 비행체이다.(왼쪽 그림)

미사일 방어망(MD)
MD는 국방성 예산 중 단일 연구개발 항목으로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탄도 미사일을 격추시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003년 70억 달러 이상의 예산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이 예산을 집행하기 전 국방성은 현재의 DSP(방어지원 프로그램) 위성들 보다 뛰어난 성능의 적외선 위성을 개발해야 한다. 기존의 DSP 위성들은 미국으로 향하는 미사일 발사 여부를 알려주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미사일을 차단한다는 목적에는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사일을 차단하려면 탄도 미사일과 탐지 방해용 미사일을 구분해야 하며, 하나의 부스터에서 분리된 여러 개의 물체를 추적하고 저격용 비행체에 궤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DSP 위성으로는 불가능하다. 국방성에서는 SBIRS(우주기반 적외선시스템) High와 SBIRS Low로 알려진 두 가지 대체 기술을 개발 중이다. 고 타원궤도 위성인 SBIRS High는 조기경보 DSP 위성들을 대체하며 발사된 미사일이 정확히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영상자료를 제공한다. 저 궤도 위성들은 개별 탄두의 정확한 궤도를 추적할 수 있는 정밀한 화면을 제시한다.

SBIRS High 위성은 수 년 이내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22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 때문에 현실화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방성 차관보인 에드워드 앨드리지는 지난 5월 기자 회견을 통해 “우리는 비용을 포함한 계획을 전면 재수정하고 주 계약 업체인 록히드마틴사와 노드롭 그루먼사에 향후 6개월 이내에 별 다른 진전이 없다면 주저하지 않고 계획을 취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SBIRS Low 프로그램 역시 재구성되었으며 빨라도 2006년까지는 위성이 발사되기 힘들어 보인다. 국방성은 향후 적국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두 종류의 무기를 연구 중이다.

이 중 하나는 미사일과 충돌해서 파괴하는 ‘파괴 비행체’가 포함되는 역학 에너지 무기이며 다른 하나는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우주기반 레이저 등과 같은 유도 에너지 무기이다. 이러한 연구 활동으로 인해 미국은 반감을 사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워싱턴의 군사정책 연구기관 내 국방정보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다니엘 스미스는 “우주 공간에 무기를 설치한다면 결국 다른 나라들도 똑같은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국방성은 이미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공군은 2001년 1월 콜로라도주의 슈리버 공군기지에서 우주 공간에서의 워(war) 게임을 최초로 실시했다. 2017년으로 가상 설정된 이 워게임에서는 적색으로 표시되는 우주전쟁 수행능력 준(準)보유국과, 갈색으로 표시되는 소규모 주변국가간의 가상 전쟁이었다. 갈색 국가를 위해 전쟁을 수행하는, 파란색으로 표시된 초강대국은 우주선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 위성 공격용 레이저, 마이크로 위성, 지상기반 레이저, 첨단 관측 및 통신위성을 갖추고 우주 전쟁을 수행한다. 국방성 장교들은 예상대로 미국이 미래에 적색 국가들을 막아내기 위해 우주무기 체계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슈리버에 있는 우주전(戰) 센터의 워게임 및 시뮬레이션 부문 담당 의장인 존 와그너 소령은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오는 2003년 2월로 계획된 워게임에서는 15∼18년후에 나올 수 있는 무기들이 등장하게 될 예정이다. 이러한 무기들은 우주기반 레이더와 미사일 격추 무기, 재사용 가능한 발사 시스템 등 보다 발전된 전쟁장비들이다. 1주일이 소요되는 이 워게임의 목표 중 하나는 이러한 모든 무장 장비들이 전투 계획에 맞춰 우주시스템에 통합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와그너 소령은 “냉전시대의 병력은 이제 보다 경량화 되고 빠르며 보다 치명적인 파괴력을 갖춘 무기로 진화하고 있다”며 “우주는 이러한 모든 것들이 가능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주의 무기화는 시기 상조”
지금까지 미 군사용 우주 위성들은 정보를 수집하고 중계하는 용도로만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우주를 ‘무기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부시는 취임전인 지난 2001년 1월, 현 국방장관인 럼스펠드가 의장직을 맡고 있던 한 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부시는 미국이 지구상 어떤 국가보다 우주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 우주에서의 적대 행위나 혹은 우주로부터 발생될 수 있는 어떠한 공격도 차단하고 방어하기 위한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고 공표했다. 그는 이 위원회에서 “미국이 자국의 위성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진주만 공습과 같은 일이 우주에서도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부시의 발언에 대해 “새로운 형태의 군비경쟁에 휘말리게 하는 도발 전략”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본지는 부시의 전략에 회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워싱턴 소재 진보적 연구단체인 카토 연구소의 찰스 페냐 수석 방위 정책 분석가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찰스 페냐(CP) 우주 공간에 있는 우리의 위성이 취약하다는 위원회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함께 고려해야 할 사항은 어느 누구도 이 취약성을 악용할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 진주만 공습의 경우는 일본군이 전함을 공격할 비행기들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 러시아나 중국은 위성을 이용해 공격할 무기를 제작할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20∼30년 내에는 불가능하다. 그때가 되면 사용하지도 못하게 될 무기에 예산을 낭비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파퓰러 사이언스(PS) 현재는 이렇다할 위험요소가 없더라도 자국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무기들을 개발하는 것은 어떤 부작용이 있는가?

CP 다른 국가들에게 지금껏 생각지도 않았던 불필요한 동기, 즉 미국의 우주 자산들을 겨냥해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동기를 제공하는 일은 우리가 결코 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다른 국가에 비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이다.
PS 미국이 우주를 무기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CP 역사에서 어떤 시사점을 찾는다면, 사실 우주를 무기화 한다는 것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이 꼭 그런 시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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