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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IPO 연기 수순…자회사 회계 위반 발목 잡나 [시그널]

거래소 규정상 예심 통과 쉽지않아

FI 다수 IPO 무산 염려해 추진 반대

지난해말 CPS 전환권도 행사 안해

"Q-IPO 시한 연장이 유력한 대안"

SK에코플랜트 CI. 사진 제공=SK에코플랜트




상반기 상장을 노려온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말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커졌다. SK에코플랜트는 과거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투자자들과 올해 7월까지 증시에 오르겠다는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기한 내 상장하려면 이달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해야 하는데 다수 재무적투자자(FI)의 반대로 예심 청구를 강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내 상장이 무산되면 SK에코플랜트에 반도체 자회사를 흡수합병시키며 IPO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온 SK그룹의 리밸런싱(구조조정)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다수 FI와의 이견으로 이날까지 거래소와 상장 예심 사전 협의에 들어서지 못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은 신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예심 청구 이전에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한다. 사전 협의는 예심 청구 최소 1주일 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인데 공모가격·수량 등 공모 구조가 상장 주관사단에 전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달 내 예심 청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코스피 신규 상장은 예심 청구·승인→증권신고서 제출→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일반청약을 거치고 이 과정에는 통상 6개월가량이 걸린다.





다수 FI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IPO 강행을 반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2~2023년 연결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해외 자회사의 매출을 과대 계상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54억 1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코스피 상장 예심 가이드라인은 최근 3개 사업 연도 감사보고서 회계 감리 결과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의 상장을 거래소가 거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 규정에 따라 예심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최종 미승인 판정이 나면 한동안 예심을 재청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FI의 투자금 회수 일정도 무기한으로 밀리게 된다.

이런 이유로 FI들은 통상 IPO에 앞서 진행되는 보통주 전환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 FI는 크게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한 투자자와 전환우선주(CPS)를 매입한 투자자로 나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CPS 투자자에게 전환가를 대폭 낮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낮은 가격으로 보통주를 취득하면 손익분기점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어 IPO 과정에서 공모가가 낮게 형성되더라도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복수의 FI는 IPO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염려해 보통주 전환에 응하지 않았다.

SK그룹은 SK에코플랜트에 반도체 자회사 4곳을 흡수합병시키며 IPO 밑그림을 그려왔으나 FI의 동의 없이 상장 추진을 강행하는 사례는 드물다. IB 업계 관계자는 “예심 청구 전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계약 조항이 없더라도 투자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적격 상장(Q-IPO) 시한을 늘리는 것이 유력한 대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관사와 투자자들과 지속 협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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