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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아틀라스로 만족하세요?

유민환 산업부 차장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단연 화제의 중심은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였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 속에서 아틀라스는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여줬다. 360도 꺾이는 관절로 스스로 일어나 사람처럼 걷고 부품을 옮기고 백텀블링 후 균형까지 잡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일상에서 휴머노이드를 만나는 일이 머지않게 느껴졌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로봇 회사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신고했다. 아틀라스 공개 이후 현대차그룹 주가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데 대중이 그 성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불안하다. 앞서던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조바심, 특히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 주요 제조업에서 중국에 따라잡힌 기억이 엄습한다. 중국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로봇 개발에 가속도가 붙기 딱 좋다.

더욱이 아틀라스가 독보적으로 앞섰을 뿐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G1·A2·완다 등 잘 알려진 휴머노이드가 많은 반면 한국의 휴머노이드는 아틀라스 외에 떠오르는 게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아틀라스가 한국의 것인지도 애매하다. 제조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이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엄연히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성장한 미국 회사다.

한국이 로봇 시장에서 앞서고 있다는 것은 아틀라스가 주는 착시다. 중요한 것은 특출난 회사 하나가 아니고 폭넓은 산업 기반이다. 해외 거점도 중요하지만 국내 생태계가 갖춰져야 산업이 발전한다. 만약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한국에 있었다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인력 부족은 물론 다양한 규제에 막혀 국회나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며 읍소하기 바쁘지 않았을까 싶다.



아직 우리나라 로봇 기업들은 주52시간 근무, 데이터 수집과 실증 공간 제약, 복잡한 안전 인증 등으로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보다 훨씬 엄격해 산업 발달을 저해한다는 평가다. 서둘러 규제 샌드박스의 범위를 넓히고 미국 등과 같은 ‘선(先)허용, 후(後)규제’ 방식을 택해야 미래 먹거리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지금 아틀라스로 만족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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