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그룹이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쏟아붓는 가운데 현대차(005380)그룹도 ‘통 큰 투자’를 검토하며 지원에 나선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방산 특사단은 다음 주 캐나다를 방문해 잠수함 수주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절충 교역을 위한 투자 및 협력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은 수주에 청신호가 켜진 2조 8000억 원 규모의 다연장로켓 천무의 수출을 위해 노르웨이도 방문한다.
23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강 실장을 중심으로 한 정부 특사단에 사장급 이상 고위 인사가 참여해 현지에 자동차 공장 건설 등을 원하는 캐나다 정부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장재훈 그룹 담당 부회장이 동행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 시 현지에 수소차 공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잠수함 사업 주축인 한화가 현대차의 수소차 프로젝트 투자비의 일정 부분을 분담할 계획이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차세대 잠수함 도입(CPSP)은 사업비가 최대 60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3000톤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건조하는 것이 핵심인데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도 포함돼 있다. 한화오션(042660)과 HD현대(267250)중공업이 ‘원팀’을 이뤄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와 최종 경쟁 중이다. 한국이 CPSP 사업을 따내면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가 된다. 캐나다는 3월 최종 제안을 받은 후 상반기 중 우선협상자를 선정한다.
캐나다는 잠수함 사업을 추진하며 산업 육성 패키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산업기술혜택(ITB), 고용 창출, 캐나다 방산 공급망 통합 등이 입찰 점수의 15%를 차지한다. 캐나다 정부는 현대차그룹을 지목해 현지 생산시설 투자를 요구했다. 이에 강 실장이 이끄는 방산 특사단에 한화와 HD현대뿐 아니라 현대차그룹과 대한항공(003490) 관계자도 참여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항공기 제조사인 봄바디어와 협력 강화를 논의한다.
한화그룹은 이미 전사적인 역량을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쏟아붓고 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계열사 사장단과 이번 특사단에 동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최근 캐나다 에너지 개발사인 퍼뮤즈에너지와 캐나다 뉴펀들랜드·래브라도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캐나다 해상풍력 개발 사업 참여를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잠수함 사업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와 인프라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구상을 제시하기 위한 포석이다.
앞서 이달 22일 빅터 피델리 캐나다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았다. 그는 선박 건조 현장을 둘러본 후 지난해 10월 진수한 3000톤급 잠수함인 장영실함에 승선해 한화오션의 기술 및 건조 역량을 직접 확인했다.
방산 특사단은 캐나다에 이어 노르웨이를 찾는다. 노르웨이는 19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 규모의 다연장로켓 조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천무’가 낙점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엔드레 룬데 노르웨이 국방물자청 특별고문은 “(관련 법안이) 27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의회에서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정부는 의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된 후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일과 프랑스 합작사인 ‘KNDS’와 최종 경합을 벌이고 있다. 노르웨이는 당초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납기 등의 문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NDS로 눈을 돌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의 폴란드 수출 실적과 검증된 납기 능력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다만 최근 방산 시장에서 거세지고 있는 유럽 우선주의가 막판 변수로 부상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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