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공포가 현실을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층이 떠나고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탓이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5년 내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구감소·지방소멸 현황 및 과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수도권과 광역시 등을 제외한 비수도권 기초지방자치단체 120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지자체 77.0%는 현재 소멸 위험 수준을 ‘높다’고 진단했다. 권역별 위기감은 강원권이 85.7%로 가장 높았다. 경상권 85.3% 전라권 78.6% 충청권 58.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방 행정 최일선에서 체감하는 위기 수위가 통계적 수치를 넘어선 셈이다.
원인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귀결된다. 응답 지자체 44.2%는 위기 발생의 주원인으로 ‘산업·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주택·주거환경’ 21.4% ‘의료·보건·돌봄’ 17.5% 등 정주 여건 미비보다 일자리 문제가 두 배 이상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지역 인프라 평가 역시 일자리 부문이 5점 만점에 2.1점으로 꼴찌였다. 교육·대학 2.2점, 문화·여가 2.45점, 의료·보건·돌봄 2.54점 등 다른 항목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았다. 기업 유치가 지방 소멸을 막을 핵심 열쇠라는 점을 시사한다.
각 지자체마다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지자체 97.0%가 관련 정책을 추진 중임에도 성과가 ‘효과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38.1%에 그쳤다. 절반이 넘는 54.6%는 성과를 ‘보통’ 수준으로 자평했다. 미래 전망은 더욱 어둡다. 지자체 64.0%는 5년 후 소멸 위험이 현재보다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 반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기업 유치’ 37.5%가 첫손에 꼽혔다. ‘주택 보급·거주환경 개선’ 19.5% ‘생활인구 유입 활성화’ 12.5% 등은 후순위로 밀렸다.
한경협은 3자 연합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경협은 은퇴를 앞둔 수도권 베이비부머의 지역 취업과 귀촌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는데 지자체 55.0%는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인구 유입과 지역 소비 확대를 기대할 만하다는 이유에서다. 모델 안착을 위해선 ‘귀촌 연계형 일자리 매칭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25.0%로 가장 많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산업·일자리 격차 확대가 지방소멸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일자리 확충과 주거·의료 등 종합적 정주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gap@sedaily.com








