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인 열압착(TC) 본더 공급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 지위를 구축한 한미반도체를 두고 업계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 국면에서 SK하이닉스(000660)의 TC 본더 발주가 재개되며 독보적인 기술력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고객사 조달 전략 변화와 경쟁 구도 확산을 감안하면 주가가 이미 고평가됐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최근 한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84% 상향 조정했다. 현재 주가 17만 2200원 기준으로도 추가 상승 여력이 40%가량 남아 있는 셈이다.
목표주가 상향의 핵심 배경은 실적 개선에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올해 한미반도체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010억 원과 4015억 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추정치 대비 각각 24.4%와 35.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OPM) 역시 지난해 46.2%에서 올해 50.1%로 3.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TC 본더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3%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한미반도체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국내 후공정 라인 세팅과 해외 고객사의 HBM 생산능력(CAPA) 확충 등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TC 본더 발주가 재개·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과 이익 레버리지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미반도체의 독주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공존한다.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가격 협상력 강화를 위해 수주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복수 공급 체제가 본격화할 경우 회사 전체 매출에서 TC 본더 비중이 약 70%에 이르는 한미반도체의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이달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두 곳 모두에 HBM용 TC 본더를 발주했다. 한미반도체의 계약 금액은 96억 5000만 원이며 한화세미텍 역시 구체적인 계약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사한 규모로 알려졌다.
한미반도체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혀온 고객사 추가 확보 기대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이달 보고서를 통해 한미반도체의 투자 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투자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005930) TC 본더 수주 가능성과 HBM 설비 투자 확대 기대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점을 하향 근거로 제시했다. JP모건은 TC 본더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률이 일반 메모리 가격 상승률을 하회할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올해 이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웨이퍼 1만 장당 HBM용 TC 본더 투입 대수가 기존 20대 이상에서 최근 10대 후반으로 줄어든 점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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