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가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까지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전 세계적인 교역 둔화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지만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AI 투자가 집중되며 투자심리가 반전할 것이라는 평가다.
21일 한국경제인협회가 공개한 OECD BIAC 소속 회원국 경제단체들의 2026년 상반기 전망을 담은 ‘2025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경제계의 과반수(59.6%)는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 전망을 ‘경기 침체 지속’으로 답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절반(49.5%)을 차지했던 ‘급격한 위축’ 응답은 대폭 감소한 0.6%에 그쳐 가파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잦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다수의 응답이 여전히 ‘보통’(57.3%)으로 나타나며 신중한 전망을 유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무역‧통상 및 지정학적 충격이 단기 리스크를 넘어 중장기적 비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발생한 미국의 관세 조치 등 통상 충격이 산업별‧국가별 협상에 따라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지정학 리스크로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 역시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의 증산 등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IAC은 “기업들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비용 구조에 적응하며 대응력을 확보중”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투자 감소’(74.9%)를 우려했던 OECD 경제계의 시각은 올해 상반기 ‘투자 증가’(78.1%)로 돌아서며 투자심리가 극적으로 반전되었다. 특히 AI‧클라우드‧소프트웨어 분야는 대다수(94.2%)가 투자 ‘증가’를 예상해 전략 분야로 투자 집중이 예상된다.
투자심리는 반전했지만 경영환경에 대한 불안은 지속됐다. 회원국 경제계 과반수(51.6%)가 올해 인플레 상승을 예상해 비용 압력이 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됐다.
기업 활동의 제약요인(복수응답)으로는 ‘지정학 리스크’(85%)에 이어 ‘높은 에너지 가격 및 공급 불안’(81.6%), ‘노동시장 경색‧미스매치’(78.5%), ‘무역·투자장벽’(74.4%) 등이 꼽혔다. 에너지 수급과 노동시장 관련 응답은 직전 조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규제 부담’ 역시 응답자의 34.5%가 제약요인으로 지목해 대외 여건 외에 국내 제도 환경 개선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BIAC은 이번 조사에 대해 “대외 통상‧금융 여건 제약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각국의 구조개혁 노력과 함께 무역·투자 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과 글로벌 규제 조율을 위한 OECD의 적극적 역할 수행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기업투자, 특히 혁신분야에서의 투자전망이 뚜렷하게 반등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혁신 분야 투자 수요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과감한 규제 개선과 노동시장 수요에 맞는 인력 확충,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가 관건”이라며 ”한국이 국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민관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BIAC에는 한국경제인협회를 포함 총 38개국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OECD 회원국 GDP의 93.5%를 차지하는 29개국 경제단체가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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