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포항1공장의 철근·특수강 봉강 생산라인에서 철근 한 제품만 생산하기로 했다. 단일 생산으로 가동률을 유연하게 조정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속도감 있는 의사 결정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19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포항1공장의 3개 라인 중 철근·특수강 봉강 생산라인을 철근 전용 설비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라인에서 제외된 포항1공장의 특수강 봉강 사업은 당진제철소로 이관된다.
포항1공장은 철근·특수강 봉강 라인 1개와 형강 라인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철근·특수강 봉강 생산라인은 연 80만 톤(철근 55만 톤, 봉강 25만 톤), 형강은 10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월간 생산일정에 따라 두 제품을 번갈아가며 생산해왔다.
현대제철은 철근 전용 설비로 바꾼 것에 대해 생산품목을 분리하면서 전문적인 철강재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두 제품을 한 개 라인에서 함께 생산하는 것은 가동률 조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비 폐쇄 등도 유연하게 진행하기 어렵다. 반면 생산라인을 일원화할 경우 추후 설비 규모 축소 작업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보다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조처가 철강 업계의 철근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근 공장은 현재 50%대 가동률을 유지하며 공급을 조절하고 있는데 2개의 품목을 같이 생산하면 가동률 조정이 쉽지 않다”며 “설비 일원화는 단기적으로 공급을 효율적으로 조절하고 장기적으로는 보다 유연한 설비 폐쇄 등의 결단이 가능해지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는 기업의 자발적 설비 조정 노력이 한계에 부딪힌 철근을 설비 규모 중점 대상으로 선정했다. 최근 공격적으로 구조조정 절차를 시작한 석유화학 업계의 나프타분해설비(NCC)처럼 철근의 공급량도 줄여나가겠다는 취지다.
앞서 13일 열린 철강 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철강산업 구조 전환을 위한 방향과 제도적 기반이 갖춰진 만큼 중점 조정 대상인 철근의 설비규모 조정 계획을 구체화하는 등 핵심 정책과제의 이행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철근 설비 구조조정의 본격화를 시사했다.
포항 지역의 특수강 봉강 유통 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유통사들은 현대제철이 특수강 봉강 사업을 당진으로 이관하면 물량을 받지 못해 사업 자체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통 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특수강 봉강의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는데 이는 후방 산업의 공급망 붕괴를 가져올 수 있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하는 특수강 봉강 물량을 포항 유통업체에게 분배하는 상생 협력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기존 재고를 판매하는 식으로 대응한 후 중장기적으로는 당진 특수강 봉강을 통한 공급을 추진할 것”이라며 “운임비 등에 대한 부담으로 공급사 전환을 원할 경우 이 역시 충분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철근 시장은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이 겹치면서 생산할수록 손실이 쌓이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19일 기준 유통향 철근(범용제품인 SD400·10㎜) 가격은 톤당 72만 원이다. 지난해 12월 65만 원보다는 올랐지만 손익분기점인 70만 원 중반대를 밑돌고 있다. 올해 철근 수요는 지난해 674만 톤에서 100만 톤가량 늘어난 760만 톤으로 추정된다. 다만 여전히 국내 철근 생산 설비 1300톤의 60% 수준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doo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